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Drink] 뉴요커처럼… 느긋한 저녁과 수다 한조각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인 `다니엘(daniel)`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위치한 다니엘은 자가트 서베이가 발표한 2005년 `뉴욕시 레스토랑 가이드`에서 3위를 차지한 곳.
이 식당은 저녁시간인 오후 6~7시엔 한가하고 대신 밤 9시가 넘어서면 북적거린다.
고급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부유한 뉴요커는 업무를 마친 후 먼저 운동을 하고 9시가 되어서야 식사를 시작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 식전주(아페테리프)부터 와인을 곁들이며 천천히 즐기는 식사는 밤 11시에서 12시나 돼야 끝난다.
우리나라 같으면 저녁식사를 마치고 2차를 가야 할 시간에 레스토랑이 붐비는 현상은 뉴욕뿐만이 아니라 파리, 런던 등 글로벌 도시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서울에도 이 같은 뉴욕식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강남구 신사동에 지난 13일 문을 연 뉴욕 스타일의 모던 비스트로 `그래머시 키친`이 그 주인공.
`그래머시(Gramercy)`는 영어 고어로 `정말 고맙다`라는 의미의 감사 혹은 놀람의 표현.
자가트 서베이에서 4위를 차지한 뉴욕의 뉴아메리칸 레스토랑 `그래머시 태번`은 뉴요커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레스토랑 1위로 꼽힌다.
`그래머시 키친`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들처럼 저녁식사만 운영하며 식사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라스트 오더가 밤 10시 30분이라는 점.
그래머시 키친이 겨냥한 주 고객층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
비즈니스 미팅을 제외하고는 점심을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히 때우고 정시 퇴근 없이 퇴근이 일정치 않은 데다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헬스클럽을 먼저 찾아 운동을 한 후 저녁 약속에 참석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계층이다.
그래머시 키친은 이러한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저녁시간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들 시간에 맞춰 라스트 오더도 늦췄다.
조선호텔측은 "뉴욕과 파리 등 글로벌 도시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이 점차 비슷해지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스타일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면서 "그래머시 키친이 이 같은 뉴요커 스타일의 고급 레스토랑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역시 철저히 모던 뉴욕 스타일을 구현했다.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구이도 스테파니가 모던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세련미를 연출했고 아서 더프(Arthur Duff)의 작품들이 곳곳에 걸려 있어 모던한 분위기에서 최고급 식자재로 만든 트렌디한 요리와 다양한 와인 실렉션을 즐길 수 있다.
그래머시 키친의 요리는 집에서 금방 만든 것처럼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공을 들여 준비한 메뉴들이다.
여자로 비유하자면 화장을 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3~4시간 공들인 `생얼 같은 미녀`인 셈.
튀기거나 볶는 등 요리의 칼로리를 높이는 요리법은 철저히 배격했고 대신 요리 재료의 원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했다.
가장 추천할 만한 메뉴는 `더티 스테이크`. 마리네이드한 두툼한 한우 등심을 뜨거운 숯불에 던져 금새 구워내는 요리로 부드러운 육질과 숯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
허브드레싱의 다금바리 카르파치오와 얇게 채 썬 파와 오리고기의 독특한 향이 절묘하게 조화된 베이징 덕 피자는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
꼬꼬뜨에 담아내는 홍합 요리인 `머슬 포트`, 프레시 모차렐라와 페코리노, 그뤼에르, 파마산의 네 가지 치즈를 얹어 숯불에 구워내는 `그릴 마가리타 피자` 등도 추천할 만하다.
산딸기 크림 브륄레, 사과 타르트, 초콜릿 카푸치노 타르트, 바닐라 바바리안,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와 얼그레이 티 셔벳 등 디저트 메뉴도 풍부하다.
그래머시 키친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것은 바로 식재료.
재료의 본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요리법을 쓰기 때문에 식재료의 신선도가 요리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홍 지배인은 "가급적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며 스테이크는 1등급+에서 1등급++ 까지 최상의 육질을 가진 한우를 사용한다"며 "요리의 맛을 결정짓는 소금은 호주산 레이크 크리스탈 소금을 사용하는데 일반 소금의 3분의 1만 사용해도 되기 때문에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지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1ㆍ2층 복층 구조이며 좌석 수는 1층 70석을 포함해 110여 석이며 프라이빗 파티나 제인패커 플라워 클래스, 와인 클래스 등 소규모 문화 행사가 가능한 30석의 공간도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성모안과 옆 MJ 빌딩에 있으며 오픈 시간은 저녁 6시. (02)512-1046
[채경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