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火葬)
하늘은 여느 때처럼
맑았다.
대지는 그 끝을
하늘과 맞대었다.
바람은 그 틈을 가르고 있었다.
빛나는 별이 떴던 밤
땅의 소유가
하늘의 소유가 되던 날
바람은 차가웠고
여느 때보다 휘몰아쳤다.
령(灵)은 바람을 탔을 거다.
죽음을 모르는 이는
슬퍼 울었다.
바람과 별빛으로 울었다.
어둠만이 부활을 믿으며
하늘을 받들고 있었다.
새벽빛이 도래하는 하늘너머
새하얀 미래가 도래할 것을
마음으로 믿었다.
령이 빈 육신은 불을 타고
뒤늦게나마 령의 길을 좇았다.
화려한 불길은 없지만
뒤늦은 짙은 잿더미는 삶의,
생의 흔적을 깨끗이 날렸다.
대지의 가장 밑바닥에서 나온 이가
하늘의 가장 위에 닿는 날.
남는 이들의 눈물과 슬픔도
같이 떠나보냈다.
하늘과 대지와 별과 달과
짙은 바다와 붉은 염원까지,
온 세상이 그의 집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