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감독 유잔팔시의 1989년 작품인 백색의 계절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작품으로 소수의 백인이 절대다수의 흑인을 지배하려는 비양심적인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중산층 백인교사, 벤자민 두토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흑인들이 겪는 사회적 불이익에 대해서는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15년간 그의 정원사로 일해온 고든 누베네(흑인)의 아들 조나단이 학교에서 받는 차별적인 교육에 대해 여러 흑인 친구들과 평화시위를 하던 도중 백인 경찰들의 무자비한 총격에 의해 사망하게 되고, 그 사건의 진위를 조사하던 누베네마저 경찰에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하다 죽게되면서 그는 서서히 사회적 문제점과 부조리한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단지 '흑인'이기 때문에 신분증명서를 늘 소지하고 다녀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감옥에 끌려갈수도 있으며, 고문, 살인에 저항할 힘을 갖지 못하는 흑인들. 그리고 그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최소한의 진실마저 은폐해버리는 소수 백인들의 이기적인 모습이 대립적으로 표현되는 가운데, 벤자민 두토이가 양심적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은 짜릿한 감동을 준다.
이 영화는 지금보다 무려 17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세계곳곳에서는 사회 불평등과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힘과 권력을 가진 강자들에 의해 좌우되는 세상이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해 벤자민 두토이와 같이 용기있게, 양심에 최선을 두고 움직이는 이들이 더 많아진다면 세상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게 될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어두운 세상에 촛불 하나 켜서 뭐 달라 질 것 있겠느냐는 물음에,
그래도 가만히 앉아 '어둡다. 어둡다.'하고 있을수만은 없잖아요..라며 촛불을 들기 시작해서, 이 사람, 저 사람으로 불을 나누어 들다보면 세상이 더욱 밝아지지 않겠냐고 말하던 한비야의 이야기(지도밖으로 행군하라 중에서)가 떠오른다.
맞는 말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어둡다, 어둡다고만 하고 있을수는 없는 법인게다.
사회적으로 약자인 많은 이들에게 나부터 관심갖고 변화를 일으켜보자. 아, 어쩐지 요즘 이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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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기억에 남는 대사들
법의 힘을 빌려 정의를 찾으러 왔습니다.
정의와 법은 먼 사촌 관계라오.
더욱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오.
인종문제에 있어 정의가 얼마나 불평등한지.
고통을 안고 살다보면, 증오가 신앙심을 악화시키죠.
그동안 몰랐다고 존재하지 않았던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