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은 감히 내 앞에서, 니이름을 말하는 사람이 없었어.
적어도 내가 먼저 말하기 전까진 아무도.
우리 일을 알만큼 나와 가까운 사람이라면,
니 이름이 아직도 나한테 어떤 의민지 그것도 잘알고 있을테니까..
생각해 보면 미안할 정도로 내 주위사람들은 나한테 조심해줬던 거 같애.
그래서 오늘이 처음이었어.
누가 불쑥 니이름을 꺼내는 일은.
너와 우연히 알게 됐다는 어떤 사람이.
회사선배,라는 어떤 인간이 나한테 그렇게 말하더라.
은정이 하고 친구라면서..
그 뒤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어.
니 이름 그리고 친구라는 말.
몸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거 같기도 했고,
바늘같기도 하고.. 솔방울같기도 한 것이..
허리부터 등줄기를 타고 머리 끝까지 오르는 거 같기도 했어.
그래서 후들거리지 않기 위해서 온 몸에 힘을 주고 서 있었는데,
그 선배, 바보같은 인간이 다시 한번 또박또박 말해주더라.
자기가 말하는 한글자 한글자가,
그때마다 내 척추를 꼭꼭 찌르는것도 모르고.
은정이.. 김은정.
나는 그 바보같은 선배가,
다시는 니 이름을 말하지 못하도록 뭐든 말을 해야겠다 싶었고
그래서 서둘러서 대답했지.
"예. 알아요. 알죠. 안다구요.."
은정이라는 이름을 듣고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있겠니..
세상에 수천만명의 은정이가 있다고 해도,
나한테 은정이는 바로 넌데..
그런데..
그런데 너는 그 선배한테.. 아무것도 모르는 그 바보같은 사람한테..
우리가 친구라고 나를 소개했구나..
내 이름을 말했겠네..
"아.. 누구요? 걔 저랑 친구에요."
그렇게 말했겠네.
그래..
나도 그렇게 말하면 되겠다.
오늘 같은 일이 다시 생기면,
"예. 은정이는 제 친구에요."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친구니..
너무도 만나고 싶었는데..
꿈에서도 간절하던 당신이었는데..
당분간은 만나지 않아야 되겠습니다.
당신은 준비가 되었는데..
나는 그렇지가 않은것 같아서..
사랑을 말하다.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