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버젓이 수도 서울의 창격궁앞 국립과학원을 빌려 전시를 하고 있지요?
'과학이 어떻고 교육면에서 어떻고......' 이런 식으로 대관 담당자들을 설득했을 게 틀립없지요. 거기에 담당자들은 쇼킹한 전시회이니 상업성도 있다는 걸 간과할 수 없었을 테고요.
전에 신문기사에서 보았는데, 이 전시회는 외국에서 순회전시할 때 우리나라에서처럼 버젓이 '국립......'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장소를 빌릴 수가 없었답니다. 그럴 자격이 되지 않는 저급한 엽기호러쇼라는 거죠. 심지어 어느 도시에서는 전시자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냐고요? 위에 옮긴 대로 저급한 엽기호러쇼라고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죠.
이 전시회를 유치하면 일단 돈은 된다고 통계가 말한답니다. 왜냐고요? 저급한 엽기호러쇼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런 돈 될만한 장소만 물색하고 다닌 거고요. 참고로 울 나라 창경국 옆 국립과학전시관은 점점 손님이 없어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었답니다.
사체 기증자가 본인들이었을까요? 그걸 확인해보셨습니까? 그 기사는 외국기사들을 인용하면서, 아주 교묘하게 상업을 숭고한 과학교육전시회인양 탈바꿈시켰음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래서 그 신문기사는 '국립......'이름을 단 우리나라의 그 곳에서 근본 현실타개책은 모색하지 않고 엽기호러쇼나 유치하여 과학과 교육의 이름으로 수많은 시민과 어린이들을 혼돈에 빠뜨린다고 걱정했더군요. 저는 그 기사를 보고 전시회를 가보지 않았습니다. 포스터만 보아도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만, 기사를 보니 더욱 제 판단이 옳았단 생각.
그런데 여기서 그 전시회를 작은 화면으로 보게 되니 저도 모르게 훑어보게 되더군요. 걱정 반, 반응에 대한 호기심 반......
직접 가서 보지 않으니 덜 충격적이어서 다행입니다만 관객들의 반응은 걱정이군요. 아이들을 앞세운 어머니들이 많고, 역시나 교육상 왔다고 하고......
어머니들, 제발 부탁입니다. 인체에 대한 신비함이나 지식은 해부도만으로도 됩니다. 병원에 가면 벽에 붙어 있지 않던가요? (심지어 한의원에도 있습니다) 전 어린 시절 병원에 가면 열심히 해부도를 구경했더랬습니다. 인체를 샌드위치용 햄처럼 썰어 플라스티네이션한 전시품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그런 전시물은, 생명에 대한 외경이 아니라 경시를, 그리고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잔인한 구경거리에 대한 점점 가중되는 목마른 욕구를 가르쳐주게 됩니다. 그런 감각적인 욕구는 자극을 받을수록 가중되는 법입니다.
게다가 어린 시절의 경험과 자극은 평생을 좌우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상업논리에 의하여 이런 자극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그것도 교육의 이름으로 고무받게 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우리의 환경은 너무 자극적이고 비교육적인데...... 어린 사람들의 무경우함과 거칠음을 욕하기 전에, 그런 교육을 무관심속에 돈만 쏟아붓는 우리 사회의 무신경함은 생각치 않습니까?
이런 전시회를 버젓이 국립의 이름을 단 장소에서 전시하게 하다니...... 문화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에도 공개항의메일을 보내야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교육과 문화에 관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돈이 많아서 경제논리에만 따르는 전시행정을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영세민과에 속하지만, 교육과 문화에 관해서는 경제논리만으로 혹은 말초적인 흥미위주로만 해치울 일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