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006 10 29 일

박은정 |2006.11.07 23:10
조회 22 |추천 0

오늘 '사랑을 읽다'는 책 소개부터 먼저 할게요.

꽤 오래 전에 푸른밤에서

한 번 소개를 한 적이 있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마르셀 소바죠의『마지막 편지』라는 실제 편지글이에요.

 

저자인 마르셀 소바죠는 서른살 즈음 아주 젊은 나이에

파리 대학의 문학교수로 임용이 됐는데요.

바로 그 직후에 결핵판정을 받고

스위스의 한 요양소로 보내지게 됩니다.

그렇게 세상과 격리된 채 수용되어 있던

마르셀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죠.

 

그건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의 편지,

근데 그 편지의 시작은 놀랍게도 이런 말이었습니다.

 

나 결혼해,

그래도 우리 우정은 영원할거야.

 

나 결혼해.

그래도 우리 우정은 영원할거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다.

몸이 얼어붙은 듯 꼼짝도 할 수가 없었고,

눈 앞에서는 방 안이 방글방글 돌아가고 있었다.

통증이 느껴지는 옆구리 아니, 그보다 조금 아래쪽 살점을

누군가 아주 예리한 칼로 천천히 도려내고 있는 것  같았고,

세상 모든 것들의 가치가 갑자기 전도되어 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낮이나 저녁 무렵에 평화로운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오히려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 평온한 순간에도 갑자기 찾아올 고통을 예고하는

한 마디 말이나 소리 냄새에 온 정신을 집중하게 된다.

그럴 때는 아주 사소한 것들도 내게 울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다른 날 같았으면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 말았을

별 의미없는 기사도 날 슬픔의 심연 속으로 몰아넣곤 한다.

 

그녀는 어떻게 생겼을까?'

사람들이 그녀의 장점을 얘기하고

유별나게 행복해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을 전해주었을 때에도

나는 그들의 행복을 별로 대수로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결혼소식을 접한 지금

나는 비참한 기분으로 그에게 애원하고 있다.

 

나도 당신,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요.

당신도 그렇게 말했잖아요.

 

버림받은 사람들은 분노하고, 저주하고,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복수의 기회는 끝내 오지 않거나,

모든 것을 잊어버린 다음에야 뒤늦게 찾아오곤 한다.

복수를 하려면 지금 해야할 것이다.

 

아직 내게 남아있는 사랑이

그에게 내 자신을 바칠 수 있는 힘을 주고

어쩌면 다시 그를 찾을 수 있으리란

헛된 희망을 품게 해주니까!

 

하지만 나의 사랑은 그의 가슴에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가 없다.

그래도 갑자기 그가 그녀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거나,

이젠 너무 때가 늦었다고 후회하면서

우리 관계를 그리워하게 된다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것이다.

 

자신을 밀쳐낸 사람을 위로하면서

자신도 위로받는 것이 사랑이니까!

 

정말 괴로운 것은

그가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마르셀 소바죠의『마지막 편지』중에서

사랑을 읽다

 

윤건 - 사랑한다면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