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의 비애...
태어나서 여자로 태어난 걸 그다지 후회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딸로 사는 것과 며느리로 사는 것의 차이를 실감해보니 여자로 태어난 것이 괜히 억울한 오늘 하루다. ㅡ.ㅡ;
아빠 제사때문에 이천 가서 딸노릇하자마자 바로 담날 급하게 시댁으로 돌아와 또 다시 시작된 며느리 노릇에 무거운 2인분의 내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이천서 늦게 잤던 탓도 있겠지만 이틀간 좁은 차에 앉아서 다녀서인지 온 삭신이 쑤셔서 어젠 며느리 노릇도 제대로 하지못했다. 덕분에 시어머님만 더 힘드셨을텐데...그래도 내 몸이 고단하니 어쩔 도리를 모르겠고... ㅜ.ㅜ
자정이 되기까지 작은 방에 누웠다가, 몸이 고되어 부엌에서 몰래 눕기도하고...새벽 두 시가 다 되어가서야 설거지를 끝내놓고 밖을 나오니 한겨울 서릿바람도 차가운 줄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짧은 길에 눈물이 쉼없이 흐르는데... 이것이 여자들 사는 법인가 싶어 어찌나 기분이 이상하던지...
남자들은 제 몸 피곤하면 밤까지 자다가 제사상 차려질 때에야 절 몇번 하고선 술과 함께 제삿밥 먹기에 여념없다.
여자들은 온 종일 음식준비에 손님 접대에...제사 끝나면 아닌 밤중에 밥상 차리랴, 끝나면 설거지하랴... 새벽까지 제대로 쉴 새나 있나...
같은 여자가 다섯이 있더라도 부엌에서 죽도록 일하는 건 오로지 며느리들 둘뿐이다.
한국 사회에서 며느리라는 타이틀이 던져줬을 죄값을 톡톡히 겪었던 우리 엄마까지...그리구 우리 시어머니까지...
이런 이상한 현실때문에 결혼이란걸 생각지도 않는 여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거겠지..?
참 별난 사람들이다... 생각들었는데...
이제 하나씩, 둘씩 겪어보니 나도 모르게 그 사람들 심정이 백배 천배 이해되는 것이, 언젠간 나도 여느 아줌마들처럼 그들의 소신을 옹호하게 될 듯싶다.
갑자기 내가 낳은 아기는 딸이 아니었음 하는 바램까지 생길 정도이니... ㅠ.ㅠ
이제 막 2키로 불어난 내 몸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는 것이..
지금 시간에야 겨우 아가와 나 혼자 몸으로 돌아온 우릴 자축해주기 위해 낮잠을 좀 자둬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