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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대 교수님 일동 성명서

김도현 |2006.11.18 15:47
조회 258 |추천 6


성명서

- 최근의 초등교원 임용 관련 사태에 대한 우리들의 입장 -

 

우리는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양성기관의 교수들로 지난 수십 년 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가와민족의 미래를 짊어진 교육 역군을 배출하는데 커다란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와 교육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 달 말에 발표된대로 내년도 초등교원 임용 정원이 급감됨에 따라, 우리나라 초등교육의 미래가 암울해졌음은 물론 학생들의 휴업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이 사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혀 파행적으로 치닫는 교육 정책이 제자리를 잡고 휴업 중인 학원이 정상화되기를 촉구한다.

 

첫째, 현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교육정책을 졸속으로 운영한 정부에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전년도에 비해 반 이하로까지 줄어든 임용정원을 놓고 당국에서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를 주요 이유로 들지만, 전후 상황을 따져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내년도 초등학교 취학아동은 6년전에 태어났으며, 올해 임용고사를 치르는 대학 4학년 학생들은 4년 전에 입학하였다. 따라서 초등교원의 수급 상황은 그 이전에 이미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는 향후 초등교원의 안정적 수급에 어려워질 것을 염려하여 입학정원을 늘리고 편입생을 선발할 것을 종용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그런 장려책과 유도에 의해서 입학한 우수한 자원이 임용고사를 치르게 되는 올해, 그것도 시험을 겨우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임용정원을 대폭 낮춘 것은 정책 실패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둘째, 2 : 1 에도 못 미치는 경쟁률을 놓고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경쟁사회에서 이기적인 태도라고 매도하는 일은 교육대학교의 사정에 어두운 처사이다. 초등교육은 원칙적으로 교사 1인이 전 과목을 가르치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학에서의 교육과정 역시 국어나 수학, 사회 같은 주지과목은 물론 음악이나 체육 같은 예체능과목, 교직을 수행하기 위한 교직과목 등을 두루 이수하도록 구성된다. 따라서 교육대학은 중등교원을 양성하는 사범대학과는 달리 어느 한 교과로 집중하여 전공을 심화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되며, 교사로의 진로가 막힐 경우 대체 직업을 갖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교육대학교가 여느 4년제 대학처럼 부전공 제도를 시행할 수 없는 것은 바로 특수목적을 지닌 목적형 대학임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목적형 대학은 그 목적을 이룰 수 없을 때 곧바로 무용하게 되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든 그 분야의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어서 결국 낮은 경쟁률이라도 방치되면 수년 안에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게 된다. 만일 이러한 사정을 모른 채 교육대학교 구성원들을 단지 정당한 경쟁률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한다면 우매한 일이며, 목적형 대학교의 특수한 상황을 악용하여 향후 높은 경쟁률을 조장하려 든다면 졸렬한 짓이다.

 

셋째, 교육은 교육 이외의 논리만으로 설명될 때 생명력을 잃게 된다. 교육이라 함은 어떠한 경우이든 과거의 경험을 현재에 가르쳐서 미래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은 당장의 비용과 효과만을 따지고 들 때, 어쩌면 가장 비경제적인 영역일 수도 있으며 특히 그 효과가 더디 나타나는 초등교육의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렇지만 평화 시에 군사력을 키우지 않으면 국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처럼, 현실적 어려움을 방패삼아 교육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교육의 생명과 우리의 미래가 공멸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는 지난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시절 학급 당 학생수나 학교 시설 및 기자재 등의 교육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사실을 알고 있으며 또한 감사히 여긴다. 그러나 현재의 임용관련 사태에서 보듯이, 현 정부가 주로 재정상의 이유를 들어 교육여건의 악화를 방관한다면 지금까지 점진적인 개선을 이루어 온 우리 교육의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임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상의 입장에 따라 교육당국에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교원 수급 등 중요 교육 정책에 있어서 신뢰할 만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여 사전예측이 가능하도록 공표하여야 한다. 학생들의 입학 시점에서 졸업 후의 수급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대비하여야 불필요한 인력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올해 연말까지 수급계획을 확립해줄 것을 요구한다.

 

하나, 현 사태를 거울삼아, 사용가능한 모든 법률적, 행·재정적 수단을 동원하여, 적어도 재원부족을 이유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법의 개정이나,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GDP 대비 교육재정의 6% 확보, 이른바' 학급총량제'의 폐지 등이 이루어져야 하며, 교육대학교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데 따른 재정 보전 방책을 강구해줄 것을 요구한다.

 

하나, 현재의 교육대학교에는 동서고금의 어떠한 교사 양성기관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있는 바, 이러한 상황을 십분 활용하여 교육의 질적 비약을 가져올 계기로 삼아야 한다. 수급불균형과 같은 정책실기로 인해 향후 교사를 지망하는 인재들이 교육대학교를 외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는 교사 양성기관의 교수들로서,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간에, 이러한 사태에 직면하게 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유감을 표한다. 지금도 강의실 밖에서 이 문제를 심려하고 토론하고 있는 학생들 역시 우리의 충정을 십분 이해하여 강의실로 되돌아올 것을 간절히 고대한다.

 

2006년 11월 17일
대구교육대학교 교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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