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분한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헝가리 흥부선교사네 드림^^


아래 사진은, 급식 때 음식이 동이 나 늦게 온 사람들께 미안해 하는 나와 돕는 중국인 학생 '에밀리')
그날은 좀 일찍 남부역에 도착했는데, 그는 혼자 있었습니다. 무척 외롭게 보였지요.
"넌 대학도 4년까지 했는데, 왜 이러고 있니?"
그는 울면서 말합니다. 자기를 감싸주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모두 자기를 내팽개쳤다고.
"급식 시간에 내가 밥갖다 주곤 했던 지미마저 죽었으니, 나도 이제 끝장이야."
내가 말했습니다. "아띨라! 술은 먹지 말아야지. 이제 너도 새 삶을 살아야 되잖아?"
평소 말이 별로 없이 그저 빙그레 웃기만 잘 하던 그는 그날 참 많은 하소연을 제게 했습니다.
"너 아주 좋아졌어. 이렇게 말로 토해놓으니 희망이 있어. 말해! 오늘은 주일이니 예배드리러 가자."
이빨과 잇몸이 아파 퉁퉁 부은 얼굴로, 자기는 너무 아파 꼼짝도 할 수 없어서 교회는 갈 수 없다고 하여,
나는 뿌시뿌시를 해주며, "이쉬텐 알죤(하나님의 축복을)! 알다쉬 비케쉬그(평화를)!" 빌어줬어요.
그리고 나는 또 다른 노숙자들을 찾아 나섰는데, 멀어지고 있는 나를 그가 부릅니다.
"꺼띠! 고마워! 내 얘기 들어줘서."
그것이 정말 마지막 이었습니다. 다음 급식 날, 주변 노숙자들이 알려줍니다. "아띨라, 죽었어."
그도 존중받고 싶었을 것입니다. 한 사람으로, 존중받고 싶은 한 인간으로...
그의 마지막 말이, 그때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꺼띠! 고마워! 내 얘기 들어줘서."
지금은 제가 그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 아띨라! 고마워! 네 그 말, 눈물나게 고맙다!'
고마운 것은, 나도 존중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가 무의식중에 있을 때도 우리 부부는 그를 많이 돌봐야 했습니다.
알콜중독으로 몸은 퉁퉁 살진 것처럼 부어 엄청 무거운데, 온통 오줌 똥 싸서 누워있는 그를 들어올려
팬티니 양말이니 바지니 갈아입혔습니다. 너무 무거워 주변의 노숙자들에게 도움을 얻어가며...
그가 어머니의 죽음으로 뇌충격을 받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아 부다페스트 남부역에 흘러왔을 때부터
마리아-마르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나, 야노쉬 병원에서 다리 수술할 때도 병문안을 갔습니다.
똥통에 빠져서도 살아남아 16년 노숙자생활을 하다 마감한 지미에 비하면, 아띨라는 노숙자생활 2년만에...
그래도 노숙자들 중에, 금요 '우짜이(거리의) 교회'나 주일 '쇼 빌라고샤그(소금과 빛) 교회'에서
헌금을 한 사람은 아띨라 밖에 없었습니다. 수의과를 나와 경기장에서 말을 돌보았던 그는 연금을 받았는데
그것을 노리는 사람들이 참 많았지요. 착하니까 이용도 많이 당하고 도둑도 당했는데,
예배 때 양말 속에 구겨놓은 돈 2천 포린트(10불)를 헌금한 적이 있습니다.
아띨라... 미소지을 때는 정말 그 얼굴에서 예수님의 미소를 보는 것같았던 사람.
'고맙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
그마저 갔습니다. 이제 정말 부다페스트 남부역에 진치고 있던 비참한 노숙자들은 거의 죽었습니다.
참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좌우의 날선 어떤 검보다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히4:12)
남부역은 우리 '급식과 거리사역'의 출발지며, 가장 중점적인 곳이었습니다.
2년이 조금 지난 지금은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이십여 명의 노숙자들이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이불을 무덤처럼 덮고 아귀다툼을 하며 자던 곳엔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었는데, 이젠 깨끗히 치워져 옷가게와 모빌폰 가게가 들어서 활기가 넘칩니다.
난방 연통이 지나가는 계단에도 이십 여명의 노숙자들이 진치며 자리싸움을 했는데, 이젠 아무도 없어 설렁합니다.
경찰들도 쫓아내지 못하여 묵인해주던 노숙자들의 아지트, DDT가 하얗게 뿌려지고 오줌찌린내가 용천을 하던 곳,
우리가 해냈습니다. 아니, 주님의 사랑이, 하나님의 말씀이...
다른 역은 매주 한번 씩 갔으나, 남부역은 화, 금요일 가서, 예수님의 사랑으로 뿌시뿌시 해주며
급식하고, 옷갈아 입히고, 거리의 교회 예배를 보니, 말씀이 그들을 게으른 채로 가만 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떤 때는 남부역에 있었던 노숙자들이 말쑥해져 동부역 이나 서부역 급식에서 만날 때가 있습니다.
"나 지금 일하고 오는 중이야."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비록 그 일이 대단한 돈벌이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우린 말합니다. "와우~치노쉬, 죠노류, 티스타 버지!" 번역하면, "햐~ 넌 멋있어, 훌륭해, 깨끗해."
"나 요즘 살로(노숙자 수용소)에 있어서..."
그곳이 자유롭지 못하고 감옥소 같더라도 샤워라도 할 수 있으니 잘했다고 북돋아 줍니다.
그들 아지트를 쫓아낸 것같은 미안함이, 다행함으로 안도감을 갖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조그만 변화에도 알아주기를 원합니다. 사.람.은.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진짜 뿌시뿌시 하기 싫습니다.
양 뺨을 대고 뽀뽀 소리를 내며 하는 포옹은, 남자들 입김에서 시궁창 냄새가 나고, 이가 옮고,
그들의 수염과 털에 묻은 기름진 국물이 내 얼굴에 묻고...
나의 남편 흥부 선교사에게 뿌시뿌시는 여자 노숙자들에게만 해줘야겠다고 투덜대면,
그가 말합니다. "여보! 그게 우리 툴(Tool)이잖아?..."
그런데 진짜로, 뿌시뿌시 안하면 사역의 간절함이 사라집니다. 그 사람이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몸을 쳐서 복종하여 그래도 뿌시뿌시 하는 그 순간, 서로 느낍니다.
'그래요! 난 당신을 존중합니다.'
그도,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을 따라 지으셨으니까.
어떤 사람은 우리가 뿌시뿌시하니까, 없는 향수 대신하여 어디 화장실 방향을 뿌리고 오기도 합니다.
곤혹스럽지만, "햐~ 요 일러뜨(좋은 냄새나네)!" 하면, 흐뭇한 미소 짓습니다.
우리가 존중하는만큼, 존중받으려고 노력하는 그들이 되어 갑니다.
단순하고, 순수한 사람들... 그들 중에 우리의 동역자, 사역자로 길러지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비록 불편한 몸으로 돕다가 기기들을 떨어뜨려, 찬양가사를 띄우는 모니터 받침대도 깨지고
밥솥도 찌그러졌고, 커피보온기도 새서 못쓰게 됐지만...
지난 주 목요일 서부역에서 사역 세팅을- 흥부선교사는 음향기기를, 저는 급식기기를- 열심히 한 후
식기도를 하려는 남편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의 목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는데, 누가 손을 열심히 흔듭니다.
경찰이네요. 환한 미소짓고 있는...
이전에는 허락증 갖고 왔냐며 검사하다 실랑이까지 하던 그들이 이제는 한참 복음과 찬양을 듣고 갑니다.
기쁩니다. 이곳에서의 이방인은 나의 남편 흥부선교사의 말처럼, 바로 우리, 한국인 선교사 인데...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제 마음에 한 메아리가 울립니다.
"꺼띠! 고마워! 내 얘기 들어줘서."
'아니, 내가 더 고맙지...'
때때로 나.도. 존.중. 받.고. 싶습니다.
2006.11. 19 부다페스트에서,
저희를-주님의 일을 수종드는, 여러분을 대신하는- 존중하여, 또는
이 사역을 존중하여, 기도와 사랑, 격려와 물질을 보내주시는 교회와 가정과 개인 한분한분에게
그 후원과 동역에 깊이 감사드리며... 헝가리 흥부선교사 김흥근의 서명희 나눔.
(사역기록사진은, http://cyworld.com/euromission 에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