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면 연예인들은 무조건 오는 거라는
나만 좋은 착각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시사회를 무지 많이 봤지만
'무대인사'를 경험한 사건(!)은 별로 없었다.
헌데 PIFF 기간 당시, 영화를 보지 않고도
배우, 감독들의 무대 인사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개막작 '가을로'팀의 무대인사밖에 보지 못했다.
김대승 감독과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무대로 나왔다.
유지태는 그 큰 키를 역시나
추스리지도 않고
흐느적 흐느적, 어눌하게 다가왔다.
그것도 멋지게.
울던 엄지원의 회식비 얘기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웃음이 났다.
그녀답게 귀엽고 조금쯤 서투르니까.
유지태는 그 얘기에 몹시 당황해서
눈 코 입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지태의 그 웃음기 배인 놀란 표정에는
쑥스러움이 한껏 실려 있었다.
엄지원의 말에 그는 곧,
90도로 허리를 굽혀
진지하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푸핫ㅡ
그 장면이 참, 눈에 선하게 남고 이상하게 가슴에도 남아서 많이 웃었다. 여러 모의 그 엉뚱한 대처들이 명장면으로 남아 나는 결국 가을로 시사회에 대한 얘기를 유지태에 대한 단상으로 매듭지으며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