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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김래원, 내 느낌대로 산다.

이주연 |2006.11.15 01:39
조회 59 |추천 3

COVER STORY

김래원, 내 느낌대로 산다.
HE WOULD LIKE TO LIVE AS HE FEEL

 


 

짧지 않은 사진촬영시간,

그가 특유의 귀여운 웃음을 지으며 스태프들과 넉살좋게 장난을 쳤다.
스물여섯살의 건강한 에너지가 스튜디오에 가득찼다.
순간순간 그의 얼굴이 그가 맡은 작품 속의 캐릭터들과 겹쳐졌다.
하지만 인터뷰 시간,

어쩐지 그의 얼굴에 미소조차 희미해 진 것 같아 처음엔 긴장했다.
'인터뷰어는 최대한 인터뷰이의 영혼의 빛깔을 알아야 한다'는 식의

시답지 않은 얘기를 했던가.
말을 아끼던 그가 기자의 초라한 채근에 자신의 속내를 조금은 비쳐보였다.
아니, 일상인으로서의 그를 살쩍 보여주었다.
그중엔 '절대비밀'도 있고, 바로 전날과 전전날,

그가 다른 매체 인터뷰를 끝낸뒤 혼자 인근 미술관을 구경했던 일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재미없는 제 얘기보다 영화 얘기 많이 써 주세요."

그가 마지막 인사 겸 당부를 했지만,
"TV 코미디 프로그램이 왜 웃긴지 모르겠다"
"폼 잡고 찍는 잡지 사진보다 여권사진 찍는게 더 편하다"와 같은

그의 영화 밖 사담들이 뇌리에 오래 맴돌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김래원, 당신은 어떤 사람이지?'

 


 

"전에는 제 삶을 10이라고 봤을때 일이 9였던 것 같아요.
어쩌면 10일 수도 있구요.
감히 말하자면 제 삶이 '연기'였어요.
근데 지금은 5 정도로 두고 싶어요.
작품 안에서 사랑하고, 아파하고, 행복해 하고,
이런것 보다 한 5~10년 뒤 배우 김래원을 생각한다면,
지금 개인적 삶에서 그 모든 걸 경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중에 제 인생을 돌아봤을때도 그게 후회없을 것 같구요."


 

"제 눈빛이 스스로 마음에 드냐구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선하잖아요.
강석범 감독님은 저한테 시나리오를 건넨 이유가

'웃을 때 참 맑은데 눈이 슬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데.....
예전에 조재현 형이랑 드라마를 찍을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정말 미치도록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내는 장면이었는데,
대본에는 '바라본다'고 써 있었죠.
근데 모두 제가 울 줄 알았나봐요.
근데 그냥 미소지으면서, 웃으면서 바라보더래요.
그거보고 감독님이 "나이 속였지? 방송 나이지?" 농담하더라구요.
"네 나이에 그런거 모른다"면서.

 


 

이미 봤다고 들었어요.
네. 믹싱된 건 얼마전에 봤어요. 완성된 건 기자시사회때 보려구요.
'보고나서 마음에 들었다'고 모 인터뷰에서 얘기했더군요.
결과를 떠나서 이번 영화 하면서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서너달 '태식'으로 지낼 수 있었던 게 특별했구요. 개인적으로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몰랐던 부분들을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구요.
와, 그정도예요?
네. 되게 좋았어요.
살아오면서 몰랐던 부분이 어떤걸까요?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 소중함 같은거요.
얼마전 문근영씨를 인터뷰 했는데, 이때까지 상대 남자 배우 중에서 제일 편하고 좋았다고 하더라구요(두사람은 를 함께 찍었다).
아휴~ 예뻐.
이유가 궁금하지 않아요?
만만한가보죠.
하하. 그런게 아니라 연기하면서 무척 많이 배려해 주었다는 걸 알게 돼서 였대요.
잘 모르겠는데......
연기 욕심 무지 많죠?
그럼요. 누구나 다 그렇죠. 많이 비운 편인 것 같아요. 비울수록 채울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많이 비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장 큰 숙제인 거 같아요.


 


 

관련 인터뷰를 보니, "그동안 배우들과의 호흡이 뭔지 모를 정도로 다소 이기적으로 연기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했더라구요. 그럼 부터 상대와의 호흡을 많이 고려하게 됐다고 봐도 될까요?
어떻게 말씀 드려야 되지? 굳이 말하자면 에서의 연기는 이전과 좀 달라진 부분이 있어요. 그동안 '머리'로 연기했다면, 이번엔 '가슴'으로 많이 느끼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특별히 한 것도 없는 것 같구요. 전 답이 됐는데 너무 추상적인가요?
네... 무슨 얘기인지....(웃음)
'머리' 로만 연기하게 되면, 제가 준비한 연기, 제가 생각하는 연기만 고집해서 하는 거예요.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저를 맞춰주는 식의 연기패턴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많요. 근데 이번엔 주변 인물들의 연기를 받으면서 연기했어요.
그런데 달라진 시기가 생각보다 빠른 편은 아닌 것 같네요. 지금 연기 9년차잖아요.
늦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요. 물론 연기에 대해서 아쉬움도 있어요. '가슴'으로 느끼면서 하는 연기가 다 좋은 것 만은 아니더라구요. 너무 인물에 몰입돼 있다보니까 놓치고 간 부분도 있어요.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보이기 위한 연기'도 필요했는데, 몇몇 부분에서 너무 느끼는 대로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게 말하니 기대되는 데요. 참 타이틀 영상이 해바라기로 구성됐던데, 그건 차기작이 임을 암시했던 건가요?(웃음)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영화 계약을 헀어요. 그래서 표민수 감독님한테 "저 다음 영화가 라서 이렇게 해바라기가 많이 나오면 안될 것 같습니다" 얘기했죠.(웃음)
에서의 연기, 개인적으로 참 좋았어요. 본인 생각은 어때요?
잘 모르겠는데요. 나쁘진 않았는데, 끝난 다음에 미련도 있고 아쉬움도 있어요.
어떤 점이요?
그 드라마 자체가 가볍고 밝은 재미있는 드라마였어요. 제가 맡았던 그 친구한테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잖아요. 근데 너무 깊게 들어갔어요. 슬픔이 있어도 기쁨 안에서 슬픔을 표현했어야 되는데 말이죠. 그래서 처음 생각했던 밝은 부분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작품 선택은 소속사가 하나요?
아니요, 제가 다 결정해요.
데뷔이후 지금까지 하고 싶은 작품만 했나요>
아닌 경우도 있었어요. 되게 하기 싫었어요.
실제 성격과 너무 상반되는 캐릭터라서 그랬던거죠?(웃음)
네. 해 본적도 없었고...... 잘했죠.... 그죠? (미소)
지금은 낯가리는 성격이 많이 없어졌나요?
아뇨. 그렇지도 않아요.
저도 기자치고 낯가림이 있어서 인터뷰 오기 전에 걱정했었어요. (웃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제가 걱정되네요.(웃음)
최근에 곽지균 감독님을 인터뷰 했었는데, 찍을때 래원씨한테 미안했던 부분을 말씀하셨어요.
저한테 뭐가 미안하죠?
편집됐던 장면 중에 정말 혼신(?)의 연기를 펼친 장면이 있었다구요.
기억나지 않는데요. 감독님이 그렇게 얘기해 주시니까 감사해요. 저한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아요.
네, 많이 아끼는 눈치였어요.
지금 보면 징그럽다고 할 거예요.(미소) 그때가 열아홈, 스무살 때였으니까.
출연작 중에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작품도 있나요?
아뇨. 그리고..., 그건 별로 중요한 얘기가 아닌것 같은데요.
래원씨 연기를 보면 매번 굉장히 열심히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모든 걸 쏟아붓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제 좀 죽이려구요. 좀 비워둬야지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마저 채워주는데, 혼자 힘으로 채우려고 하니까 아마 보기에도 버거웠을거예요. 많이 비우려고 노력해요. 그게 제일 어렵더라구요. 아직 멀었죠.
처음 배우가 디고 싶었던 이유가 뭐였죠?
그런거 물어보시면 진짜 재미 없을텐데. 그냥 얼떨결에 했어요. 하다보니까 매력도 있고 저한테 잘 맞는 것 같구요. 중독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영화 보셨어요?
책은 봤어요.
책 보셨으면 뭐어........ 지금 배우 생활 하면서 참 즐거워요. 근데 확실하게는 모르겠어요. 좀 더 넓은, 높은 시각으로 저를 다시 바라본다면, 아니라는 판단이 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그런 생각 안들지만요.

 

 


 


신현준씨는 '김래원은 감독을 괴롭히는 배우'라고 말했던데, 그건 끊임없이 감독과 상의하면서 연기해 나가는 스타일이란거죠?
네. 피곤한 스타일이죠. 에서 제가 감독으로 나왔잖아요. 스태프들이 저런 감독하고는 작품 못한다고......(웃음)
좀 웃겼죠.(웃음) 그건 혹시 같이 작업했던 영화 감독 중 한명을 모델로 한 건가요?
짬뽕이에요.
어릴때 영화 감독도 꿈꿨다는 기사가 있던데?
아뇨, 그런 얘기 한 적 없습니다.
그런 근거없는 기사때문에 인터뷰를 싫어하는 건가요?(웃음)
아뇨, 괜찮아요. 지금와서 괜찮을 수도 있구요.. 배우는 보여지는 삶을 살잖아요. 저도 그랬던 것 같구요. 지금은 좀 느끼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렇다고 공인으로서 무책임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팬들이나 저를 봐 주시는 분들이 봤을때 굉장히 건강해 보이면 되잖아요. 내가 느끼는 대로 움직이고 행동해도 사람들이 손가락질 안 하고 '참 괜찮은 친구'라고 말 했으면 하는 게 최고의 바람이죠. 이런 인터뷰에서도 가식을 부리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요. 그렇게 살기 싫어요.
'보여지는 삶'을 사는 게 참 피곤하잖아요. 그 염증 때문에 반발했던 적은 없나요?
아뇨, 보여지는 삶을 살땐 완벽하죠. 오히려 완벽해서 부담스럽죠. 근데 그 완벽한 건 정말 완벽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별로 재미 없는 것 같아요. 그때 생각했던 완벽은 혼자만의 완벽이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때 완벽한거지 사실 가까이서 보면 아닐수도 있잖아요.
드라마는 시청률 공식 상 다소 뻔히 가는 한계가 있잖아요. 드라마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다른가요?
단순하게 말해서 드라마는 대본을 많이 보구요, 영화는 감독..... 그 외에도 많은 것 같은데요. 그냥 (결정해야 될)그 상황에 딱 드는 느낌이 있어요.
그럼 도 일단 강석범 감독님을 보고 결정했군요?
물론 시나리오도 중요하고요. 감독님하고 얘기를 많이 했죠. 처음에 싫다고 그랬어요.
아, 그래요? 살짝 놀랍네요.
아직 어디에도 얘기 한 적 없어요. 영화사에서도 포기했었는데, 제가 다시 연락했어요.
처음에 어떤 점이 싫었는데요?
그냥 '그랬다'고 하고 넘어갑시다. 완전 얼렁뚱땅 제 멋대로죠?(미소)
하하.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부터 내 안에서 쉽게 태식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이건 근거있는 얘기인가요?
물론 있었구요. 그리고 경험하고 싶었어요. 저도 혼자 산지 굉장히 오래됐고, 한참 시나리오 볼때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한테 가족이 뭘까? 말만 가족인가?' 사실 말도 별로 없고, 지금까지 살면서 제가 어떤 결정을 내릴때 가족하고 의논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부모님은 '자유방임주의'였군요.
좋게 표현하면 믿어주신 건데요. 제가 얘길 해야 하는데, 얘기한 적이 없어요. 스스로 늘 결정했거든요. 저는 그게 좋은 건지 알았어요. 중, 고등학교때도 어른스럽게 스스로 컨트롤하고 결정하고 했는데, 이제와서 보니까 그게 별로더라구요. 저한테 별로 행복하지 않았을 수도 있구요. 어떤 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가족들과 의논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일 수 있잖아요. 저는 그걸 모르고 살았더라구요. 그래서 가 더 의미 있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기도 해서 영화를 더 하고 싶었구요.
그럼 찍고 나서 '가족'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이 조금 정리가 됐나요?
네 , 가족의 소중함을 몰랐던 건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과는 좀 달랐던 것 같아요. 근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알았죠.
중학교때 농구 유학으로 서울로 온지 15년이 된거잖아요. 또래들보단 독특한 성장기를 보냈을 것 같아요.
그런 사람 많지 않겠어요? 평범하진 않죠. 계속 혼자 살았으니까.
외롭지 않았나요?
그게 뭔지도 몰랐죠. 못 느껴봤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외로웠던 것 같아요. 조금 외로움이 생긴것도 같구요.
자신을 컨트롤 하면서 지내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외부유혹에 시달릴 수 있고..........
외부를 제가 유혹했던 것 같은데요? 제 자신은 저 밖에 못 움직여요.
아까 사진 찍을때 손발을 보니까 굉장히 남자답더라구요.
이게요? 여자손이죠! (미소)
큼직큼직해서 배포가 넓을 것 같은 인상이에요. 그리고 말을 잘 안하는 사람들이 알고보면 상황을 머릿속에서 모두 캐치하고 주변을 배려하는 경우가 많잖아요.(웃음)
전혀 없어요. 생각보다 굉장히 단순해요. 근데 제가 생각을 무지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인대요. 이번 영화하면서 정신이 많이 다운됐죠. 그래서 다음 작품은 좀 밝은 걸 하려구요.
드라마 이 다음 작품 아니었나요?
네. 은 좀 미뤄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제가 힘들더라구요. 축축 처져있고, 약간 우울하고, 생각해보니까 작품 하고 나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밝게 움직여요. 여행도 가고, 친구들만나서 일부러라도 더 얘기 많이 하구요.
는 정말 정말 몰입했군요.
저는 원래 하던대로 몰입했고, 영화에서 제가 겪는 상황들이 많이 우울했죠.
에서도 눈물 연기가 기대돼요. 그동안 눈물연기에 관한 한 굉장히 다양하게 인상 깊은 모습을 봤던 것 같거든요.
나름 오래하면서 잔꾀만 늘어갖고 속이기도 많이 속였죠.(웃음) 이번엔 느끼는 대로 진실되게 했던 것 같아요.
개봉 앞두고 잠이 잘 안온다거나 떨리진 않나요?
전혀요. 너무 신기하죠?(웃음) 전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왜 영화 개봉 때문에 떨리고 잠 못 이루어야 하죠?
여러사람들의 이해가 얽힌 비즈니스이기도 하니까 배우에게 일정부분 미치는 스트레스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미소)
한번도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괴롭히는 말들을 해도 잘 들리지도 않는 것 같아요. 제 삶이 중요한 거겠죠.
그러면 작품평에 대한 기사들도 무심하게 흘려보내나요?(웃음)
아뇨, '무심'과는 다른 것 같아요. '연기가 좋지 않았다'고 하면, '아, 왜 안좋았지? 난 잘하려고 했는데..., 다음에 좀 잘할까?' 같아.(웃음)
하하. 그렇게 가볍게 떨쳐내는 군요.
아니, 하루정도는 술 마시죠. 그리고 '에이 모르겠다. 낚시나 하러 가자' 내지 '친구들하고 밥이나 먹자' 생각하죠.
낙천적인가봐요.
낭만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것과 동시에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아들, 좋은 오빠도 되고 싶어요.
그동한 슬럼프가 한번도 없었나요?
그런거 전혀 없었어요. 어우, 그러고 보니까 참 괜찮네. 긍정적이고.(웃음) 힘들다기 보다 이런 느낌은 있었어요. 하고 나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잖아요. 어느 순간 그게 없어진 걸 느꼈어요. 근데 더 좋아요.
실제로 보니까 래원씨는 만날수록 새로운 면이 많은 사람일 것 같네요. 잘 '읽혀지지' 않는 배우랄까.(웃음)
대개 제 또래 친구들이 읽기 힘들죠.(웃음)


글_심수진 기자/사진_목나정 PREM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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