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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시리아나(2006)

윤상용 |2006.11.29 22:00
조회 49 |추천 0

 

제 목 : 시리아나(Syriana, 2006)

감 독 : 스티븐 개건

출 연 :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아만다 피트, 윌리암 허트 외

각 본 : 스티븐 개건, 로버트 베어

원 작 : 로버트 베어

기 획 : 벤 코스그로브, 제니퍼 폭스

촬 영 : 로버트 앨스윗

제 작 : 조지 클루니, 조지아 카칸데스 외

음 악 :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편 집 : 팀 스퀴레스

 

■ 시 놉 시 스 ■

 

석유, 미사일, 테러, 권력과 돈, 정치적 음모와 배신이 얽힌 4가지 이야기

 

산유걸프국의 음모가 난무하는 중동. 왕위계승자인 개혁파 나시르 왕자는 미국의 에너지 거대기업인 ‘코넥스’가 보유하고 있던 천연가스 채굴권을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중국에 넘겨준다. 이것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미국과 중동 간의 산업관계의 화근이 된다.

한편 영역확장을 꾀하던 ‘코넥스’는 카자흐스탄 원전의 채굴권을 손에 넣은 미국의 석유회사 ‘킬린’과 합병하고, ‘코넥스’의 법률회사 ‘슬로언 휘팅’은 중동과 중국의 거래를 저지하기 위해 중동 국왕에게 나시르의 동생을 왕위계승자로 간택하라는 압력을 넣는다.

 

첫 번째 이야기 - CIA요원 밥 반즈를 둘러싼 중동작전의 음모와 배신

밥 반즈(조지 클루니)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CIA 요원. 테헤란에 있는 두 명의 무기 밀매상을 암살하라는 마지막 임무수행 중 파란 눈의 이집트 인 손에 미사일이 들어가는 사고를 겪는다. 돌아오는 길에 나시르 왕자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그. 그러나 이 일로 밥은 자신이 평생을 바쳐 헌신한 조직에 의해 배신을 당하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 - 나시르 왕자의 자문을 맡게 된 에너지 분석가 브라이언 우드먼의 새로운 길

브라이언 우드먼(맷 데이먼)은 아내 줄리(아만다 피트)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제네바에서 살고 있는 에너지 분석가. 나시르 왕자가 개최한 파티에서 큰아들이 죽는 사고가 일어나고, 나시르는 브라이언에게 개혁적 사업을 제안하여 사고를 만회하려 한다.

 

세 번째 이야기 - 미국 대형 석유회사의 합병 문제를 담당한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의 욕망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는 ‘슬로언 휘팅’에서 일하는 야심만만한 변호사로 ‘코넥스-킬린’ 합병을 관리하는 중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두 회사의 합병에 관련한 조사업무를 하지만 실은 자신의 경력을 위해 두 회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네 번째 이야기 - 중동의 석유회사에서 해고당한 젊은 파키스탄인 와심 칸의 비극

아버지와 함께 ‘코넥스’에서 일하던 파키스탄인 와심(마자 무니르)은 중국이 채굴권을 인수하자 직장에서 해고된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이민노동자로서의 멸시뿐. 와심은 자신을 존엄한 존재로 취급하는 이슬람교 학교에서 위안을 찾고 그 곳에서 행방불명 된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 파란 눈의 이집트인을 만난다.

 

이 세 사건은 모두 미국과 중국, 중동 삼 개국 간의 이익관계에 얽힌 음모에 관계되어 있고,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삶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깨닫지 못한 채 음모로 움직이는 세계의 광대하고 복잡한 미로 속에 빠져드는 데…

 

▲ 우연하게 마주치는 세 주인공, CIA 요원 밥, 에너지 평론가 브라이언, 그리고 나시르 왕자.

 

■ 평 가 ■

 

먼저, 이 영화는 최근 개봉작이라고 하기엔 조금 날짜가 지난 영화다. 올해 초쯤에 개봉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싸이월드 오픈테마 클럽에서 시사회 당첨이 됐었으나 -_- 이런저런 사정상 못 봤던 영화... 하지만 솔직히 -_- 우연한 기회에 끝까지 보고나니 "그때 안본게 별로 후회 안되는군"싶은 영화다.

 

CIA 공작원으로 20년을 근무한 로버트 베어의 자전적 스토리, "아무것도 보지말라: CIA의 대테러 전쟁 최전방에 선 병사의 이야기(See no evil: The true story of a foot soldier in the CIA's War on Terrorism)"에 기초한 정치 드라마. 감독을 맡은 스티븐 개건이 "트래픽(Traffic, 2000)"을 각색한 양반이라는데, 사실 두 영화의 촬영기술이나 촬영방식이 매우 흡사하다. 즉, 이 영화도 거대한 주제에 있어 각기 다른 출발점에서 여러 사람들을 비춰보여주다가, 결국 한 곳의 교차지점에서 이들 모두가 만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또 다른 힘일 뿐.

 

사실 또 하나 이 두 영화가 유사한 점은, 결국 모든 이야기의 종착점엔 "어떠한 세력"이 이 모든 흐름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는 절대로 깰 수 없이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전에 혹자 말대로, "미국이 정말 무서운 점은, 그 최상층에서 누가 국가를 움직이고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해야할까.

 

이 영화의 포인트는, 결국 석유재벌이 어떤 식으로 중동 착취를 해 왔으며, 미국이 중동의 인권부분의 낙후를 지적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이익확대를 위해 그 발전을 "막아왔다"는 고백에 있다.

"앞으로 이 나라의 정치체계를 바꾸겠어요... 선거를 통해 국회를 열고, 여성을 비롯한 다수의 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죠. ..(중략) 그 외에도 많은 개방적인 조치를 단행할거예요... 하지만 왜 이걸 못하는줄 알아요?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면, 곧장 당신네(미국) 대통령이 우리 아버지(국왕)에게 전화를 해 압력을 넣기 때문이죠. 만약 이를 거부하면? 이를 거부하고, 지금처럼 이 나라를 위해 입찰제로 바꿔 해외 투자를 이끌어오고, 중국의 투자를 받기로 하면 순식간에 나는 공산주의자나 테러리스트로 몰리게 되죠. ...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겁니다."라고 하는 나시르 왕자의 말은 중동의 국제관계를 움직이는 데엔 사실 더 큰 어떤 힘이 존재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중국이 왜 지금 실제 그 가능성에 비해 덜 발전하는 줄 아나? 석유 때문이지. 중국이 만약 석유만 확보할 수 있었다면 그만큼 발전했을 것이고, 지금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하네."라는 미국 석유기업의 중역의 말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인 듯.

 

결국 감독이 분산시킨 이 다섯 명의 주인공도, 이 중동의 국제관계에 존재하는 중요한 관점들을 하나씩 대변시킨 것이라고 봐도 좋겠다. 즉 현장에서 뛰는 미국의 첩보원들(그리고 그의 주변의 미국 정치권), 미국의 석유 재벌들, 중동에 호의적인 선량한 미국인들, 중동의 개혁을 시도하려는 신진 왕족, .. 그리고 전혀 이러한 이념이나 반미, 테러와는 관계도 없이 살았으나 결국 자살테러에 몸을 맡기게 되는 평범한 중동인들...

 

▲ 평범한 직공이었으나, 결국 테러리스트로 변하게 되는 와심 칸. 그는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돌진하는가.

 

영화 자체의 문제를 보자. 굉장히 할말이 많고, 무엇인가 복잡한 이야기를 털어 넣어주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이해하겠지만 - 솔직히 한정된 시간 안에 너무 많이 이야기를 털어넣는 느낌이고, 네 곳의 이야기가 뒤죽박죽으로 전개가 되 솔직히 잘 분리되어서 명확하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게다가 이 카메라 관점의 이동(즉 네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로 건너뛰는 것)이 매우 중구난방하야 정신도 좀 없다. 트래픽은 안 이랬던 것 같은데말야.

 

▲ 자신이 왜,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모른채 평생 CIA에 "이용"당한 공작원, "밥". 평생 사선을 넘어온 그는 이것을 체질로 여긴다.

 

물론 나름으로는 상투적인 "미국적인 국가권력 아래의 자본가들, 그리고 이들에게 눌려 모든걸 알면서도 이들 말대로 해야하는 제3세계인들"이라는 테마를 덜 클래식하게 풀었고, 또 관객의 수준을 너무 얕잡지 않고 양쪽의 관점을 다 보여주려 했다는 사실은 높게 평가하겠다. ... 하지만 2시간 남짓한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시도한 것 같고, 또 이들 모두의 목소리를 들려주기엔 서로의 목소리 크기가 비슷하여 오히려 서로서로 방해를 하는 느낌이다. 정치학도로써 생각할 화두는 많이 던져주겠다만, 솔직히 "오락성"의 측면에선 아쉬운 점이 매우 많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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