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전세계의 음악팬들은 'Eruption'이라는 채 2분이 되지 않는 짤막한 곡을 듣고는 모두 자신들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롤러 코스터를 타듯 현 위를 자유자재로 횡단하는 그 초절기교의 곳주 곡은 지미 헨드릭스 출현 이후 제2의 기타 혁명이라 할 정도로 모든 록 키드들을 황홀경으로 몰아넣었다. 연주자의 이름은 당시 21세에 불과했던 에디 밴 헤일런이었다. 그와 그의 형 알렉스 밴 헤일런이 이끄는 그룹 밴 헤일런은 순식간에 스타가 되었고 일렉트릭 기타 역사는 그의 등장으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버렸다. 그때부터 록 기타리스트들은 누구나 속주를 할 줄 알아야 했고, 남들보다 앞선 고 난이도의 테크닉을 연구해야만 했다. 1980년대 헤비메탈 그룹들의 공통분모였던 '화려한 손가락의 향연'은 그렇게 밴 헤일런과 함께 시작되었다.
지금 밴 헤일런은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인 에디 밴 헤일런은 오랜 흡연으로 발병한 암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그들의 음악을 대변해 줄 리드 싱어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비어있다. 허나 투병중임에도 에디는 엄청난 분량의 곡을 쓰는 등 왕성한 작곡 활동을 보이며 재기를 다지하고 있다. 팝 메탈의 창시자이자 일렉트릭 기타 사에 길이 빛날 명연을 남긴 밴 헤일런의 화려한 일대기가 비참하게 마무리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그들을 아꼈던 모든 이들의 같은 마음일 것이다.
-1983년의 마지막 날에 발매되어 스매시 히트를 기록. 기타 대신에 신서사이저 선율을 전면에 부각해 헤비메탈 곡으로는 이례적으로 빌보드 1위를 정복하는 이변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