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으로 이어지는 조선시대 왕명은...1990년대까지 중고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외웠을테고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36년을 제외하고 한국 현대사와 가장 가까운 역사가 된 조선왕조 500년. 정확히는 1392년 태조 이성계가 고려를 닫고 조선을 열어, 1910년 일본제국주의정부에 강제 점령될때까지 무려 518년이나 이어진 조선 대 왕조 역사.
어딘가 야사의 느낌이 물씬물씬 풍기는 제목에 매혹되어 손을 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 소장이 지은
결론부터 먼저 밝히자면 이 책 상당히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
그저그런 소재들을 어디선가 배낀 듯한 감상적 어투로 얼기설기 풀어나가는 시시한 소설들 보다 훨씬 드라마틱하고, 뒷방 노인들이나 반길 것 같은 한문투의 고어체들이 여러차례 인용됨에도 불구하고 "~삼" "~하는 겁니다" 등의 인터넷 용어보다 생동감 넘친다.
그 이유는 단한가지..
역사가 흘러간 "과거"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현재"의 삶이 생겨난 기원이고 내일부터 이어질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힌트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간들에 대해 '당시에 만일 이랬다면...'이라는 가설은 자칫 의미가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여러가지 참고 & 활용가능한 데이터베이스가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책에 따르면...
조선에는 세계 어느 왕조 보다 왕의 독살설이 많았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동서양을 통털어 대개 왕조는 2~300년을 기준으로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것에 비해 조선의 왕조는 앞서 밝혔듯이 500여년이 지속되었다. 일본이 순수(라고 주장하는) 혈통으로 1500년 이상 왕조를 유지한 것은 왕이 이름만 화려하게 "천황"이라고 달고 있을 뿐.. 실제로는 정치적 실권을 거의 갖지 못한 제사장의 위치에 가깝기 때문이다.
흔히 중앙집권 왕권중심국가로 알려진 조선왕조는 역사를 더해가며 왕과 대신들의 권력이 균형을 이루다가 마침내는 대신들에 의해 왕이 바뀌는 시대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것을 왕에 대한 군신들의 배신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의 초석이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단지 아쉬운 것은 그 변화의 출처가 권력이동을 통한 다수의 행복이 아니라 소수 집권 당파의 사리사욕이었다는 점이다.
본 책은 조선 제 12대 인종부터 제 26대 고종에 이르기까지 8명의 왕과 관련된 독살설을 조선왕조실록과 각종서적, 야사에 이르기까지 아우르며 전하고 있다. 흥미롭기도 하지만 읽으면서 분노하는 자신을 참기 힘든 순간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읽어 보시라~
***목차****************************************
1장 대윤과 소윤 그리고 사림파 사이에서-제12대 인종
2장 방계 승룡의 콤플렉스와 임진왜란 속에서-제14대 선조
3장 현실과 명분의 와중에서-소현세자
4장 사라진 북벌의 꿈-제 17대 효종
5장 예송시대에 가려진 죽음-제18대 현종
6장 이복형제의 비극-제20대 경종
7장 개혁 군주의 좌절-제22대 정조
8장 식민지 조선 백성의 군주-제26대 고종
조선엔 왜 독살설이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