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혁신을 추진하는 이유는 고객(국민)과 대화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행정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많은 혁신을 꾀하고 있는 산업은행만의 혁신 노하우를 살펴보았다.
산업은행은 1954년 창립 이후 시대의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혁신하면서 한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해왔다. 1950년대 전쟁으로 인한 피해 복구 및 자립경제기반 구축을 위한 산업자금 공급, 1960~70년대 수출전략산업 및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한 개발금융 지원, 1980년대 중화학공업의 고부가가치화, 1990년대 첨단산업과 사회간접자본 육성 및 외환위기라는 암초에 부딪친 금융시장의 해결사 역할 등을 해왔다.
지금은 중소·벤처 기업 육성과 기업 구조조정에 주력하는 한편, 고도의 파생 금융상품 개발과 PEF(Private Equity Fund) 도입 등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 1월 금융 글로벌화, 은행의 자금 중개기능 약화, 자본시장 중심의 증권화 추세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하고 조직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 ‘동북아를 영업거점으로 하는 아시아 리딩뱅크’라는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투자·국제·기업·컨설팅을 4대 축으로 하는 혁신역량 위주로 은행체제를 정비했다.
2004년부터는 업무관행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자발적인 내부 혁신운동으로서 ‘My Home My Business, KDB’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선도은행’이라는 혁신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국내 기업금융의 활성화를 주도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조직 전체의 광범위한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는 경영혁신을 통해 산업은행은 중소기업 등 금융소외영역 지원과 동북아 금융 허브 건설 지원, 남북경협 및 북한 개발금융 선도 등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2급 직원들까지 연봉제 확대 실시
산업은행은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사제도, 평가제도, 보상제도를 연계한 성과 중심의 경영혁신을 추진해왔자.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관행에서 벗어나 역량과 성과 중심의 인사환경을 조성하고, 경영전략과 연계된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직원들의 이익증대 마인드를 확산시키고자 조직 기여도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제도를 수립하는 등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했다.
그 첫 번째가 BSC 도입을 통한 성과 중심의 종합평가제도이다. 산업은행은 약 20년 전에 내부평가제도를 도입한 이래, 평가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경영전략과 연계된 종합적인 경영관리 수단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성과 중심의 경영체제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왔다.
자율·책임경영의 기조 위에서 부서간 협력에 의한 시너지 제고로 조직효율을 극대화해 ‘월드 베스트 수준의 경영지표’를 달성하고, 선도은행의 입지를 강화해 글로벌 경쟁기반 구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평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성과 중심의 인사관리와 보상제도 도입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성과와 보상을 연계해 조직 내에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특별 인센티브 성과급제를 도입했으며, 1급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연봉제를 2급 직원들까지 확대 실시했다. 그리고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직위군 정원제를 시행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은행의 수익증대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보상제도를 통해 조직 내 이익증대 마인드를 확산시키고 창의적인 업무 추진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특별 인센티브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업무혁신을 통해 신규 수익원을 발굴한 경우 기여 이익 규모에 따라 연봉의 100%까지 특별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신규업무 개발, 업무영역 확충, 여신 사후관리 등 고유 업무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해 이익증대에 획기적으로 기여한 경우 최고 5천만 원까지 특별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파생상품 혁신의 진수
최근 들어 금융혁신의 영향으로 주가지수연동예금 등과 같이 파생상품을 활용한 금융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는 일반인들도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금융의 반도체로 각광 받고 있는 분야이다.
산업은행은 스왑,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을 딜링룸의 한 데스크에서 운영하는 국내의 여러 금융기관과 달리 금융공학실을 독립부서로 운영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 파생시장이 태동할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장형성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통적인 파생상품인 스왑시장에서 국내 시중은행의 꾸준한 진입과 신상품 개발능력 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러한 위기의식이 파생상품 관련업무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4개 분야에 걸쳐 업무혁신을 추진했다. 그 결과 파생상품 및 위험관리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국제금융지인 로부터 ‘2005년 최우수 파생금융기관(House of the Year 2005)’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산업은행은 첫째, 원화 스왑시장에서 적극적인 가격고시 등 ‘마켓 메이커(Market Maker)’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역량을 강화했다. 파생시장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스왑 시장의 발전을 통해 국내 파생시장의 전체적인 발전을 도모했다.
둘째, 기업의 환리스크 헤지를 쉽게 하기 위해 다양한 이색 옵션과 장기 통화 옵션 거래를 활성화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환리스크 헤지 수단을 제공했다. 나아가 주요 고객들과 환리스크 자문계약을 통해 전사적 환리스크 관리체계가 확립돼 있지 못한 기업고객들의 리스크 관리 자문역을 대행하면서 기업 본연의 영업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원 스톱(One-Stop)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문을 열었다.
셋째, 국내 금융기관 중 최초로 파생시장의 블루오션이라 불리는 신용파생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국내시장의 저변 확대에 획기적인 공헌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국내투자가 주도형 합성담보부증권(Synthetic CDO) 발행을 주선해 국내에서도 신용파생상품이 거래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박사급 금융공학 전문인력(Dr. Quant)을 채용해 일류 외국계 투자은행과 대등한 파생상품 개발능력을 보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함과 동시에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예금(ELD), 구조화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파생상품을 결합한 구조화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인정 받아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지가 선정한 최우수 파생금융기관이 됐으며, 2004년에 이어 2년 연속 국내 최우수 파생금융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수상을 통해 국내외 금융기관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이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서 산업은행의 위상을 국내외에 다시 한 번 공고히 함은 물론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금융기관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인정 받은 파생업무 취급능력을 발판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국내 금융시장에서 파생상품이 ‘독(毒)’이 아닌 ‘약(藥)’으로 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선도적 노력을 경주해나갈 예정이다.
이렇듯 산업은행은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성공적으로 혁신 경영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산업은행의 무대가 국내 기업금융 전담은행을 넘어 국제자본시장으로 넓어진 만큼 미래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