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가 변하고 아름다움의 기준은 변하지만, 동안의 조건은 예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가장 쉽게는 3살짜리 어린아이의 얼굴을 떠올려 보면 된다. 성형외과에 온 환자들이 ‘이렇게 고쳐주세요’라고 주문하는 스타의 모습은 가만히 뜯어보면 동안의 조건과 일치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사소한 거짓말 한마디가 상대방을 무척 기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처음 만나는 사람이 여자인 경우에, 어쩌다 나이를 거론하는 일이 생겨 상대방이 “저 몇 살로 보이나요?”라고 물어보면 실제 가늠한 그녀의 나이에서 눈 딱 감고 5살 정도 빼고(10살 정도 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대답한다. 물론 선의의 거짓말이긴 하지만 즐거워하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다. 20대 초반에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30대를 넘어 만나는 사람들도 그 연배나 그보다 더 높은 연배로 업그레이드되면서 특히 그런 경우가 많아졌다.
그야말로 젊고 아름다워야 가치를 인정받는 요즘 같은 사회에서, 어려 보이는 동안(baby face)을 타고났다면 적어도 2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낳는다. 요즘 들어 효도 성형이 유행한다는데, 눈꺼풀 처짐과 눈 밑 지방 제거 수술에 처진 턱살 당겨주는 페이스 라인 업 수술까지만 받아도 가뿐하게 1000만원을 넘어서는 것.
미국의 트렌드 전문가 페이스팝콘은 『미래생활사전』에서 경제력에 따라 외모가 달라지는 앞으로의 세태를 예견했다. 미래의 하위 계층 코스메틱 언더클래스(Cosmetic Underclass)란 성형 수술을 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자기 나이만큼의 리얼한 외모로 살아가야 하는 계층을 뜻하는 것. 섬뜩한 얘기가 아닐 수 없는데, 요즘의 세태를 생각해보면 몇 년 내에 정말로 실현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동안의 조건
보통 동안이라고 말하는 얼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상안(이마), 중안(코를 포함한 중간 얼굴), 하안(턱 부분)을 놓고 볼 때 상안이 길고 하안이 작은 것.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동안의 또 하나 요소는 얼굴 비율이다. 어린아이는 얼굴의 가로 대 세로의 비율이 1 대 1인데, 성인 역시 볼이 통통하고 얼굴이 짧을수록 동안으로 보인다고 한다. 속설에 따르면, 둥근 얼굴과 크고 또렷한 눈 등 어린 동물들에게 나타나는 동안의 특성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방어 능력이 없는 어린 동물이 험한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사랑스러운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했고, 그래서 어떤 동물이든지 어린 새끼는 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는 논리다. 진실을 알 길이 없으나 일견 수긍이 간다.
예뻐지기보다 어려 보이고 싶다
요즘 성형외과의 트렌드는 미모가 아니라 ‘젊음’이다. 아직 팽팽한 20대인데도 눈가나 입가 주름을 없애달라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코면 코, 눈이면 눈을 무조건 예쁘게 고쳐 달라는 주문이 많았지만 지금은 젊어 보이게 변신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지난해 여성 잡지 뒤쪽 페이지를 풍미했던 ‘귀족 성형’을 살펴보자. 코부터 입꼬리까지 이어지는 팔자 주름을 도톰하게 해줌으로써 젊게 만들어주는 것인데, 자녀를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시킨 주부들이 이 수술에 열광했다고 한다. 아이의 입학을 매개로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타인과의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 주부들이 ‘젊어 보이는 엄마’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과감히 성형외과 문을 드나든 것.
어려 보이는 얼굴을 만드는 성형외과의 수술은 다양하다. 일단 이마는 지방을 채워 볼록하게 하고 처진 눈은 당겨준다. 돌출된 입은 팔자 주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고치고, 눈 밑의 다크서클은 애교살만 놔두고 움푹 파인 곳을 지방으로 채워준다. 마지막으로 나이가 들수록 코끝이 처지고 길어지는데, 이때 코를 살짝 들어주어 소위 ‘버선코’를 만들어주면 길이도 짧아지고 어려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영앤영 성형외과의 윤지영 원장에 따르면 젊어 보이는 얼굴로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이 고치는 부분은 눈 밑이라고 한다. 수술한 다음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분이기도 하다. 더불어 팔자 주름을 개선하는 수술 역시 반응이 좋은데 성형수술 했다는 인상은 남기지 않으면서 얼굴이 확실히 달라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안의 공통점, 긍정적 사고방식
동안을 유지하기 위해 꼭 성형외과 수술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 이번 칼럼을 위해 ‘동안’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들을 만나본 결과, 신기하게도 공통점을 뽑아낼 수 있었던 것.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는 긍정적인 성격이 그것이다. 편안한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게 되고, 결국 전체적인 인상까지 결정하게 된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알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