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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9-15-09-2000-Barcelona

강지선 |2006.11.23 01:41
조회 29 |추천 1
스페인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항상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흘러가 버린다 환상적인 재즈와 함께했던 지난밤 덕분에 늦잠을 자고 말았지만 바다와 함께하기로 계획한 하루를 생각하며 샹쾌하게 샤워하고 짐을 꾸렸다 너무도 상냥했던(그리고 잘생겼던) 프런트에게 어떻게 인사를 해야할지 고민하면서 내려갔건만 "Bye!" 한마디하고 키를 돌려주고는 돌아서고 말았다 우선은 무거운 배낭을 기차역 코인라커에 옮겨놓고 하루를 시작하기로한다 숙소를 나서서 까딸루니아 광장을 향하여 가면서 그동안 눈여겨 볼 여유가 없었던 Rambla 거리의 아침풍경을 천천히 여유만만 즐겨보기로 한다 밤에는 무명의 화가, 연주가, 퍼포먼서들이 가득매우는 거리는 낮에는 꽃집과 노천카페가 들어선다. 빛속에 반짝거리는 흐드러진 꽃들이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가득 담아달라고 난리다 그리고 그 거리엔 재래식 시장도 있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시장안에 발을 들여놓고는 저절로 흥이난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비슷하지만 바닥에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하고 과일, 생선, 고기 모든게 그들의 미적 감각에 맞게 열맞추어 이쁘게 정열되어있다 저절로 물건을 사고싶게 만든다. 특히 과일은 상상을 초월하게 값이 싸고 다양하며 고기 코너에는 돼지다리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하몬이라고 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제일루 좋아하는 고기로 종이처럼 살짝살짝 저며서 먹는다 과일을 사고 정말로 맛있던 그 카페의 Cafe con leche를 찾아갔다 여전히 멋있고 손빠른 바텐더 총각(?) 오늘로 마지막이니 다시 볼 수 없겠지? 너무 아쉽다. 이 커피맛은 절데로 잊지 못할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으로 가서 우선은 오늘 밤 떠날 기차의 Platform No를 check한다 Via10 그리고 출발시간은 20시 5분 "음 그래 10시 5분" 비극의 시작이었다 Coin Locker에 짐을 부리고 나오며 기차표를 챙겨 나올껄 후회했지만, 금방 잊어버린다 오늘은 건축 생각은 잊고 실컷 Sea Side에서 놀꺼니까 신난다! 야호 람브라 거리가 끝나는 곳엔 사자동상으로 둘러싸인 콜럼버스의 동상이 서있고 콜럼버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끝을 따라가면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이탈리아인 콜럼버스의 허황대보이던 꿈을 실현시켜주고 자기들의 영웅으로 바꾸어 놓은 스페인 사람들의 위대함이여! 얼마전에 개발되었다는 Sea Side는 해양박물관과 수족관, 영화관, 상점들의 복합시설로 건너가는 파도모양을 형상화한 인도교가 있다 그 인도교 주위엔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개인용 요트들이 다소곳이 돛을 접고 눈부시게 하이얀 자태로 열지어 서있었다. 베니스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가슴이 막 설렌다 기분좋은 햇살과 바다와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느긋함 속에서 갈매기가 사람을 무서워 않고 먹이를 먹고 노는 것도 앵글에 담아보고, 여행자다운 한가로움을 만끽한다. 유람선을 타려고 항구에 나가니 03:30발 배밖에 없다 앞으로 1시간. 우선은 표를 끊고 그 사이의 시간을 조금은 멀지만 Ciutadella공원에 가보기로 한다. 가우디가 젊은 시절 디자인한 분수의 조각이 압권이라고 한다 하지만 걸어갈만한 거리라 생각했는데 장난이 아니게 멀다 거의 25분 만에 도착해서는 다른건 볼 생각도 못하고 그 분수와 인공 연못을 찾았다 정말로 호방한 공룡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옆의 호수엔 급한 내 발길을 잡는 오리들 사람들과 함께 노는 오리들의 모습에 오리사진 찍느라 또 한참을 보내고는 택시를 타고 유람선 선착장에 간당간당하게 도착했다 무사히 유람선에 올랐다 1시간 30분 동안의 짧은 바다여행이지만 바다위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보았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대규모의 유람선들, 고기잡이 배들, 서핑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바르셀로나 해안을 따라 보이는 시내의 전경들 영원히 가슴에 기억하고 싶은 풍경들이었다 유람선을 혼자 탄 사람은 나뿐이다. 유난스럽게 열심히 돌아다니면 셔터를 눌러대는 것도 나뿐이다 오늘은 혼자인게 유난히도 스스로 거슬린다. 내 앞에는 멋쟁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단체여행객들이 무엇이 재미있는지 서로 깔깔거리며 수다가 끝이없다 내가 알고 있는 언어가 아니어서 어느나라 사람들인지 궁금했는데 그중의 한 할아버지가 내 옆으로 오더니 영어로 말을 시킨다 알고보니 네덜란드 사람들이다. 붙임성 좋은 할아버지 덕분에 즐겁게 여행을 마무리하며 나도 나이들면 동창생들 꼬셔서 세계 방방곳곳을 여행해야지 저렇게 유쾌한 모습으로..... 배에서 내리면서 슬슬 걱정이된다 썬블럭도 없이 시작한 여행인데, 오늘은 완전히 바닷 바람에 수면에 반사된 자외선까지 빠알갛게 잘익었을 얼굴과 팔뚝을 생각하니 한숨이 나온다. 그나마 내세울껀 하얀 피부 하나였는데.... 저녁이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구엘 저택을 보기로 한다 가우디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은행가 구엘 나 또한 그런 건축주를 갖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저택은 생각보다 너무 어둡다 말을 타고 들어와 지하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2층에는 집을 찾은 손님들이 기다리는 공간이 골목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발코니를 갖고 있었다 그 거실의 천정은 돔형의 천정에 색색의 글라스를 박아넣어 밤 하늘의 별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생각보다 규모는 작았고 매우 어두웠지만, 절제되고 균형있고 독특한 공간감이 인상적이었던 구엘저택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번갈아 설명해주는 이쁜 가이드의 정성어린 설명으로 여느 가우디 건물과 마찬가지의 독특한 굴뚝을 갖은 지붕 구경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제는 저녁을 먹고 기차역으로 가면 되었다 하지만 낮에 무리를 한 탓인지 다른 음식을 찾아 헤맬 자신이 없어진다 그래서, 오늘도 빠에야를 먹으러 사흘째 똑같은 식당을 찾는다 주문받는 몸매 넉넉한 아줌마가 얼마나 우스웠을까 늘 같은 메뉴로 빠에야와 Vino! 거나하게 취기가 오르고 이제는 이 도시를 떠나야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넉넉하게 9시에 기차역으로 돌아온 나는 앞으로 떠날 기차가 떠있는 전광판을 쳐다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눈씼고 쳐다봐도 Paris행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아까 플랫폼 번호를 확인하던 기차시간표를 찾아가 본다. 그리고는 22시발 리스트를 찾던 나는 갑자기 뒷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 되고 만다 20시와 22시 갑자기 아침에 내가 무슨 착각을 했으며 그 순간의 실수가 무슨 거대한 사건을 일으켰는지 깨닫는다 20시를 10시로 착감함으로 해서 기차를 놓쳐버린 것이다 정말로 눈앞에 별이 보인다. 눈물이 핑돌면서 말도 통하지 않는 이 도시에서 이 끔찍한 사태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그 순간에 난 차마 기도도 못했다 To Be Continued.....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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