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와 다른 것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 뿌리깊은 획일화의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피부색이 검으면 단번에 무시하고, 멸시하는 대한민국...
은 2002년 부터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작으로 이루어지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권리'에 관한 모든 이야기다. 정곡을 예리하게 찌르는 감독은 시선이 모르고 있었던 혹은 잠자고 있었던 나의 지성과 감성을 흔든다.
첫 번째 이야기
잠수왕 무하마드: Muhammad, the hermit king/감독 정윤철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인 무하마드..
따뜻한 눈매와 잘생긴 외모도 검은 피부로 인해 무시당하고, 유린당한다.
이제 더이상 한국인은 일하지 않는 유독성 가스 공장에서, 별로 소용도 없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늘 혼나는 무하마드..
그러나 그에게는 그만이 비밀이 있다. 아침에 물에 들어가면 저녁에 나올 수 있는 그의 잠수 실력..물을 사랑하고, 물에만 들어가면 행복한 무하마드..
무하마드는 일하기 위해 공장을 들어갈때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 물에서와 같은 몸의 상태로 일을 한다.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일할 수도 없는 그런 환경인 것이다.
외국인노동자들을 무시하는한국인의 태도는 정말 이해불가다. 그들은 우리에게 도움도 주고, 그 도움으로 돈을 벌기위해서 한국에 온 것뿐이다. 우리에게 피해를 줄려고 온 게 아니다.
무하마드같은 친구를 만나고 싶다. 조만간 나에게도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 이야기
소녀가 사라졌다 : The Girl Bitten by Mosquito/감독 김현필
소녀 가장인 선희..소녀 가장이라는 타이틀은 언제나 그 아이를 따라다닌다. 평범한 여고생일 뿐인데..
도움인지, 동정인지..많은 손길들이 그녀에게 다가오지만, 하나도 고맙지 않다. 좋아하던 교회 오빠가 유학간다는 말에 캠코더를 선물해 주고 싶지만, 너무 비싸 쉽게 살 수 없다.
전기도 끊기고, 촛불로 밤을 밝히는 선희..
촛불을 켜놓고 잠던 밤..집에는 불이 나고, 선희의 집주변에는 반달곰이 어슬렁거린다. 선희는 한줌의 재로 사라진 걸까? 아님 곰으로 환생한 것일까?
알수없다. 단지 사라졌을 뿐이다.
세 번째 이야기 /감독 노동석
엄마의 홈웨어도 럭셔리하고, 아파트도 크고, 그 집의 아이가 생일인 것같다. 사립초등학교의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여자친구를 데릴러 간 경수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등장하는 경수..그의 옆에는 예쁜 흑인 소녀가 서있다.
일대파란이 일어나는 생일 파티..
엄마는 영어학원 피오나 선생님의 딸이 흑인이라는 것에 놀란다. 백인과 흑인이 결혼해서 흑인이 나온게 이상하다는 듯, 학원에 전화를 하고, 네이버 지식검색을 하는 엄마.
경수의 친구들은 흑인소녀의 피부가 검다고 놀린다. 한 명이 강하게 나오니, 다른 아이들은 덩달아 합세한다.
내가 경수의 엄마라면 너무 반갑고 좋을텐데..경수의 엄마는 왜 그런 걸까? 피부가 검은 건, 그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그렇게 타고난 걸 어떻게 하라고..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되는데..
황인종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편견이 없어 오히려 기득한 경수의 험난한 인생은 시작되고, 색깔은 내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 아이의 노래가 귓전을 맴돈다.
네 번째 이야기
당신과 나 사이 : Gap/감독 이미연/김태우,전혜진 출연
제일 와닿지 않는 소재였다. 육아와 가정주부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쉽게 직장을 그만 둔 아내..아이도 크고, 그녀는 직장을 다닐까 생각중이다. 반대하는 남편..대화의 출구를 찾지 못한 부부는 각자 딴소리만 할 뿐이다.
거의 2년을 넘게 쉬던 가정주부가 과연 직장을 구할 수 있는가? 무슨 자격증인 지는 몰라도, 어떻게 직장을 구한단 말인가?
일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슨 일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직장은 가지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 피식 웃음만 나더라..뭘 알고, 만든건가?
꽉 막히고 비합리적인 남편도 문제지만, 뭘 모르는 아내가 내게는 더욱 답답하다.
다섯 번째 이야기 < BomBomBomb >/김곡,김선
게이인지, 트렌스섹슈얼이 알 수 없는 마선은 학교 아이들의 끊임없는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한다. 아이들은 마선의 바지를 벗기거나 입에 담지 못하는 욕을 해댄다. 그러나 가만히 있기만 하는 마선..너무나 익숙한 일상이라, 그렇게 사는게 인생인가보다 생각하는 것같다. 그것을 지켜보는 마택은 내심 마음이 쓰인다. 학교 밴드부에 들기위해 오디션을 보러간 마택은 우연히 마선을 보게되고, 베이스의 마택, 드럼의 마선은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루게 된다. 서로 말도 없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없지만, 그들은 음악을 통하여 깊은 교감을 한다. 이런 그들의 연주활동은 스캔들로 비화되고, 마택은 친구들의 왕따를 피하기 위해 마선을 버려야한다.
학교에서의 최고의 형벌인 동물원..
교실에는 마선이 혼자있고, 아이들은 문을 닫고 창문으로 마선을 조롱한다. 정말 저럴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모두들 하나가 되어 마선을 괴롭힌다. 마선은 어떤 마음일까? 저 아이들은 다 죽이고 싶겠지..
동물원의 상황은 계속 벌어지는 가운데, 마택이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간다. 마선의 친구가 되는 마택..
마선과 마택은 반나체로 연주를 하고, 창문밖의 아이들도 나체로 열광한다. 교실은 어느새 무대가 되고, 창문밖의 아이들은 광란의 팬이 된다. Bom, Bom, Bomb..폭발한 것이다. 환상인가? 현실인가?
나와는 다른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떠한 행동을 할 권리도, 의무도 없다. 그러나, 성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응징하는 사람들..이 무슨 횡포인가? 소수자에 대한 다수자의 횡포는 언제쯤 사라질 것인가?
여섯 번째 이야기 나 어떡해 : An Ephemeral Life
/감독 홍기선/정진영, 오지혜 출연
비정규직의 처참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머니의 임종이 와도, 비정규직 아들은 갈 수 없다. 하루를 빠지면 거의 4일치의 수당이 감해지고, 눈치볼 곳도 많다. 아내는 식당에 일을 하러 다니지만, 좀처럼 살림이 좋아지질 않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비정규직은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성경을 빌리기 위해 도서실에 가보지만, 회사 도서실은 오직 정규직만을 위한 공간이다.
비정규직의 등장만으로 도서실의 사서는 매몰차게 쏘아부치고, 이사님에게 전화를 하고,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깡패 취급하듯 끌려나가게 만든다.
정말 저럴까? 비정규직은 도서실 이용도 못하는가? 웃긴다. 비정규직의 선봉에 있는 직종이 사서인데..
영화 속의 사서는 정규직인가보다. 그러니, 그렇게 개념이 없지..
비정규직은 악습은 이어지고, 빈곤은 빈곤으로 아들 세대에게 물러진다. 능력이 그 정도이기때문에, 비정규직이 될 수 밖에 없는가? 개인적인 능력이 탁월하다면 당연히 정규직이 될 수 있는가?
영화 속에서도 비정규직에 대한 모습은 기준 이하를 지칭하는 단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신분(?)의 벽은 높아만 가고..비정규직은 어디에서도 하소연할 길이 없다. 하소연하면 짤릴 뿐이다. 그러면 또다른 비정규직을 찾아 헤매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한국사회의 엄연한 노동자의 현실이다.
럭셔리하고 좋은 환경의 사무실, 억대의 연봉은 그냥 보기 좋으라고 TV에만 나오는 환타지인가 보다.
세 번째 시선 (If you were me 3)
제작사: 국가인권위원회
상영시간: 106분
제작년도: 2006년도
2006.11.24.금/01:00pm/하이퍼텍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