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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술집

김상민 |2006.11.01 11:13
조회 194 |추천 3

세상에는 두가지 종류의 남자가 있다.

 

함께 카페에 갈 수 있는 남자와,

카페에 절대로 안가는 남자.

 

오늘은 절대로 카페에 가지 않는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그들이 수적으로 우세하니까.

 

그런 남자들을 카페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소개팅으로 처음 만날 때 뿐일 것이다.

 

그곳에서 남자들은 자신이

‘한번 만나볼 만한 남자’ 라는 사실을

납득시키기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펼쳐놓는다.

 

그러다가 얘깃거리가 떨어지고 어색한 순간이 오면

그는 커피잔을 입으로 가져가는데, 아무리 아껴 마셔도

잔 속의 커피는 금새 바닥나 버리고,

그는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놈의 커피는 왜 이렇게 양이 적은거야?’

 

그리고 그녀에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 요 근처에서 술이나 마실까요?”

 

여자와 남자가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한 뒤

남자는 절대로, 다시는, 카페라는 곳에 가지 않았다.

 

여자가 그 이유를 묻자 남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돈이 아깝잖아”

 

“자기는 술마시면 커피값의 스무배는 쓰잖아”

 

여자가 이렇게 공격하면 남자는 냉큼 대답했다.

 

“술은 마시면 취하기라도 하지”

 

그러나 여자는 지난번에 친구들과 함께 가본

멋진 카페에 다시 가보고 싶었고, 결국은 남자를 설득해서

전망이 좋은 그 카페에 마주앉게 되었다.

 

그러나 그 카페 데이트는 그녀가

기대했던 만큼 달콤한 것이 되지 못했다.

 

그들은 비싼 커피값이 아까워 한시간 반쯤 앉아 있었지만

대화는 지지부진 했고 남자는 지루해했다.

그리고 여자는 안절부절 못했다.

 

결국 그녀는 ”우리 술이나 마시러 갈까?” 라는 말로

그를 일으켜 세우고 말았다.

 

자리를 옮기자 비로소 남자는

활기를 띠고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자는 비로소 깨달았다.

 

남자가 싫어하는 것은 카페의 비싼 커피값이 아니라

대화를 강요하는 카페의 분위기였던 것이다.

 

술집에서의 대화란, 술과 안주 사이를 메워주는 정도로

가벼운 것이지만, 카페라는 곳은 대화를 하는 곳이고,

커피란 얘깃거리가 떨어졌을 때나 홀짝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낙타 눈물만한 커피가 다 없어진다면?

 

이런 남자들에게 카페에서의 소개팅이란,

커피 한잔을 방패로 두고 벌이는 전투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처럼 대화 자체를 즐기고 소재거리가

떨어지지 않는 남자라면 결코 카페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납득시키기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펼쳐놓는다.

 

 

 

 

                 김C의 음악살롱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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