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 비와 당신으로 88년 가수 왕을 차지했던 최곤은 그 후 대마초 사건, 폭행사건 등에 연루돼 이제는 불륜커플을 상대로 미사리 까페촌에서 기타를 튕기고 있는 신세지만, 아직도 자신이 스타라고 굳게 믿고 있다. 조용하나 싶더니 까페 손님과 시비가 붙은 최곤은 급기야 유치장 신세까지 지게 되는데.일편단심 매니저 박민수는 합의금을 찾아 다니던 중 지인인 방송국 국장을 만나고, 최곤이 영월에서 DJ를 하면 합의금을 내준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프로그램 명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 하지만 DJ자리를 우습게 여기는 최곤은 선곡 무시는 기본, 막무가내 방송도 모자라 부스 안으로 커피까지 배달시킨다. 피디와 지국장마저 두 손 두발 다 들게 만드는 방송이 계속되던 어느 날, 최곤은 커피 배달 온 청록 다방 김양을 즉석 게스트로 등장시키고 그녀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방송은 점차 주민들의 호응을 얻는다. 그러나 성공에는 또 다른 대가가 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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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2천만 원
를 감상하는 묘미 중 하나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사용된 주옥 같은 노래들을 감상하는 것이다. ‘잔뜩 얼굴을 구긴’ 박민수가 부르는 신중현의 ‘미인’부터 청록다방 김양이 “우리 다방은 커피 리필 되는데 한 번 더 틀어주면 안 되냐?”고 했던 김추자의 ‘빗속의 여인’, 최곤이 박민수를 공개 수배하는 장면에서 애절하게 흐르는 조용필의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와 같은 클래식부터 노브레인(극중 이스트 리버)이 라이브로 불러주는 ‘넌 내게 반했어’, 아이러니하게도 라디오 프로그램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의 인기가 정점에 다다를 즈음 흐르는 ‘Video killed the radio star’까지. 특히 그간 영화 속에서 조용필의 노래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사용된 적이 전혀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조용필이 자신의 노래를 쓰도록 ‘흔쾌히’ 허락했다는 일화는 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또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저작권 문제로 자그마치 2천만 원을 지불했다는 사실, 원래는 오지 오스본의 ‘Goodbye to romance’도 삽입하려 했으나 1억 원이라는 거금이 들게 생겨 뺐다는 후문도 관객들에겐 매우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
자, 여기에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이미 다른 스탭들을 전부 엑스트라로 써먹었다’는 말은 결국 우리가 그들을 찾아보는 작은 재미도 느낄 수 있음을 뜻한다. 감독이 밝힌 바로는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꽃집 총각은 미술감독 황인준, 꽃집 총각의 프러포즈를 받는 농협 여직원은 영화사 아침의 총무과 과장 이순금, 커피 외상으로 시켜 먹었다가 라디오를 통해 공개망신 당하는 철물점 박사장은 조명기사 강광원이 각각 맡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