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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은 마음을 달래줬다.
걷는 것에는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어떤 힘이 있었다.
규칙적으로 발을 하나씩 떼어놓고,
그와 동시에 팔을 리듬에 맞춰 휘젓고, 숨이 약간 가빠오고,
맥박도 조금 긴장하고, 방향을 결정할 때와 중심을 잡는 데
필요한 눈과 귀를 사용하고,
살갗에 스치는 바람의 감각을 느끼고 - 그런 모든 것들이
설령 영혼이 형편없이 위축되고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크고 넓게 만들어 주어서 - 마침내 정신과 육체가
모순 없이 서로 조화롭게 되는 일련의 현상들이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중에서
때로는 그냥 무턱대고 목적지없이 걷기도 한다.
걸으면 걷는 일만으로 모든 것이 단순해진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흩어지고 비워지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까닭일까.
그렇게 걷다 보면 걸어가고 있는 어떤 사람이
자신이 분명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내가 나에게 온전히 돌아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그래서 안심하게 되고
그날 밤은 깊은 잠에 빠져들 수가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