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쪽 | 223*152mm (A5신)
저자소개 이양자
- 1942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석사,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송경령연구>, <조선에서의 원세개>, <한국사 39집>, <현대중국의 탐색>, <중국근대화 과정의 걸출한 인물들>, 역서로는 <송경령평전>, <송경령과 하향응>, <20세기 중국을 빛낸 위대한 여성 송경령 .상 하>, <중국 혁명의 기원>, <송미령평전> 등이 있다.
역자후기
이 책은 루시앵 비앙코(Lucien Bianco)의 Origines of The Chinese Revolution;1915~1949 (Stanford University press. Stanford, California. 1966)의 완역본이다.
원래 저자가 1966년에 프랑스어로 쓴 것(Les Origine de la révolutoin chinoise)을 Muriell Bell이 영역하여 미국에서 출판된 책을 원본으로 하여 번역하였다.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이 1915년 문학혁명에서 1919년 5·4운동으로 이어지는 1910년대에서 모택동에 의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출범하는 1949년까지 즉, 35년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상 미증유의 대격동기로 보수주의, 자유주의, 제국주의, 민족주의, 공산주의라는 이념적 혼란과 투쟁 속에 정치적으로는 사실상 국민당과 공산당의 투쟁의 역사였다.
이러한 투쟁 속에서 결국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공산당에 의해 현대 중국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저자 루시앵 비앙코는 어떻게 하여 이 현대 중국이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분석하기 위해 중국현대사에 대한 다른 저서들과는 달리 아주 독특한 접근 방법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각 장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자 한다.
제1장에서는 일반 독자의 사전 지식을 위해 1840년 아편전쟁부터 1949년 내전시기까지의 약 100년의 중국 근·현대사를 그야말로 간략히 다루고 있다.
제2장에서는 중국 현대사의 출발점인 5·4운동의 의미와 방향을 다루고 그 이후의 지식인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마르크스주의가 민족주의를 흡수하면서 결국은 중국 공산당이 5·4운동의 유산을 완전히 점유하고 말았으며, 5·4운동에서 비롯된 중국의 자유주의는 잠시 개화했을 뿐 오래 꽃피지 못하고, 그 출생을 도왔고 그 성장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인 자유주의는 그 강인한 어린아이 마르크스주의에 짓밟혀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1921년 공산당 창당에서부터, 1935년 대장정에 이르기까지의 초기 중국공산당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이 시기를 3단계로 나누어 첫단계는 1921~24년까지로 자치적 혁명정당의 출발단계, 제2단계는 1924~27 국민당과 합작단계, 제3단계는1927~35년 까지 농민혁명단계로 나누고 있다.
특히, 준의회의 이후 공산당 내에서 모택동이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기까지, 도시 노동자계급 대신 농촌의 농민계급을 혁명적 역할을 수행하는 혁명의 주역으로 바꾸어 놓는 소위 아시아적 마르크스주의, 산악 마르크스주의라는 마오이즘의 이단적 마르크스주의의 형성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루시앵 비앙코의 독특한 역사 접근방식의 시도로서, 사회적 요인들을 분석함으로써 중국혁명의 근원적 원인들을 찾아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시 말해 도시계층의 상황은 어떠하였으며 농민생활은 얼마나 비참하였는가? 그 요인으로서 소작료, 지세, 고리대금의 상황은 어떠하며 또한 자연적인 인구증가의 압력과 자연재해에 따른 극악한 상태들을 분석하고 촌락내의 사회계층구조(대지주, 부농, 중농, 빈농)를 살펴봄으로써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즉 사회 경제적인 구조를 파헤침으로써 그 원인에 좀더 깊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혁명이란 사회악 그 자체만으로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악으로 야기된 민중의 불만을 혁명운동으로 전환 시키는데는 이념과 조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결론과 연결짓고 있다.
제5장에서는 장개석 국민당 정부의 개혁의 실패와 보수주의적 성향을 서술하고 제3세력의 등장과 실패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그나마 중국이 가졌던 가장 현대적 정부였던 국민당 정부는 점진적 개혁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던 그 시기를 결국 잘 통치해내지 못하고 훈정에서 민주주의로 넘어가지 못한 채, 독재노선으로 치달으며 고질적인 부패와 함께 군사행동과 정치적 통일에 우선권을 둠으로써 보수주의화하고 말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공산당도, 국민당도 아닌 중도적 입장의 개혁의지를 가졌던 지식인계층의 농촌개혁의 시도들이 실패로 끝났음을 소개하고 아울러 정치적 중도노선인 제3세력 즉 제3당, 민주동맹의 정치가, 지식인들의 실패를 서술하고 있다.
결국 중국문제는 중국현실이 너무나 잔혹하고 긴박하였기 때문에 점진적 해결책으로는 불가능하였음을 논하면서 역사는 마침내 중도적 입장을 지향하는 어떤 가능성도 제거해버린 채 국민당과 공산당이라는 양자택일을 강요하였다고 했다.
제6장 민족주의와 혁명에서는 제국주의와 민족주의, 공산주의와 민족주의, 전쟁과 혁명에 대해 분석 서술 하고 있는데, 중국의 민족주의가 항일전과 내전을 통해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또한 중국 공산주의와 민족주의의 관계는 어떠했는가를 다루고 있다.
즉 제국주의의 침입과 만연된 사회악은 현대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았으나 이후 민족주의와 사회주의가 이 같은 중국문제의 해결을 도맡았는데, 이 두 주의는 서로 갈등을 일으킬 수 있으나 보수파에 맞서기 위해 서로 결합하여 힘을 합침으로써 공산당은 국제 공산주의 이론을 벗어던지고 실질적 민족주의자임을 주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현대사는 제국주의와의 투쟁의 역사였으므로 민족주의가 과제였으며 중국공산주의 혁명에는 민족주의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중일전쟁은 중국공산당을 기사회생하게 하였고 중공군에게 가장 위대한 협력자는 일본군인 셈이었으며 결국 중국의 공산혁명은 농민의 비참한 생활 때문이라기보다는 일본군의 침략 때문에 성공했다고 하고 있다.
그리하여 중국의 민족주의는 가장 큰 극도의 위협 속에서 마침내 승리하였는데 이는 공산주의를 통해서 민족주의가 승리하였다고 결론짓고 있다. 제7장에서는 중국공산당이 최종적으로 승리한 요인들을 설명하고 있다.
1945년 장개석과 모택동의 협상전략의 실패로, 14년간의 항일전으로 고통을 당해온 인민의 열화와 같은 연립정부수립 염원은 날아가 버렸으며 민족 내 두 정치세력 간의 극단적인 대립은 결국 국공내전으로 몰고 갔다.
4년간의 내전기간 동안 미국의 막강한 지원을 받는 국민당이 초라한 공산당에게 패배 당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중공군의 일관된 지휘력과 드높은 사기, 그리고 이와 비교되는 장개석의 편애적이고 지리멸렬한 지휘력과 국부군의 이탈현상, 또한 공산당의 토지개혁과 비교되는 국민당의 극심한 인플레현상과 부패 등은 결국 장개석의 국민당 시대를 혼란과 파멸로 막을 내리게 했던 것이다.
다음 얘기는 이를 이해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국민정부는 주요 장비들이 적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공군에 포위된 국부군을 즉각 폭격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국부군 사령관 두율명(杜聿明)은 바로 중공군에 항복했다.”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혁명성립을 위해서는 민중의 “자발적 봉기+혁명의 도구+군대”라는 공식을 필요로 하는데, 루시앵 비앙코가 선택한 중국 혁명의 공식에 강조된 요소는 “제국주의+농민+군대(홍군)+중국 내부의 모순적 제요소”였다.
물론 여기에는 마르크스주의는 혁명의 도구로써만이 쓰였던 것이다.
이제 끝으로 이 책에서 논한 중국공산주의 혁명이 성공한 이유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중국공산당은 마르크스주의의 교리해석에 집착하지 않고 중국의 전통적 농민혁명에 착안한 혁명전략을 구상함으로써 초기단계의 실패를 성공으로 뒤바꾸었다는 점이다.
둘째, 중국공산당은 민중의 불만을 간파하고 이를 혁명전략에 교묘히 활용했다.
즉 공산주의자들은 대중동원기술을 이용하여 농민을 혁명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셋째, 국민당 정권 자체의 무능·부패와 나아가서 민중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점으로써 이 것은 중국공산혁명이 성공하는데 기여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이다.
넷째,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을 주요요인으로 들고 있는데 즉, 중국공산당은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기사회생(起死回生)의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을 역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싶다. “여기 예를 들어 다 썩어 빠진 집이 한 채(국민당)가 있다. 이 집은 너무 썩고 헐어서 그냥 두어도 곧 무너질 형편이었다.
그런데 하필 후두둑 후두둑 비(일본침략)까지 내리고 있어서 더욱 무너질 위험은 커졌는데 이 때 강한 힘의 회오리바람(공산당)이 홱 불어치면서 결국 그 집은 완전히 박살나서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아무튼 한 국가나 한 체제, 그리고 한 정권의 몰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그 정권 자체의 무능과 부패, 그리고 민중의 외면이라는 점임을 볼 때 이것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루시앵 비앙코의 이 책은 이미 반세기 전에 나온 것이지만 이 책이 주는 교훈과 그 논리의 전개 및 역사의 구조적 파악방법은 매우 감동적이다.
그리고 이 책은 1980년도 초반 종로서적 출판사에서 『현대중국의 기원』이란 책명으로 번역 출판된 바 있었으나 곧 절판되었고 또한 종로서적 출판사의 도산으로 책을 구할 수 없게 되어 본 역자는 이 책의 번역을 재 시도하게 된 것이다.
깊은 밤, 어려운 영어 문장과 씨름하면서 역자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더 늘고 뇌에는 주름이 한겹 더 생겼을 지라도 오묘한 중국현대사 이해의 희열과 일의 성취감 때문에 늘 가슴은 뿌듯함으로 가득 찼었다.
어려운 경제적 상황 속에서도 흔쾌히 출판을 맡아준 신지서원의 조희선 사장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2004년 甲申 元旦 운경서실(芸卿書室)에서
역자( 譯者) 李陽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