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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노희영 |2006.09.23 17:36
조회 37 |추천 3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어느 데이트..

여자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와보니

남자는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

 

 "비오니까 되게 좋다.  그치?"

 

약간 난데없는 여자의 애교에 남자는 일단 입만 좀 웃어보입니다.
이어지는 여자의 말.

 

 "지금..  무슨 생각해?"

 

남자의 대답.

 

 "별생각 안해.

  그냥.. 양말 빨거 많은데 비와서 못하겠다.. 뭐 그런 생각..?"

 

그 싱거운 대답에 여자는 못믿겠다는 얼굴로 몸을 세워 앉더니,

 

 "난 또.. 무지 심각한 얼굴이길래 옛사랑 생각하나 했지...
  근데 오빠가 양말빨래 얘기하니까 진짜 웃긴다.
  오빠 집에 있던 세탁기 장식품인줄 알았더니...

  그래도 가끔 쓰긴하나 보네?"

 

그런데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의 표정이 어쩐지많이 쓸쓸해 보입니다.
그 모습에 기분이 이상해진 여자.
내 남자가 내가 모르는 이유로 비오는 날 저토록 쓸쓸해 한다..
왜일까?  무슨 일일까? 궁금해진 여자.

분위기를 깨고 싶진 않았지만...
혼자서 쓸데없이 고민하고 싶지도 않아서
여자는 조심스럽게 물어보기로 합니다.

 

 "이거는 그냥.. 진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오늘 무슨일 있었어?
  아니면, 비에 대해서 안 좋은 추억이라도 있어?"

 

여자의 질문에 남자는 기분좋은 이야기도 아니라며

내내 머뭇거리다가 한참만에 과거의 기억 한 토막을 털어놓습니다.
고등학교시절..

 

아주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비오는 날 교통사고가 났었다고..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은 마음이 쓸쓸하다고..
설명을 하던 남자가 문득 좀 어색해졌는지 변명하듯
서둘러 얘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비가 오면 난 좀 그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로 떠나버릴거 같기도 하고..
  너도 어디로 갈거 같고.. 
  니가 떠나면 난 또 누굴 만나서 어떻게 살아야 되나.. 
  내가 이런 얘기하니까 좀 웃기지?"

 

그 말에 여자는 아니라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도리도리 고개를 저어보이더니,
남자의 손을 꼭 찾아쥐며 말합니다.

 

 "아니야..  하나도 안 웃겨.
  그리고, 나...  아무데도 안 갈거야.
  비가 아무리 와도 절대로 나 안 떠날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순간 서로 맘이 짠해졌던 두 사람.
그런데 남자친구의 손을 조물조물하던 여자가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손동작을 딱! 멈추더니 말합니다.

 

 "잠깐만! 근데, 오빠 아까 뭐라 그랬어?
  내가 떠나면 누굴 또 만날거라구?
  아냐아냐, 분명히 그랬었어.
  내가 떠나면 누굴 또 만나서 어떻게 사냐구.
  오빠 그런 생각하고 살어?
  나랑 헤어지면 다른사람 만날거라구?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까 분명히 그래놓구!"

 


더 값진 것을 가진 사람일수록 이걸 잃어버리면 어쩌나..
두려움도 큰 법!
그런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이들은 모두 참.. 겁이 많습니다.
비 오는 날..  괜히 눈물나는 날..

 

사랑을 말하다.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사랑을 말하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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