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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희의 손수 꾸민 유럽식 농가

서울전문학교 |2006.10.02 16:18
조회 323 |추천 2
정덕희의 손수 꾸민 유럽식 농가

‘행복 전도사’로 불리는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정덕희는 본인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 아니다. 그녀만을 위한 게 아니라 ‘여자’들을 위해 직접 만든 쉼터다. 6년간 하나하나 손수 정성 들여 가꾼 이 농가는 지금은 그녀와 가족, 친구들의 휴식처로 활용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힘들면 와서 쉬면서 사랑을 충전하고 가는 여성들의 안식처로 만들 예정이다. 그래선지 이 집도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의 모습을 닮았다.




◆ 6년간 공들인 집, 하지만 아직 진행 중

그녀와 만나 함께 보낸 몇 시간 동안 그녀에게서 ‘감사하다’는 말을 수백 번은 족히 들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모진 역경에 감사, 밖에 있는 보기 좋은 풍경에 감사, 내 집에 오는 모든 손님들에게 감사, 잘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 그녀가 감사할 일은 끝이 없어 보였다. 배산임수의 명당자리인 이곳을 만나게 된 것 역시 그녀에게는 크게 감사할 일. “원래는 낡은 농가였어요. 그래서 농가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아기자기하게 바꾸어 보자 해서 공사를 시작했어요. 동네 사람들이 저 집은 언제 공사가 끝나나 물을 정도로 오랜 동안 공을 들였어요. 인테리어하는 친구가 고쳤는데 일일이 수작업으로 한 거라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 단순히 리모델링한 시간만 1년. 나무로 지은 집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한두 군데 고장이 나더란다. 지붕이 썩어 다시 앉히고, 침실 패널에 곰팡이가 피어 면봉으로 일일이 닦아 청소하고, 현관 아치가 무너져 다시 세우고…. 고장 나고, 수리하는 과정이 짜증이 날 법도 한데 그녀는 그것조차 행복하다. “농가답잖아요. 고장이 안 나 늘 똑같으면 재미없죠. 예쁘게 잘 고쳐놓고 보면 얼마나 뿌듯한데요. 전 남들 눈에 안 띄는 장식 하나를 해놓고 보면서 저 혼자 행복해한다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손볼 곳은 남아 있다. 그녀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담으려면 완벽해질 때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하지만 조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이다. 행복을 한꺼번에 모두 맛보고 끝내는 것보다 천천히 조금씩 음미하면 더 오랜 세월 동안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컨셉트 정원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 아직 대문을 달지 않아 그녀의 집은 언제나 오픈되어 있다. 입구에 있는 소나무는 한쪽에 가지가 자라지 않는 두 개의 소나무를 구입해 이렇게 마주 보게 심고 ‘부부’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족한 둘이 만나 완벽한 하나를 만드는 부부라는 의미에서다. 그리고 엄마, 아빠, 세 아이를 상징하는 다섯 개의 솟대도 있다. 이것은 화목한 가정을 만들자는 의미. 봄이 되면 나지막한 철대문을 달아 운치를 더할 예정이다.

◆ 나누는 기쁨을 아는 그녀

행복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 행복 전도사인 그녀는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 한 몸 괴로워도 남들이 행복해하는 것만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히 잊어버린다. 자신만 즐기려고 꾸민 집이 아니므로 이곳은 종종 여자들만의 파티가 열린다. 이곳에서 자신의 생일 파티는 안 해도 친구들의 생일 파티는 꼭 열어준다는 그녀. “제가 원래 이벤트를 좋아해요. 그래서 친구들 파티도 제가 열어줘요. 여기에 풍선 장식을 하고, 동네에서 떡갈나무 잎을 떼어다 접시 대신으로 사용하고, 물론 음식도 제가 하죠. 한번씩 하고 나면 몸살이 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요. 그렇게 하면 친구가 행복해하고, 그 모습을 보면 제가 또 행복해지는걸요.” 날 좋을 때는 야외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고, 추울 땐 긴 식탁에 앉아 오순도순 여자들만의 수다를 즐긴다. 자신이 사는 동네는 달라야 한다며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선물 받은 꽃을 꽂는다는 그녀는 이것 역시 주위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처음엔 그녀의 이런 행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웃들이 하나 둘 이 일에 동참해 이제는 알아서 꽃이 생기는 사람이 이곳을 장식한다. 이렇게 같은 동 사람들이 정을 나누니까 옆 동의 부러움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날이 따뜻해지고, 주변이 초록으로 물들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이곳에 초대해 멋진 경치를 함께 나눌 작정이다.


제 손으로 꾸미는 즐거움
식탁 옆을 장식한 나뭇가지는 그녀가 아끼는 소품. 뒷산에서 큰 나뭇가지 세 개를 주워다 테이프를 붙여 만들었다. 여러 명이 함께 앉아 파티할 수 있도록 8인용으로 제작한 타일 식탁은 뜨거운 것을 그냥 두어도 무방해 사용하기가 편하다. 식탁 위 조명을 단 몰딩은 파티할 때마다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도구가 된다. 여기에 풍선을 달거나 나뭇가지나 잎을 주워다 장식한다. 그녀는 이곳에 오면 꼭 초를 켜 카페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집에서 제사 지내고 남은 초를 가져와 활용한다.

천장에 창을 달다
침대에 누우면 천창을 통해 자연 액자가 시야에 잡힌다. 계절의 변화를 여기에서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지금은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이지만 여름이면 무성한 나뭇잎이 가득한 초록 창이 된다. 여름에 천장에서 돌아가는 선풍기의 은은한 바람을 느끼며 청하는 낮잠이 가장 달다.

◆ 소녀의 향을 풍기며 살고 싶다

그녀는 언제까지고 소녀이고 싶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소녀의 감성과 숙녀의 절제성과 아줌마의 포근함을 지녀야 한다고 믿는 그녀는 활짝 웃을 때마다 예의 그 반달눈이 처지는 귀여운 눈매를 드러냈다. 53세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소녀다운 수줍고 환한 미소. “제 이상형은 『맘 먹은 대로 살아라』를 지은 타샤 할머니예요. 친구가 제게 넌 꼭 이렇게 살 것 같다며 선물해준 책인데 단숨에 읽어버렸어요. 정말 그 90세의 할머니는 미래의 딱 제 모습 아니겠어요. 여전히 긴 치마에 에이프런을 두르고 정원을 가꾸며 그림을 그리는, 여성스러움 그 자체로 사시는 분이죠. 그렇게 평생 소녀로 남고 싶은 게 제 소망이에요.” 불행 뒤에 찾아온 진한 행복을 맛본 그녀는 이제 늙어가는 것을 준비한다. 나이가 훨씬 더 들었을 때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이미 구상은 끝났다. 나이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선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그만큼 당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 지난해 티베트에서 22일간의 오지 체험을 마치고 돌아온 뒤부터는 염색도 하지 않는다. 그저 소녀의 가슴만 간직할 뿐 억지로 꾸미지 말고, 모든 것을 내 손에 들이려는 욕심도 완전히 버리게 되었다. 그녀의 강의가 인기인 이유는 생생한 그녀의 체험과 스스로의 행복감, 만족감, 감히 해탈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만큼 경지에 오른 세상을 안온하게 바라보는 심미안이 맞은 결과다.

사색을 즐기는 연구실
텔레비전은 소형으로 구색만 갖췄을 뿐 여간해서는 켤 일이 없다. 컴퓨터도 없어 글도 손글씨로 쓴다. 집 근처에 있는 네잎 클로버 군락을 아는데 평소에는 모르는 척 있다가 정말 피곤하고 지칠 때면 가서 네잎 클로버를 일부러 찾는 척한다.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면 “아, 내게 행운이 올 모양이야”하며 행복하다는 자기 암시를 한다. 이렇게 모은 네잎 클로버를 책갈피에 넣어 잘 말려 도톰한 한지에 붙이고 ‘덕희생각’ 글귀 하나씩을 적었다. 딱딱한 서재 분위기를 그녀다운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도록 꾸몄다.


빛을 들인 집
욕조에 누워 하늘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난다. 창을 작게 내서 정말 액자 같은 느낌이 든다. 계절과 하늘의 변화를 볼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일렬 구조의 욕실 역시 이국적인 느낌.

나만의 공간
모든 공간에는 그녀를 위한 휴식처가 마련되어 있다. 주로 창 앞이 그 자리인데 창밖을 보며 마음을 다스리고, 강의 구상을 하라는 친구의 배려다. 침실에 넓은 창을 낸 것도 방이 좁아 자칫 답답할 수 있으므로 해가 잘 들도록 배려한 것.

비밀의 방
현관과 마주한 방문 세 개는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비밀의 방이다. 사실 별 것 아닌데 방문이 쪼르르 함께 있으니까 독특해 보여 누구나 궁금해하는 것. 창고, 욕실, 침실이 나란히 붙어 있는 특별한 구조. 문짝에 그려진 그림은 집을 지어준 친구가 꽃을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직접 그린 것. 농가의 서까래를 그대로 살려 집을 고쳤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나 운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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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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