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저를 잘 아시는 당신.
술 생각이 간절하면 제가 곧 슬퍼할 일이 생기리라며,
담배 생각이 간절하면 제가 곧 한숨 쉴 일이 생기리라며,
이렇듯 언제나 저를 잘 아시는 당신께서 제 옆에 계심으로
혼자 마시는 술도 그 누구와일때보다 즐겁고,
매캐한 담배도 새벽안개처럼 싫지가 않습니다.
살아오며 수 없이 길을 잘못 들어서고,
잘못든 길에 놓여진 덫과 함정에 빠지고,
덫과 함정에 빠져 다치고 아파하며 발버둥칠때,
아무런 도움도 없이 제 스스로 덫을 파헤치고,
함정을 다시 메우고, 잘못된 길을 되걷기를 반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습니다.
어느날 또다시 길을 잘못 들어서고, 덫과 함정을 만나서
전처럼 헤쳐나오는데 그때 왜인지 여유라는 것이 생겨
그간 보지 못했던 주위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덫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파헤치고 오를때
당신께서 제 발밑에 웅크려 제 발에 밟히며
저를 위로 오르게 하고 계셨습니다.
전 이제까지 저 혼자의 힘 인줄 알았습니다.
또 제가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며 기어올라 구덩이를 메울때
제가 좀더 쉽게 메울수 있도록 당신은 흙먼지가 되시어
그 구덩이 안에 묻히셨습니다.
전 이제까지 저 혼자의 노력인지 알았습니다.
잘못된 길을 옳은 길로 만들려 되걷기를 반복할때
제가 되걷는 길조차 다시 잃지 않도록, 그림자가 바뀌어
제가 길을 잃지 않게하기 위해 당신은 뜨거운 태양을
두 손으로 붙잡고 계시어, 되걷는 길의 제 그림자가
언제나 같은 길이가 되게하시어
저로 하여금 길을 올바로 보게 하셨습니다.
전 이제까지 낯이 왜 그리도 길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괴로워 기도할때 없던 당신께선
제 뒤에 숨어 제 모든것을 지켜보시며
이미 저를 옳은 곳으로 인도하고 계셨습니다.
당신은 저의 배신도 마다않고 용서하십니다.
술의 악령에 씌여 술취한 망나니의 더러운 혀를 가진 절
당신께선 언제나 품으로 부르셨습니다.
바다같은 어머니보다는 엄격하고,
지상같은 아버지보다는 온유하게
그렇게 저를 인도하셨습니다.
이제까지 저 당신에게 그래왔습니다.
제가 길을 잘못든 것을 당신 탓이라며.
제가 길을 잘못들면 당신께선 위에서,
길을 잃어 허둥지둥대는 절 보며
배꼽빠지게 웃는 새디스트라며...
보되 만지지 말라,
만지되 맛보지 말라,
맛보되 삼키지 말라.
이런 유치한 율법을 마구잡이로 뿌려놓고
갈팡질팡하는 인간들의 군상을 보며
하늘나라 옥좌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 새디스트라며...
이제까지 전 그래왔던 죄인입니다.
괴로워 손을 내밀면 잡아주지 않던 당신.
울고 울며 계속 눈가를 닦느라 눈밑이 빨개져도 역시,
근데 당신께선 그 모든, 제 모든 뒤에 계셨습니다.
제가 아파 울때 당신께선 골고다 언덕에서 피눈물 흘리셨고,
제가 괴로워 슬픔에 길들여질때 당신께선
본디 천성이 한 명의 양 같은, 당신의 머리에
가시관을 씌우고 당신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며 웃던
불쌍한 죄인들을 위해 피고름 손마디로 기도하셨습니다.
하느님. 당신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실 것은
저희가 당신에게 말씀드려야 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제가 완전한 종교적 무능과, 완전한 종교적 의존속에
있을때 성령이 나타나야 한다는 욕심도 이젠 상관없습니다.
당신이 저희에게 더 많은 것을 주실수록
저희로 하여금 더 많은 책임을 알게 하려하심의 진리.
존경하는 아버지.
묻고 싶습니다.
지옥을 만들어낸 존재를 생각해 봤습니다.
인류의 대다수가 원죄로 인한 끔찍스러운 영겁의
형벌을 받게될것을 분명히 미리 알면서, 따라서
그렇게 할수도 있다는 의도를 가지고서 인류를 창조하신,
사랑의 집합체라 칭송하는 당신의 존재.
자신의 첫 자식을 재물로 바치고,
성찬식에서 피를 마시고,
이성과 지혜에 대한 경멸적 자아 죄악,
육체적, 비육체적인 것을 막론하고 온갖 고문들.
당신의 전능함을 정당화하기 위해 악마도
당신께서 만드셨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신께선 당신이 만든 악마의 행위엔
책임이 없다고 하십니다.
당신을 믿는 우리들은 이승도 모르면서
죽음뒤 구원의 저승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설치고,
자신들 마음도 모르면서 하늘의 뜻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설치고,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당신의 사랑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설치고,
같은 인간끼리 대화도 하지 못하면서
하느님과 언제나 대화를 하고 있다고 떠들며,
죄는 사람에게 저질러 놓고, 하느님 앞에서
죄인이라 떠들며, 이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이 세상의 잣대로 자기들을 판단하지 말라고합니다.
이것이 제가 길을 잃을때
당신께서 제 발에 밟히면서까지
저를 위해 보여주신 종교입니까.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같지 아니한들
당신의 욕심대로 자식 농사가 되겠나이까.
저의 고난은 어찌 이리도 지겹도록 질긴겁니까.
악마가 잉태하는 올해 금사수 자리에 제 태어난 달이
끼워져 제 선택의 여지 없이
전 결국 이래야 합니까?
당신의 형상을 본적없는데
1700년이나 지난 당신의 형상을 본적 없는데
1분전에도 당신과 식사를 했듯
당신의 얼굴이 기억납니다.
그래서 당신께선 제게 축복을 하나 내리셨습니다.
기억하는 것을 옮겨적는 능력.
빛의 3원색으로.
그림.
저의 다른 모든 행복을 댓가로
제게 준 불행속 행복.
그림.
이젠 기도가 예전 같지 않아서 미안합니다.
예전처럼 당신의 노예같이 순종만하기엔
제 자유의지가 너무 커버렸네요.
한번만이라도
제발 제 기도대로 이뤄주소서.
제 기도에 욕심이 한 올이라도 섞여 있다면 내치십시오.
그게 아니라면
제가 더 무너지기전에,
지옥 여행하기 전에 저를 올바른 신앙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당신께선 악마도 만드신 분입니다.
악마에게 홀려 저주받은 절
꺼내주신 분입니다.
사도신경을
10000번
외워야 했지만.
오류뿐인 당신이지만
당신을 믿습니다.
이젠 더는 믿을 존재가 하나도 남아있지가 않네요.
당신말고는...
당신이 아버지라는게
제게 행복일까요?
아니면 증오같은 불행일까요?
당신이 그 당신 같은 신앙속 당신만 같다면
그렇게만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