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선진국이다. 참 기분 나쁘게도. 그러나 사실이다.
1. 공원
공원이 많고도 다양하다.
집 옆 주오 공원에는 긴 미끄럼틀이 있다. 길이가 100 미터 될 것 같다. 미끄럼틀은 쇠봉이 달려서 위에서 밑으로 저절로 내려 가게 되어 있는 구조물이다. 이 구조물은 실제 지형을 그대로 이용하고 나무들도 원래 있던 그대로 이용해서 마치 네버랜드의 피터팬의 집 같은 느낌을 준다.
또 취사장도 있다.
불을 땔 수 있는 화덕과 급수 시설이 있어서
밥이나 간단한 음식을 직접 해서 먹을 수 있다.
장작은 근처 숲에서 마른 나무를 주워다가 불을 피울 수 있게 되어 있다.
가족과 함께 이곳에 오면 아이들은 미끄럼을 타면서 즐겁게 놀 수 있고
가을이면 도토리를 마음껏 줍고
불에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넓은 공터에서는 야구, 축구도 할 수 있다.
간단한 준비만 한다면 주말을 가족과 함께 한가하고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
우리 나라 문화가 소비지향적이라는 말을 절감할 수 있었다.
가족 주말 나들이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동물원, 놀이 동산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하루를 평화롭게 보낼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나라다.
2. 자원 봉사
무료로 일어를 배울 수 있는 공민관과 국제 교류센터가 10여 곳에 이른다.
그 곳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사람의 숫자도 정말 많다.
주로 한가한 퇴직자들이나 가정 주부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 한다.
또 가정 주부 외국인을 위해서 일어 수업 때 탁아 자원 봉사자도 따로 있어서
유치원 이전 아이들이 있는 주부들도 아이를 잠시 맡겨 두고 일어 공부를 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자원봉사지만
배우는 나는 아이들이 아프거나 유치원 면담 같은 일이 있으면 빠지지만
가르치는 자원봉사자들은 결코 쉽게 수업을 빼 먹지 않는다.
3. 구급차
오래 살지 않았지만 길에서 구급차를 한번 만났다.
뒤에서 구급차 소리가 나길래 차를 천천히 운전하면서
구급차가 쉽게 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바깥 쪽으로 차를 붙였다.
잠시 뒤에 보니 나 뿐이 아니라 도로 위의 모든 차들이
마치 홍해의 물이 갈라지면서 길이 생기듯
각자 양쪽 차선 쪽으로 최대한 붙으면서 2차선 가운데로 구급차가 갈 길을 만들었다.
거의 대부분의 차들이 거의 정차하다 싶이 속도를 줄였다가 구급차가 지난 뒤
운행을 시작했다.
4. 곤충 채집
이 동네는 방역을 안 한다.
우리 나라에서 방역할 때 마다 왜 저런 짓을 하나 싶었는데
이동네 와서 보니 왜 하는지 절감했다.
방역을 안해서 여름이면 모기 떼들 때문에 정말 살기 쉽지 않다.
그런데 그 모기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집 앞 담장에 도마뱀이 기어 다니고
아이들은 까르푸 옆 실개천에서 가재를 잡고 낚시질을 한다.
풀이 있는 곳엔 사마귀 같은 곤충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여름내 곤충 채집한다고
망들고 돌아 다닌다.
5. 시민의식
8월에 불꽃 놀이에 놀러 갔다.
좁은 골목길 한쪽에 수천명이 길게 앉아서 구경을 했다.
일본 애들 하고 다니는 것 보면 참 못 봐주게 웃기게 하고다닌다.
먹을 것을 잔뜩 싸 들고 오지는 않았지만 더운 여름이라
맥주를 마시는 청춘 남녀들이 참 많았다.
1시간 지난서 끝나고 집으로 돌아 갈 때.
모두들 비닐 봉지에 지가 먹은 것을 다 챙겨서 딸랑 딸랑 들고 간다.
중간에 쓰레기통 없다. 집까지 들고 간다. 징한 놈들.
500미터 정도를 걸어서 지하철 역으로 가는 데
쓰레기 하나 없다.
생긴 것들은 진짜 지 멋대로 웃기게 하고 다니던 그 어린 놈들도
지 먹은 것은 쓰레기 다 챙겨서 돌아 갔다.
챙기는 척 하다가 골목 으슥한 곳에 버린 봉지 하나도 안 보인다.
삶의 질이라는 것이 혼자 열심히 돈 아끼고 모아서 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가는 것도 참 중요하다. 오히려 나 혼자 집 사고, 땅 사면 행복해 질 수 없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는 행복의 첫째 조건이 가까운 곳에 자연이 있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놀 면서 튼튼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