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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윤진화 |2006.10.16 16:15
조회 22 |추천 0

" 왜 맛있는 집은 이렇게 숨어있을까? "

 

언젠가 여자가 가보았다는 음식점,

아주 오래되고, 아주 맛있다는 그 국수집을 찾아가는길.

골목 속 어디엔가 꼭꼭 숨어있다는 그집을 찾느라

두 사람은 꽤 오랜시간을 걷고있습니다.

 

구두를 신은 여자가 발이 아파오는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다리를 두들기는 시늉을 하자, 남자는 그만 허둥지둥합니다.

 

" 다리 아파? 그럼 거기 가지말고 그냥 다른데 갈까 ?

난 꼭 거기 아니라도 되는데..

나때문에 그런거면 다른데 가도 돼."

 

남자의 말에 여자는 그 정도는 아니라며,

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걷기 시작하지만

비슷비슷한 골목길에 비슷비슷한 대문들,

여자는 점점 지쳐가고 급기야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납니다.

 

" 어 ~ 이상하다? 분명 여기 있었는데..

어우 ~ 난 왜 이렇게 길을 못 찾을까? "

 

그런 여자를 지켜보는 남자는 속이 탑니다.

자기가 먼저 그 집에 가자고 했던 것도 아니었고,

자기가 먼저 국수를 먹자고 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지금 이런 고생이 다 자기 탓인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 어쩔줄 모르죠.

 

여자의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해졌을때,

두사람은 겨우 그 문제의 국수집을 찾아냈고,

식당으로 들어섭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잔치국수가 나오고,

막 묻힌듯 배추 겉절이가 나오고,

끝이 흰 스테인레스 젓가락이 두 쌍 놓여지고..

남자는 자기를 이곳까지 데려오느라 여자가 고생한 것을

다 보상이라도 하고싶은 마음으로 후룩후룩~ 거리며

국수를 들이킵니다.

 

" 야 ~ ! 맛있다 ~ 맛있네 ~ 정말 오길 잘했다.

야 ~ 니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국수도 먹고..

야 ~ 진짜 맛있다. "

 

그런데 정작 부득부득 여기까지 오자고 했던 그녀의 반응은

좀 썰렁합니다.

눈꺼풀과 이마를 약간씩 찌푸리며 하는 말이..

 

" 예전 그 맛이 아닌거같애. 그때는 되게 맛있었는데..

오늘은 별로다. 에이.. "

 

그 말에 남자는 갑자기 고단함이 확, 밀려들고,

잠시 젓가락질을 멈춘채 생각합니다.

' 나는 왜 이리 고단한가.. ' 하고..

 

다리가 아프다 .. 오늘은 별로 맛이 없다 ..

그 말이 자기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지만 ..

그래도 남자는 서운하고, 초조하고, 고단합니다.

난 너하고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가닥가닥 풀어져서 뭘 먹어도 무슨맛인지 모르는데,

국수가 아니라 실뭉치를 줬어도 맛있게 먹었을텐데..

넌 나랑 있어도 다리가 아프고, 짜증이 나고, 맛을 못느끼는구나.

내가 이런 말하면 넌 또 부담스럽다고 하겠지?

 

내가 더 좋아한다는것.

출반선에서 주위나 둘러보는 그대를 두고..

나 혼자 저만큼 달려가면서 뒤도 돌아볼수 없다는것.

 

아직은 혼자서만 달리는.. 그래서 외로운.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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