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 6호선이 만나는 공덕역. 깔끔하고 현대적인 이 지하철역 5번 출구를 빠져나와 2~3분쯤 걷다 보면 1970~1980년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재래시장이 아직까지도 옛 모습을 그대로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두세 명의 사람이 나란히 서서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자그마한 음식점. 신발가게. 옷가게. 길 한복판에 검은색 비닐 봉투를 풀어 놓고 손수 농사 지은 야채를 파는 할머니까지 더없이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다.
지금이야 빈대떡·족발·고기 등 유명한 것이 많지만 원래 공덕동은 최대포집·마포 고바우 등을 비롯한 돼지갈비와 껍데기집. 그리고 술집 외에는 볼 것이 없던 곳이었다.
지금처럼 대규모 먹자골목이 형성된 것은 약 20년 전의 일이다. 신용보증기금·효성빌딩 등 대형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하며 비약적으로 증가한 사람들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하나 둘 음식점이 생겨난 것이다. 저렴한 가격. 후한 인심. 그리고 가격 이상의 맛이라는 최대한의 장점은 곧 공덕동뿐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에게도 퍼져 나갔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인기 먹자골목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51년 전통의 ‘최대포집’은 공덕시장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곳이자 우리나라에서 소금구이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이다. 지금도 소금구이를 시키면 후추를 잔뜩 뿌린 소금 통을 통째로 갖다 주는데 기호에 맞게 소금을 뿌려 구워 먹으면 된다. 알맞게 구워졌다 싶으면 어느새 직원이 쏜살같이 달려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준다.

맞은편 쪽으로는 ‘마포 골뱅이’가 위치해 있다. 오픈한 지 13년 정도 된 곳인데 이곳을 찾는 사람의 90% 이상이 수년째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장이 몇 달 전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골뱅이를 먹었다는 사진기자의 얼굴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까지 기억할 정도니 한 번 왔던 사람이라면 다시 이곳을 찾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공덕시장 내에 골뱅이 집이 서너 군데 되는데 국산 골뱅이를 쓰는 집은 여기밖에 없다.
바로 옆 시장통은 빈대떡과 족발이 무림(?)을 평정했다. 분식집이든 식당이든 족발과 빈대떡을 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중 빈대떡 열풍은 ‘마포 할머니 빈대떡’에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라도 출신의 이순애 할머니가 30여 년 전 처음 가게 문을 연 뒤로 여태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직접 가게에 나와 빈대떡을 부치는데 녹두부침개·동그랑땡·김치전·새우튀김·오징어튀김 등 그 종류만 해도 17가지에 달한다. 전은 400g에 5000원. 튀김은 3개 1000원에 판매하는데 손주·손녀같은 학생 손님에게는 가격보다 몇 배 많은 양을 내줄 만큼 후한 인심을 자랑한다.
공덕시장 건너편 신공덕동 쪽에는 공덕동의 명물 맛 집인 ‘마포 고바우’와 ‘굴다리집’이 나란히 붙어 있다. 마포 고바우 역시 최대포집과 마찬가지로 돼지갈비와 돼지껍데기로 유명한 곳이다.
다만 최대포집이 보다 현대적 분위기라면 마포 고바우는 좀 더 옛스러운 멋을 지녔다. 옛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가운데가 뻥 뚫린 드럼통을 갖다 놓고 그 안에 연탄불을 넣어 고기를 구워 먹게 하기 때문이다. 굴다리집은 김치찌개가 맛있는 곳이다.
커다란 솥에 미리 끓여 놓은 김치찌개를 냉면 접시처럼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 주는데 묵은 김치의 시큼한 맛과 돼지비계의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해 준다.
●마포 할머니 빈대떡 02-715-3775 ●소문난 족발 02-716-9731 ●최대포집 02-719-9292 ●독도푸른바다 02-3275-7774 ●마포 골뱅이 02-704-1530<script language=JavaScript src="/common/js/viewer-1.1.2.1.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