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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의 세발자전거

이태복 |2006.11.01 08:46
조회 92 |추천 1

바이오산업의 세발자전거



  북핵위기가 표류하고 있고, 경제는 계속 나락으로 떨어져 국민들의 고통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해법 마련에 집중해야 하는데 방도가 마땅치 않다. 이런 갑갑함 속에서 지난 주에 원주시에 다녀왔다. 원주시 공직자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하기 위해서였다. 마침 특강 장소가 원주의료기기 산업클러스터 내의 대강당이었기 때문에 테크노 밸리 관계자로부터 의료기기 산업클러스터 현황도 들었다. 아직 초창기이기 때문인지 50여개의 업체와 연구소 등이 입주해 전기 전자 등 관련 의료기기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테크노측은 지멘스 등 다국적 의료기기 생산업체를 유치해야 생媛?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바이오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므로 차제에 클러스터 관련자료도 읽었다. 바이오산업은 분명 한국경제의 활로의 하나이다. 그러나 현실은 지지부진하다. 의료기기도 마찬가지다. 왜 한국경제의 활로가 되지 못하고 있는가.


  사실 의료기기 산업은 바이오, 의료산업과 함께 BT의 세발자전거이다. 가장 선진적인 의료기술은 첨단의 의료장비 없이는 가능하지 않고 첨단 의료장비는 IT산업의 발전속도와 일반적으로 비례한다. 한국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쉽게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의료산업이고 선진바이오와 차별성을 갖는 바이오산업전략과 동시에 IT발전에 힘입은 의료기기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분명 성과를 가져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IT에 비해 BT, NT 등은 그동안 말만 요란했지 내실이 별로 없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정부의 IT집중육성전략에 밀린 점도 있고 BT, NT의 전략이 IT거품이 꺼지면서 추동력을 상실한 점도 있었다.


  그러나 바이오산업이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 것은 의료시장의 특성과 한계를 고려한 전략이 없었던 데 있다. IT와 다르게 의료시장은 의료인이라는 전문가집단과 의료법, 약사법 등 매우 폐쇄적이고 기득권 보호성격이 강한 제도적 틀 안에서 움직이게 돼있다. 시장기제가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국민건강에 유익한 의료기기라고 하더라도 의료인들의 기득권을 침해할 경우에는 진입과 성장이 제약되기 일쑤이다. 또 한국이 성공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분야는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들의 틈새를 파고들거나 취약한 분야를 집중공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의료기기산업은 IT분야의 기술우위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미미하였다. 정부의 지원도 목표도 불분명했다. 얼마를 투자한다는 계획만 있고 세부적인 계획과 의료시장 전반의 개혁, 소비자의 권리강화, 공공의료의 역할 등에 관한 계획이 빠져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의료산업전반의 발전전략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 얼마 전 의료선진화 위원회에서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여러 사업을 나열하는 과거 정책의 재탕수준이다. 바이오산업의 발전은 폐쇄적인 의료시장과 기득권보호의 틀을 개방화하고 의료소비자의 선택과 권리를 확대하지 않는 한, 공공의료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는 한, 인간을 위한 의료산업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원주시가 의료기기산업을 집중육성하면서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인 성과를 지역주민 등에게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담배에 부과되는 건강증진기금을 건강프로젝트에 집중투입하는 의미도 적지 않다. 그러려면 우선 원주시는 30만 명의 건강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그에 근거한 건강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원주시 30만 인구에 2006년 암 환자 몇 명, 당뇨환자 몇 명, 고혈압, 치매 등 만성질환자가 몇 명인데 5년 뒤인 2011년에 몇 명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를 위해서 동(洞)과 면(面)별 보건소와 각종 단체들이 주도하는 건강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예방과 치료를 위한 최신의료기술과 의료기기를 어떻게 활용해 갈지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원주시의 건강프로젝트에는 대중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걷기, 각종 생활체육, 명상, 기공, 침뜸, 몸살림, 단식, 풍욕 등 전통건강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그 성과를 평가해보는 사업도 중요하다. 진료위주로 고착화된 보건소 운영을 광범위한 건강증진프로그램과 복지를 결합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원주시의 건강도시계획이 바이오산업발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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