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매니저
몇 년 전에 어떤 여가수그룹과 매니저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매니저들이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여 가수들을 길러내는가에 대하여는 전혀 언급이 없고, 기사를 제보한 사람의 의도에 맞추어 매니져들이 얼마나 가수들을 착취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불공평한 보도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 보도가 나간 이후 가수나 연예인 지망생들이 계약체결 시 변호사와 상의하는 등 권리침해를 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세월이 흘렀음에도
연예인과 매니저들과의 관계는 그렇게 쉽게 정상화되기는 어려운가보다.
연예인들은 전혀 가망이 없었을 때 매니저들이 고생한 부분을 너무 가볍게 평가하고
매니저들은 초기에 고생하였다는 이유로 끝없이 연예인들을 구속하려 하고...
우리나라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 매니지먼트사와
그 회사가 길러낸 유명 가수와 사이에 소송이 붙었다.
계약기간은 10년,
음반판매량이 50만장이면 5천만원, 100만장이면 1억원
방송출연료의 40%는 매니저의 소유
전속계약을 어기면 투자액의 5배를 변상해야하는 무서운 계약
법원은 가수의 손을 들어주었다.
매니저에게 너무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이라는 것....
키워주는 매니저와
이제 커졌으니 벗어나겠다는 연예인....
골치아픈 세상이다(‘06. 10.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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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2006. 10. 11. 선고 2006가합37354
○ 사안의 개요
1. 피고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업, 연예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소속된 연예인임.
2. 원고는 2003. 1. 3. 피고와 사이에 원고의 연예활동에 관한 제반 권리를 피고에게 위임하는 내용의 전속계약(이하 ‘이 사건 전속계약’이라 한다.)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체결함.
제1조 (목적)
원고의 연예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국내외 연예활동 및 선전, 출연, 섭외 및 모든 법률행위는 피고 또는 피고가 지정하는 매니저가 관리. 대행하며, 원고는 활동에 대한 계약이나 약속을 개인적으로 할 수 없고, 작품활동과 연기에만 전념한다.
제2조 (계약기간)
① 본 계약기간은 2003. 1. 3.부터 시작하며, 첫 번째 음반의 발매 후 10년째 되는 날 종료한다.
② 원고의 개인 신상에 관한 사유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 계약기간은 위 기간만큼 자동으로 연장된다.
제3조 (권리의 양도)
① 원고의 모든 방송출연 및 국내외 연예활동에 관한 권리는 피고에게 있다.
② 계약기간 중 원고는 피고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일에 대하여 성실하게 임하여야 하고, 계약기간 중에 원고의 임의대로 활동하여서는 아니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제11조 제1, 2, 3항에 따른다.
③ 원고의 모든 연예활동에 대한 출연 등의 모든 권한은 피고에게 있다.
제5조 (피고의 의무)
① 원고의 인기 관리를 다하여야 한다.
② 원고의 제반 일정에 관하여 신속하게 통보하여야 한다.
제6조 (원고의 의무)
② 피고 또는 매니저가 요구하는 공연 및 방송활동 등 제반일정에 대한 출연의무를 부담한다.
제9조 (이익금의 분배 - 음반)
① 원고가 가수로서 음반을 발표하여 500,000장 이상 판매되었을 경우, 그 다음 음반 발매시 50,000,000원을 지급하고, 1,000,000장 이상 판매되었을 경우 100,000,000원을 지급한다(단, 싱글음반은 500,000장 이상 판매되었을 경우 25,000,000원, 1,000,000장 이상 판매되었을 경우
50,000,000원으로 하고, 원고가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할 경우 그 그룹의 인원수로 나눈 금액을 지급한다.).
② 제1항은 원고의 정규앨범에 대한 수익분배에 관하여만 적용하고, 피고가 제작한 2차적 편집물(라이브음반, 베스트음반, 옴니버스음반 등)에 의한 수익은 모두 피고의 소유로 한다.
③ MP3 기타 음악파일의 유통에 관한 수익, 해외시장 발매를 목적으로 외국에서 제작된 음반에 관한 수익은 그 10%를 원고에게 지급한다.
④ 피고의 요구가 있을 경우 원고는 피고가 제작하는 인터넷방송에 언제든지 출연하여야 하고, 이는 원고의 홍보를 위한 것으로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⑤ 원고는 피고의 방송제작물에 최우선하여 출연하여야 하고, 그 출연료의 50%를 지급받는다.
제10조 (이익금의 분배 - 방송.행사.광고.초상권 등)
① 원고는 모든 방송매체에 대한 고정적인 출연료의 40%를 피고에게 지급한 다.
② 고정적인 출연 외의 방송출연료는 모두 피고의 비용으로 충당한다.
③ 기타 연예활동으로 발생하는 모든 수입 중 누적된 운영비를 제외한 순수익의 50%를 피고의 소유로 한다.
제11조 (위약과 손해배상청구)
① 원고가 이 계약을 위반한 경우, 그로 인하여 발행하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고, 원고가 연예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 또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원고가 지며, 그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의 연예활동 계속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원고의 활동을 중단시킬 수 있고,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② 손해배상액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총 투자액의 5배, 잔여 계약기간 동안 예상되는 이익금의 3배, 그리고 300,000,000원으로 한다.
③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도 제11조 제2항을 적용한다.
3. 원고는 2005. 2. 17. 피고가 ① 헐리우드 진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② 출연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으며, ③ 연예활동에 대한 정상적인 관리업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피고에게 발송함.
○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전속계약이 그 계약기간은 2003. 1. 3.부터 시작하여, 첫 번째 음반의 발매 후 10년째 되는 날 종료하는 것으로 정하되, 원고의 개인신상에 관한 사유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기간이 있을 경우 위 기간만큼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
위 계약기간 동안 원고의 모든 국내외 연예활동에 관한 권리는 피고에게 귀속되고, 원고는 개인적인 연예활동을 전혀 할 수 없으며 피고의 지시에 따른 연예활동을 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할 뿐 아니라, 이러한 계약내용에 위반할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투자한 금원의 5배, 잔여 계약기간 동안 예상되는 이익금의 3배와 300,000,000원의 손해배상의무를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음.
2. 위와 같은 내용의 계약규정에 다음의 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전속계약 중 그 계약기간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각 규정은 원고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임.
① 이 사건 전속계약의 계약기간에 관한 규정은 최소한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원고의 연예활동에 관한 모든 권리를 피고에게 귀속시킬 뿐 아니라 최초 약정한 수익분배의 방법을 위 기간 동안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훈련기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장기간으로 보이는 점(다른 신인연예인인 소외 김지훈과 소외 주식회사 포엠이와의 계약기간은 이 사건 전속계약의 1/2인 5년에 불과함)
② 또한, 이 사건 전속계약은 가수, 연기자 등을 포함한 모든 연예활동에 관한 권리를 목적으로 하면서도 그 계약기간의 기산점은 첫 번째 음반의 발매일로만 정하고 있어, 만약 원고가 피고의 요청이 없어 음반을 발매하지 못하거나, 원고가 가수보다는 연기자 등으로 활동을 원하여 음반을 발매하지 않는 경우,
이 사건 전속계약의 계약기간은 영원히 종료되지 아니하게 되는 점(위 김지훈과 주식회사 포엠이는 음반발매에 관한 전속계약과 연기활동에 관한 전속계약을 별도로 체결하였고, 그 계약기간에 관하여도 별도로 정하였음)
③ 이 사건 전속계약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규정은, 그 금액이 과다하여 원고에게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그의 의사에 반하여서까지 위 전속계약의 이행을 강제하려는 목적이 엿보이고,
이에 비하여 피고의 계약위반에 관하여는 아무런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피고는 그의 판단에 따라 원고의 연예활동을 중단시키고 이 사건 전속계약을 자유로이 해지할 수 있어, 쌍방의 권리.의무에 지나친 불균형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연예산업에 있어 초기에 신인을 육성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신인들 중 소수의 사람들만이 인기연예인이 되는 등 그 위험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위험도가 높은 사업은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것이고 투자실패의 위험은 투자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이 사건 전속계약에서 장기간의 계약기간과 과다한 금액의 손해배상의 예정액을 정한 것이 정당화된다고는 볼 수 없는 점.
3. 그리고 민법 제137조는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하되,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계약기간에 관한 내용은 이 사건 전속계약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부분이 없었다면 위 전속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보이므로, 결국 이 사건 전속계약은 그 전부가 무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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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과 끈끈한 의리로 시작한 인간관계였는데....
결국 배신과 비난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 사람사는 세상인가?
가수와 매니저 모두
가슴아픈 추억만 하나 늘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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