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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에얼굴을묻고눈물이나오기를기다렸었지만 그 후로

김명중 |2006.12.07 01:34
조회 12 |추천 1


베개에얼굴을묻고눈물이나오기를기다렸었지만
그 후로도 오래도록 내 입은 이상스러운신음을 토해냈을뿐이었다.
그래차라리 기억하자,
기억하자,
다 기억하자,
하나도 남김없이,
하고생각했던 날에는-

 

그가 떠난 이후 아침마다 눈을 뜨면
제일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이제부터의 세상이 이제껏 내가 살아왔던 세상과 같을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처럼 모든 것이 혼돈처럼도 보였다.
하지만 그를 만난 이후 확실해진 것도 있다.
그건 내가 다시는 스스로 이 지상을 떠날 결심을 할 수는 없었다는 것,
그것이 그가 내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고 형벌이었다.
헤드라이트 빛 속에서만 내리는
이 겨울비처럼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이도 있었다.
그를 만난 후 나는 그것을 알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를만난 후 나는 내어둠 속을 헤치고 죽음처럼 숨쉬고 있던 그 어둠의 정체를 찾아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것들,
지독한 어둠인 줄 알았는데
실은 너무 눈부신 빛인 것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게 어둠이 아니라 너무도 밝은 빛이어서 멀어버린 것은
오히려 내눈이 었다는 것도 모르고
나는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으리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순간 신의 영광을 이미 나누고 있다는 것을
나는 그로인해 깨달았으니.
그는 이제 내 곁에 없지만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를 만날 수 있었던 행운을
내게 주신 신께 아직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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