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환....
지난 4월 24일 토요일은 저에게 있어 아주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그 의미있는 날에 함께한 영화가 바로 김동완 감독의[송환]이라는
150분짜리 다큐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저에게 여러가지 면에서 굉장한 울림과 여운으로 기억되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영화 자체에 대한 저의 느낌만 간단하게 올리겠습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수십년을 감옥에서
모진 고통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은
비전향장기수 할아버지들을
감독이 1990년 부터 2000년 9월 그들이 북으로 송환 될때까지의
기록을 담았다.
영화의 전개는
1960년대(정확한 년도가 기억이 안남;;)북의 대남 공작의 일환으로 남으로 내려왔다가 (소위 간첩으로...)
검거되어 30여년을 감옥생활을 한
조창손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를 중심으로 그와 함께 내려와
70년대 악랄한 전향 공작을 못이기고
전향을 당한(의지적 전향이 아니므로 '당한'이라는 표현이 맞을듯...) 순박한 얼굴의 김영식 할아버지 ,
학생시절 만주에선 박정희가 먼저 와서 인사를 청하고
해방후 북에서는 당의 고위 간부를 할 정도로 대단했지만
'외세없는 자주 통일'한마디를 하기위해
남으로 내려와서는 30여년을 감옥에서 계셨던 김석형 할아버지 ,
그리고 45년이라는 세계최장기수 기록을 세운 김선명 할아버지 ,
젊은시절 시라소니와 친구였다던 류한욱 할아버지 등
영화는 '사회 안정'이라는 미명아래 수십년간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자신의 신념과 투쟁하였던
할아버지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과연 그들을 투쟁하게 하였으며
과연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감동적인 영화를 보면 눈물이야 당연히 흐르지만
이번 처럼 영화 내내 뺨을타고 눈물이 흘러
눈가가 아닌 뺨의 눈물을 닦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특히 김선명 할아버지가
45년간 수형생활을 하고 출소하여
90이 넘은 노모를 만나는 장면과,
북으로 가는 할아버지들을 부러워 하던
순박한 얼굴의 김영식 할아버지의 표정등은
아직도 나의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이 영화가 나에게 이런 감상적 눈물만 흘리게 했다면
결코 나는 이 영화를 이렇게 까지 찬양하지 않을 것이다.
이영화는 나에게 감동과 동시에
내가 가진 그리고 내가 배운 모든것에 대한 진지한 의문을 던졌다.
우리가 흔히 '간첩'이라고 부르는 그들..
누구도 가까이 하기를 꺼리고
오히려 사회를 파괴하려 했던 악으로 취급되었던 그들에 대해
이 영화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인생을 바친
비전향 장기수들의 애기를 통해
'무엇이 악이고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을 우리에게 제기 하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배웠던 우리 '대한민국'에서
그들은 0.75평의 독방에서
신체의 자유와 심지어 그들 내면의 사상이 자유까지 탄압을 받으여 수십년을 자기들만의 투쟁을 해왔다.
나는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가 배우는 자유는 무엇이며
내가 가지는 이 사상과 신념
(과연 그것이 있을까 부터....)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사람들은 자유가 감옥 밖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게 자유는 감옥 안에 있었습니다.
거기에 가장 소중한 자유, 양심의 자유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영화 말미에 어느 장기수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그들은 자신의 몸으로
우리에게 자유의 의미를 일꼐워 주었으며
우리에게 신념,양심에 대해
수십년간의 고통을 통해 몸으로 그것을 실천해 주신것이다.
우리가 '간첩'이라고 부르며
우리 '자유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무리라던
그들에게서 우리가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 것을 어찌 설명하랴...
나는 학교에서 배우고, 책을 읽으며
우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배웠고
이 민주주의라는 수레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바퀴의 조화가 맞아야만 쓰러지지 않는다고 배웠다.
그리고 다시 '평등'의 경우는 절대적 평등은 있을수 없지만,
'자유'는 평등과 달리 누구도 침범할수 없는
절대적 자유가 있으며
그것은 바로 인간존엄의 본질적 영역으로
그 누구도 그것을 간섭하거나
그 영역을 침범하여서는 안되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라고 배웠다.
그러나 우리는 비전향장기수들에게
'민주주의 수호'라는 미명아래
민주주의의 기본인 양심의 절대적 자유를 탄압하였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불의 이며 비민주주적 탄압이었던 것이다.
과연 이들중 누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수호자인가?
분명한건 민주주의를 몸으로 실천한 것은
바로 영화속의 할아버지들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사상이나 그들이 추구하는 공산주의의 이념이
옳다고 결코 말하지 않겠다.
(내가 아는 그들의 사상에 대한 것은
굉장히 부분적일 것이기 떄문에...)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정의를 위해 자신의 신념을 지켰고
불의에 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존경한다.
추신 : 그리고 이러한 영화를 제작한 김동완 감독님의
영화적 열정과 불굴의 의지또한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