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국 워싱턴주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그냥 여러 다를 바 없는 유학생들 중 하나이다.
유학이라는 기회가 모든 사람의 수요에 부응해주는 것은 절대 아니므로
비록 이것저것 불편한 것은 많지만 현재 생활에 감사하고 만족해하고 있다.
한국에 여름방학때 나가 보니까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
이것저것 외국 영화 연예인 헐리우드 스타일 등등
그런건 무지 잘 알더라 정말...
유학 이라고 하면 일단 워우~ 부터 해주고 본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아가지고, 미국은 수학이 훨씬 쉽다느니 등의 소리들...
미국사람이랑 말하면서 영어 늘었냐?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다 제외하고 진짜 누구는 미국 남자애들 잘생겼냐는 말만 물어보더라.
-_-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봐 미리 말하는 거지만
일단 위의 예가 된 특정한 사람들은 다름없는 내 주위 친구들 어른들이다.
유학이라고 하면 (미국을 기준으로)
보통 한국 사람들 진짜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막 매일 댄스파티 다니고... 여자애들 화장하고 글래머고...
애들 다 차 끌고 다니고... 집은 전부 2층집에 거실엔 화려한 벽난로.
이렇게 막연하게 영화에서만 얻은 정보에 환상을 곁들인 사람이 있고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은데, 자기 자신은 유학을 가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가지 못하는 현실괴리...에 빠져 그냥 피해의식으로 유학생들을 마구 갈구는 사람이 있다.
전부 제각각인 거다. 마르고 닳도록 말하는 거지만 그건 어디든지 다르다.
현대가 자동차 팔아서, 삼성이 핸드폰 팔아서 실컷 버는 외화
애들 유학보내는 데 다 박아넣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유학생이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거다.
우리나라 떠났다고 한국 국민 아닌가?
그만큼 우리나라의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 유학이다.
유학에 대해 관심이 없어도, 유학을 갈 계획이 없어도
그만큼 유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명확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유학생들에 대한 기본적인 환상을 깨고 편견을 고쳐야
망할 언론플레이 등으로 괜히 욕먹는 유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
일단 국비 유학을 제외한 유학을 간단하게 네 종류로 나누어 볼까 한다.
1. 조기유학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2. 중기유학 (초등학교 고학년 - 고등학생)
3. 학부유학
4. 대학원 유학
조기 유학은 사실상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는 시기이고
일단 어린애들이기 때문에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애들을 보내는 어른들이라면 몰라도...
내가 가장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중기 유학과 학부 유학이다.
일단 중기유학을 가는 학생들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재능이 있는데, 한국 교육 안에서 그 끼를 발산하지 못해 보다 학생의 상태에
적합한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서 가는 경우가 있고,
한국에서 뭐 특별한 사정이 되지 않아서... 왕따를 당했다던지
유급해야 한다던지... 그런 경우에 갈 데가 없어서 오는 유학을 도피유학이라고 한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 도피유학의 경우 사람들은 80% 이상이
유학 기간에 중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자기 목적 없이 갈 데가 없어 왔으니까.
흔히들 '미국' 유학생들이 받는 오해를 한번 말 해 보겠다.
1. 미국 수학은 쉽다.
애초에 수학을 '쉽다' 라고 정의내리기는 뭣하다. 그 말인즉슨 미국은 우리와 달라서
수학 10 가 이런 식으로 배우는 게 아니다. 고등학교가 되면 충분히 수학을
자기 수준에 맞춰 들을 수 있다. 물론 학년에 따라 부여된 '기본' 수학 과목이 있다.
하지만 그건 그 학생의 실력에 따라 얼마든지 재편성이 가능하다.
* 고등학교 11학년정도 되면 절대 쉽다 라는 얘기가 순순히 나오지는 않는다.
2. 미국 유학 하는애들은 명품 밝힌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처럼 획일적인 유행에 눈이 굳어진 웬만한 유학생들은 맨 처음
여기 오면 놀라울 정도로 싼 소위 한국에서 유행하는 '브랜드' 에 눈이 많이 가게 마련이다.
폴로, 리바이스, 타미 힐피거, 노스페이스 그런 거 여기 애들은 관심 밖의 브랜드다.
한국에서처럼 폴로 로고 박힌 폴로셔츠, 타미 힐피거 원통가방, 리바이스 청바지...
여기 애들 지나가면서 웃는다. 유학 와보면 다 안다. 여기 애들은 기본적으로
누가 무슨 브랜드를 입던 상관하지 않는다. 거지같지 않는 이상 오케이다.
간혹가다 그런 애들이 있다. 프라다, 구찌, 코치, 아르마니 밝히는것들.
항상 주위를 보며 자기는 주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말하며
명품으로 몸을 도배해가는 유학생들...
그런 애들을 정리해서 말하면 이렇다. 한국에 있는 자기집이
자기가 미국에서 한화로 용돈만 200만원을 쓰고, 거기에 학비, 홈스테이비
대략 1년에 1억정도 예상하고 꼬박꼬박 보내면서 가족의 생활에는 타격이 전혀 없는 집.
한마디로 대한민국 상위 10% 도 채 안되는 집이라는 거다.
3. 미국에서 성적 잘 받는건 쉽다.
과연 그럴까, 어떤 누구는 한국에서 거의 그냥 중간을 웃돌았는데 미국에 갔더니
전교 1등 했다면서 좋아하더라.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미국이 X밥인줄아나.
안습이다, 진짜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혹자는 그럼 그런 케이스가 아예 없는 거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케이스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정말 맘을 단단히 먹고 미국에 온거다.
그러니까 한국에서의 성적을 잊어버리고 여기서 새롭게 열심히 한거라고 보면 된다.
문제는 그게 자기한테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여러 허황된 의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도 콱 유학이나 가뻐려야지" 라는 말이 나오는거다.
여기서 성적 제대로 받으려면 힘들다. 특히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아이비리그"
가려면 한국처럼 공부만 잘해서는 턱도 없다. 한국사람들 그렇게들 말한다.
이 나라는 만능을 요구한다고. 아니다. 한국은 공부기계를 키우는 거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려면 미국 전역에서 모인
SAT 만점자들, GPA(내신성적 평균) 4.0에서 소수점으로 모자라는 그런 애들...
거기에다가 학교 다닐 때 학생회 활동에, 다른 CA 활동 그리고 봉사활동, 스포츠...
한국같으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여기 애들 그런 거 틈틈히 하면서
내신성적도 잘 받는다. 우리나라도 공부 열심히 한다! 공부만.
미국은 공부만 잘하는 기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면 한국 고3만큼 힘드랴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은 고3 기간에 무섭게 공부하지만
미국은 고등학교 들어가는 순간 내신성적 관리부터 봉사활동,스포츠까지
........... 그게 미국애들이다. 여기서 AP 과목 들어보면 알거다. 어마어마한 교과서...
랜덤으로 정하는 발표, 수도 없이 하는 프레젠테이션과 프로젝트... 레포트...
사흘 밤낮을 새는 건 여기 시니어들에겐 기본이다.
그밖에 대부분의 미국에서 유학하는 고등학생들...
한국에서 애들이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다닐때
나가서 뭐 꺼내먹기 눈치보면서 겨우 먹고 도시락도 싸다닌다.
학부 유학생들은 진짜 학비 조금이라도 더 보태고 장학금 받으려고
아침에 학교가고 저녁때 알바하고 또 집에서 진짜 피터지게 공부하고...
그렇게 아등바등 해서 공부한다.
유학 가는건 쉽다. 그러나 유학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
한국 사람들, 무슨 아이비리그만 대학교인 줄 아나?
아이비리그 못지않게 유명한 UC 버클리, UCLA... 다 주립대다.
그렇게 대학교에 들어가면 무슨 캠퍼스 로맨스 이딴거 생각할 겨를도 없다.
한국처럼 대학교 들어가면 장밋빛 인생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
몇 학점 더 따려고 밤새가면서 프레젠테이션 준비하고 장학금받으려고 하고
그렇게 갈수록 똑똑해지는 미국놈들 따라가려고 노력 무지 한다.
미국 대학교 나오면 취직이 보장되나...? 그것도 아니다.
취업전선에서도 학벌과 학점과 경력을 본다.
유학 갔다 오면 취직이 보장된다는 건 다 옛날 안이한 소리다.
그리고 정말 자기가 미국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명문 대학교에 종종 스카웃 나오는 미국 기업들... 애플, MS, 인텔... 이런 기업들
인턴부터 시작해서 쓸 만한 것들은 다 스카웃 해가고
연봉 협상 끝나고 취직 되면, 그 사람 굳이 한국 들어올 필요 없다.
기라성 같은 기업이 자길 채용했는데 뭐하러 복닥거리는 한국 돌아가겠는가.
미국은 인재를 알아보고 대우해주는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유학 간 인재들은 조국에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놓고 뭐 미국에서 모 박사가 이것을 발견하여 타임 지에 실렸습니다.
미국 모 주에서 유학하는 모 유학생이 모 주가 주최하는 수학경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뉴스는 척척 나온다.
우리나라 몇몇 드라마들이 진짜 애들 헛소리 하는데 큰 공헌을 한 거다.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뭐 어디 유학파...
진짜 썩소밖에 안나온다. 한국에서 스카웃 해도 안간다. 연봉 차이가 얼만데.
여담이지만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진짜 어이없다.
걔네 이민도 아니고 유학생이었는데 하버드 들어간건 잘한거다. 아주.
걔네가 거기서 유학하면서 아이비리그의 그 토론 수업.
모의 법정 수업, 하하하...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그렇게 멋지지 않을거다.
김태희는 의대생이었던 거 같은데, 참고로 미국에는 법대든 의대든 존재하지 않는다.
법이나 의학을 전공하려면 대학원을 가야 한다. 타블로도 말하지 않았는가
스탠포드 졸업하고 로스쿨 가려고 헀었다고.
그리고 유학생이 법대나 의대에 들어가는 건 아마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는 것만큼 힘들 것이다. 대학원 특히, 의대 법대는
적어도 영주권자 이상 자격이 되어야 들어갈 수 있다.
영주권자들도 들어가기 힘든 곳이 의대다.
...... 가끔 나도 수많은 유학생들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더 국위선양에 힘쓸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가 있다.
아, 한가지. 유학오면 대부분 철든다. 개념을 상실한 몇 유학생들 때문에 욕먹기도 하지만...
아무튼 정말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유학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오해나 그런 것들이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모든 유학생분들, 조국을 생각하며, 가족을 생각하며 한번 더 마음을 다잡아 보시길.
그리고 앞으로 유학을 고민하고 계시는 수많은 분들...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시고 철저히 정보 수집하셔서 실수없는 선택하시길 빈다.
언젠가...
유학은 내가 이 위치로 올라오기까지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할 그날까지
나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