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그냥, 늘 보던 캄보디아의 유적?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다 비슷하기 때문에 오래 여행하면 오히려 지겨울 수가 있다고, 처음에만 와~ 놀라고 그 다음부턴 그러려니, 하게 된다고.. 다 그게 그거, 똑같다고.. 나는 그 사람들을 과감히 꾸짖고 싶다, 진정 캄보디아를 느끼고, 앙코르를 느꼈다면, 그런 말은 절대, 결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한 곳 한 곳 유적지를 들를 때마다 너무나도 색다른 느낌들, 과거의 목소리들을 들었으니까..
특히, 이 곳, 바욘 사원은, 가히 나를 가장 감동시켰고, Angkor의 기운을 가장 잘 느끼게 한 곳이다. 입구에서 와~ 그 누구의 말처럼 바욘의 규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나는 바욘으로, Angkor의 공간으로, 과거로 출발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그 곳의 내음,, 천년 전 과거의 독특한 향취를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엔, 정말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나는 그것의 위엄에 위축되어 있었다. 한낱 돌덩이에 불과할 수도 있는 그 일부에 다리가 아파도 앉을 수조차 없었으니까.. 천 년이나 후에 살고 있는 내가, 그 옛날 Angkor의 신성한 공간에 함부로 침범하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슬금 슬금 조용히 경내를 둘러보다가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아본다. 앙코르 유적 안에서 빙글 돌아보고, 팔을 활짝 열어본 적이 참 많다. 그렇게 하면 차갑기만 한 공기를 과거의 뜨거움으로 느낄 수 있을까 싶어서.. 그렇게 하면 천 년의 아름다움을 그 기운 그대로 마음에 담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계단을 한 계단씩 오르면서, 사원의 둥둥둥둥 울려퍼지는 신성함을 체험했다. 여러가지 당시의 모습이 담긴 갤러리를 거닐면서, 시장의 북적임, 민중들의 목소리들, 전쟁의 소란스러움, 긴박함을 그대로 들어보고 싶었다. 그 움직임들을 나는, 귀로 듣고 싶었다. 한 사람의 목소리라도,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공유하고 싶었다. 간간이 나의 환상일지 모르는, 주황색 옷을 입은 승려들이 나의 앞뒤를 지나가고, 알아듣지 못할 말 소리들이 들렸다. 마치 꿈을 꾸듯이, 그들은 나를 휙 통과하기도 하고, 천 속에 손을 넣은 채로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고 있었다. 우리가 놀라워하며 앞을 지나지 못하는 갤러리도 벽을 지나치듯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너무 갈망하여 헛것을 본 것일까, 아니면 피곤함에 지친 내 몸이 잠시 눈을 감고 천 년의 과거로 떠났다 온 것일까..? 만약, 이것이 정말 내가 겪은 현실이었다면? 하하, 근데 아무도 믿지 않겠지? 나조차도 믿기지 않으니.. ^^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천년의 세월을 넘는 것이..?
앙코르는 나에게 자꾸만 욕심을 부리게 했다, 번번이 나는 마음만큼 알 수 없음에 실망도 했지만, 그 기운과 감촉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음에 나는 감사한다. 과거의 목소리를 들었음에 감사한다. 나를 그 곳에 보내주신 그 분께, 그리고 천 년의 세월에 나를 초대해준 앙코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