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를 만난 후
나는 내 어둠 속을 헤치고 죽음처럼 숨쉬고 있던
그 어둠의 정체를 찾아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것들,
지독한 어둠인 줄 알았는데
실은 너무 눈부신 빛인 것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게 어둠이 아니라 너무도 밝은 빛이어서
멀어버린 것은
오히려 내 눈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나는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으리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순간 신의 영광을 이미 나누고 있다는 것을
나는 그로 인해 깨달았으니까.
그는 이제 내 곁에 없지만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를 만날 수 있었던 행운을 내게 주신 신께
아직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