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응원을 다녀왔다.
15일 밤 12시에 모여서 친구들하고 밤을 샜다. 밤새도록 떨었다.
추워서 떨었는지, 다음은 우리차례라는 생각에 무서워서 떨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새벽내내 싸돌아다니고 노래방도가고 편의점도가고 PC방도가고 밖에서 불도쬐고..썩 재밌진 않았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추억일라나?
새벽 3~4시쯤???인창고 앞에서 남보라를 만났다. 덕소고응원으로 왔다는데 우리랑은 다르게 고기구워먹는 드럼통에 불을지피고 의자까지 가져와서 앉아있었다. 얼마나 부럽던지... 아무튼 우리쪽은 불통에 불도 꺼져서 난감했는데 남보랭덕분에 기름을 빌려서 다시 불을 붙였다. 남보랭아니었음 휘모리 동생들이랑 같이 얼어죽을뻔했다.
그렇게 아침까지 버티다가 아침엔 인창중으로 옮겨서 수능 응원을 했다. 고사장 앞이 생각처럼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았다.
TV로 볼때는 시끌벅적 한것 같았는데...정작 인창중 앞은 동화고 밴드부 연주소리 빼고는 휘모리애들 응원소리밖에안들렸다. 다른학교는 어찌나 조용하던지...의욕이없어보였다.
그리고 고3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시작했다.
다른학교 고3이 엄마랑 얘기하면서 울고있는걸 보고 가슴에서 뭔가가 뚝 떨어지는기분이었다. 나는 내년에 어떤얼굴로 고사장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년에 웃을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래저래 응원도 끝나고 효찬이랑 나, 그리고 늦게 도착한 지현이만 남아서 뒷정리를 했다. 책상하고 박스를 차에 싣고나서 집에 돌아왔다.
버스정류장까지 걸어나오는 길에 부는 바람이 그렇게도 차게느껴졌다. 이젠 내차례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 바람이었다.
1학년인 효찬이가 짜증날정도로 부러웠다.
다녀와서는 하루종일 잤다. 일어나보니 수능시험이 끝날시간이었다. 일어난 후에는 TV를 틀지 않았다. 올해 수능은 어땠다느니 하는 얘기를 들으면 더 불안해질것같아서 였다. 아무일도없었다는듯이 씻고 밥먹고 컴퓨터하다가 학원가고... 하루일과는 똑같았지만 머릿속은달랐다. 학원에서는 오늘 수능시험 수리영역 시험지를 풀었다. 이용국은 술술 푸는데 왜 난 막히는건지.....수업끝나고 악에받쳐서 12시까지 혼자 풀어봤는데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오늘도 내 핸드폰의 D-364라는 숫자는 D-363이 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도 이제 끝났다.
신입생에서 동아리 기장이되고 2학기 반장이 되고 어느새 2학년이 되고 선배가 되고 학교일에 있어서 책임자가 되고. 옛날엔 이해하지 못했던 선생님들이나 선배들 말을 이해하게 되고...
고등학교에 와서 겪은 이 모든게 책임감을 배워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새로운 책임감을 받아들일 때다.
자고일어나면 왠지 다른생활이 시작될 것 같다. 여전히 점심시간엔 축구하고 수업시간엔 엎드려 잘지 모르겠지만, 요즘들어 부쩍 바뀌어가는 교실 분위기에 좀더 빨리 적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 삼천포로 빠져서 뭔 개소리가 이렇게 많아졌는지.
누가 이거보고 "닥치고 공부." 라고 하면 할말이없겠다.
아무튼 오늘은 잠도안온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