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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파시나 텔레포트

전미선 |2006.10.07 00:19
조회 17 |추천 0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은 너무나 많다.

살면서 해보고 싶은 일은 정말 너무나 많다.

 

이제 슬슬 상상력보다는 기억력에 치중하고,

발랄함과 신선함 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해야할 나이라지만

내가 가장 해 보고 싶은 일이라면

역시 텔레파시나 텔레포트다.

 

훗. 비웃으려는 자 잠시 비웃어도 좋다.

 

 

전세계 만인과의 텔레파시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힘들테고

단지 어떤 영상만 믿고 텔레포트했다간

사파리의 영역다툼의 현장도 구분하라 수 없을테니

잠시 몸 사려 가장 하고픈 일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짜자면,

역시나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의

휴대폰보다 저렴하되 품질은 우수한 '뇌파통신'

혹은 고유가 시대에 비용절감 측면에서나

환경 지키미 측면에서 더욱 바람직한 '단숨의 텔레포트'가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그냥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다.

잠에서 깬, 반숙의 탐스러운 계란 후라이의 노른자와 같은

부드러운 햇살이 내 볼을 쓰다듬는 너무나 행복한 아침,

그의 품속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전자파가 왠지 두통을 일으키는 것 같은

통신기기가 전해주는 음성말고

진짜 생소리로 그의 뇌파와 나의 뇌파가 만나

생대화를 할 수 있다면,

몸이 만나지 않아도 뇌파가 만날 수 있다면

그 일체감이라는 것은 과연 문장으로 형상화 하기 힘들 만큼의

만족감 이상이 아닐까.

 

류시화의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라는

이제는 너무 공감하는 그 멋진 문구처럼...

그 이의 품속에서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그 이의 뇌파 속에라도 들어갈 수 있다면 들어가고 싶은게

아마도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인 것 같다.

 

종종 사랑은 너무 흔해서

사랑은 언제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사랑보다 더 미래지향적이며 이기적이며 내실을 기할 수 있다는

다른 어떤 일에 미치는게 현명하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미련한 내 마음은

여전히 분위기파악 못한 채

고작 그의 품속보다 더 가까운 곳으로

혹은 그와 나의 뇌파 만남과 같은

여전히 시덥잖은 일의 가능성 여부를 놓고

새하얀 밤 망상을 떠는 일이

요 근래 나의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그 누가 나무란다고 내가 반성하랴.

그 누가 뭐라한다고 내가 움찔하랴.

 

행복하다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꼬.

 

안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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