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게 된건, 단지 피아노라는 악기에 끌려서였다.
이 악기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준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다.
S t o r y
20대의 벙어리 미혼모 에이다는 딸 플로라와 함께 뉴질랜드의 스튜어트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그녀는 말을 할 줄 모른다.
하지만, 피아노로 그녀의 감정을 표현한다.
(앞부분에 자신은 침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스튜어트는 피아노를 가져오지 않고, 그녀는 피아노를 그리워한다.
(피아노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것을 답답해한다고나 할까?)
그러던 중,
원주민인 베인스가 피아노를 자기 집으로 가져와
그녀가 피아노의 검은 건반을 치는 만큼 그녀를 만질 수 있도록
거래(Deal)를 한다.
처음엔 피아노가 치고 싶었던 그녀였으나,
점점 그녀의 연주는 검은 건반을 치는 쪽으로 기운다.
(그녀의 감정을 표현하는 거죠. 베인스를 사랑하게 된다는...)
둘의 사이를 알게 된 스튜어트는 에이다의 손가락을 잘라버린다.
(음악과의 단절을 통해 자신과의 교제를 원했던.... 걸까요?)
스튜어트는 에이다를 포기하고, 에이다는 베인스를 따라 뉴질랜드를 떠난다.
그곳에서 피아노를 바다에 수장하고 자신 또한 따라 죽으려 하지만,
그녀는 삶의 의지로 피아노와 묶여있던 신발을 벗음으로
살아남아 그들에게로 돌아간다.
그녀의 유일한 감정표현의 통로인 피아노
(딸 플로라와 수화로 대화를 하지만, 그것은 단지 정보전달의 의미에 불과하다.)
에이다는 피아노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고,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 스튜어트는
(피아노가 무겁다고 피아노를 해변에 두고 가져오지 않았다.)
에이다의 사랑을 얻지 못하였으나,
그것을 캐치한 베인스는
에이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가장 클라이막스인 피아노를 수장하고 함께 죽으려 하는 부분은,
에이다의 피아노를 통한 감정 표현을 끝내려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랑은 더욱 깊었고,
그래서 그녀는 그의 의지(She will)로 살아서
베인스와 딸 플로라에게로 돌아가서
언어를 배우고,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불륜영화라는 평에 갸우뚱한 나였지만,
영화를 보면서 에이다와 베인스의 섹스신은
오히려 내게 더 성스러운 사랑으로 느껴졌고,
피아노를 통한 둘의 사랑의 교감이
몸으로 바뀌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배경음악과, 에이다의 피아노 연주는
그녀의 감정을 계속 나타내어 준다.
음악이 대인커뮤니케이션의 한 방법인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또 한번 확실히 느꼈다.
마지막 부분에서
그 사랑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정확히 말하자면, 플로라의 통역 없이도 자신의 감정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택하는 것을 보고
음악은 미스커뮤니케이션의 확률이 높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또 사족을 하나 달자면,
후반부에 딸 플로라가 피아노 건반을 가지고
스튜어트에게 가면서 부르는 노래는
무언가 꼬집는 듯한 노래였다.
(하지만,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시대적 배경인 뉴질랜드의 역사와
영화에 등장하는 원주민[마우리족]에 대한 슬픈 운명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불륜영화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영화에서 소리를 완전히 빼고 들은 사람일 것이다.
영화는 오감이 느끼는 영화다.
영화 좀 똑바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