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고 비흡연자이고 담배연기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자기들 흡연권만 주장하면서 꽁초든 팔을 앞뒤로 흔들며 걸어가 -_-
불똥으로 내 옷을 공격할 듯한 자들도 싫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호흡기가 안 좋아서 옆에서 누가 담배를 피면 아주 괴롭습니다.
이런 저이기 때문에
(남녀 상관없이) 사람 많은 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저 혼자 좋자고 연기를 뿜거나
폐쇄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았을 때 비흡연자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당연한 듯이 소위 '흡연권'부터 찾는 사람들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담배피는 여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잠시
공공장소에서 담배피는 '사람'에 대한 저의 시선을 좀 돌아보지요.
개인적으로
인터넷에서 흡연권-혐연권 토론이 일어나면, 흡연권을 혐연권과 동등한 것으로 보고,
나아가 자신이 비난받지 않고 탁 트인 곳에서 멋대로 담배필 권리를
간접흡연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조차 추구해야 할 '인권'으로 끌어올리는 분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간접흡연 기피자들의 혐연권은 침해받아도 좋은 사소한 취향이란 것인지 -_-+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흡연자 인구가 '성적소수자'처럼 극히 드문 것도 아니고, 심지어 어떤 인구집단에서는 과반수인 경우도 많아 그들이 모두 거리에서 마음대로 필 수 있다면 미성년자, 신체허약자와 임산부와 각종 간접흡연 기피자들이 아무 곳에서나 간접흡연을 접할 가능성은 너무도 많아지지요.
그런데 '대기오염에 비하면 새발의 피 아니냐?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도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편견이다'라며 자신들이 마음껏 연기를 피울 권리만 주장하는 남녀들...
정말 이기적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그리고 저도 아무리 간접흡연이 해로워도
직접흡연은 몇 배 더 해로울 수밖에 없다고 알고 있고
직/간접흡연 모두 여러모로 여성의 건강에 더 해롭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이를 가질 가능성은 물론이고, 아이를 갖기 전이나 후의 경우도 흡연여성에게 피임약의 치명적인 부작용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는 등등.. 여러 신체적 취약점과 충돌하죠.)
그런데 머리가 커지고 사회생활을 하고
겉과 속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니
제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이렇게 자신이 담배필 권리를
주변의 간접흡연 기피자들(심지어 자신에게 소중해야 할 사람들에게까지도)을 무시하면서
'비난받지 않고 연기피울 흡연권' '공기중 일부 흡연자 담배연기는 매연에 비하면 새발의 피'
등의 당혹스러운 키워드를
열심히 관철하는 신념을 가졌던 일부 '남자'들조차
본인들도 자신과 같이 공개적으로 담배를 피는 흡연여성을 싫어하더라는 것입니다.
자기 여자친구가 담배피는 것은 싫어하면서
여자친구나 다른 여성들 쪽으로 연기를 피우는 생활은 고집하는 남성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그 외에도 단순히 흡연여성을 '건강을 지키지 않아 예비엄마 자격이 없다'는 이성적인 이유로
못마땅해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담배피는 것이 보기 좋지 않고, 담배피는 여성은 행실도 이러저러할 것이라는 편견이 들어
싫어하는 남성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싸이도 말했죠. 본인은 대마초 피고 잡혀들어갔었으면서 -_-;
아름다움을 지키지 않고 양말냄새 풍기는 흡연여성들이 싫다는 말을 했죠 ^^;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역할이 모든 상황에서 100% 같지 못하고
그들을 평가하는 사회적 잣대도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어쨌든 거리에서 담배피는 여성을 때리거나 욕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조차
그녀의 미래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은 아니라는 것을
좀.. 솔직하게 바로 보았으면 좋겠네요 ^-^;
저도 소수의 담배 피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흡연이 추천할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친구들에게 끊으라고 강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해요.
친구들이 나를 간접흡연 시키지만 않아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정확히 맞진 않지만 좀 억지로 비유하자면, 동성애자 친구를 이해하지만 나는 이성애자니 나는 건드리지 마라-_-쯤 되겠죠 ^^;
그리고 분명한 건, 그 친구들 중 고등학교 때부터 저도 모르게 몰래 시작했다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 말을 들을 때까진 전혀 상상조차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담배 피는 여성들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 해당한다는 생각은 지금까지도 전혀 들지 않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