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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최희준 |2006.12.13 19:25
조회 21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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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물었다. 네게 가장 큰 감동을 준 가수가 누구냐고. 나는 주저없이 김광석이라 대답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이제 대놓고 나이 든 티를 낸다며 면박을 주었다. (농으로 하는 소리인 줄은 알겠지만 스물여섯이 적은 나이가 아닌 것이지 많은 나이는 아니지 않은가.)  

 

 

김광석은 대학시절 선물 받은 '젊은 예수'라는 가요집에 수록된 '못생긴 얼굴'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울어버렸다고 한다. 한 권의 책으로 인한 이 경험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노찾사'를 결성해 첫 앨범을 내고 군대에 가게 되는데 군생활 7개월 쯤에 갑작스러운 형의 사망으로 제대를 하게 된다. 이후 '다시 부르기1'에서 리메이크한 '이등병의 편지'는 아마도 그의 형을 기리며 부른 곡일 것이라 여겨지고 있다. 제대 후 '못생긴 얼굴'같은 곡을 부르며 사는 것도 좋겠다 싶어 시작한 것이 그의 음악인생이다. 

 

 

나는 감히 김광석에 비하지 못하는 범인 중에서도 한심한 부류에 속하는 보잘 것 없는 인물이지만 김광석의 젊은 날에 '못생긴 얼굴'이라는 음악이 있었다면 내 젊은 날에는 바로 그 김광석이 부른 '나의 노래'라는 노래가 있다. 이 경쾌한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린다하면 황당하게 여겨 미친 사람 취급을 하여도 이상하지 않을 일일지 모르나 나에겐 그가 부르는 거짓 같은 희망이 어느 무엇보다 깊은 서러움과 슬픔이였다. 

 

 

멋지고 이쁜 가수는 많아도 마음으로 노래하는 가수는 찾아 보기 힘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RnB라는 장르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울듯이 흐느끼며 부르는 특유의 창법이 한국인의 감성과 잘 맞아 떨어진다고 평하기도 했다. 말단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극단적인 기술이다. 허나 마음이 없다.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는데도 마음으로 들어지지 않는다. 오직 사랑만을 노래한다. 그것도 정제되지 않은 날것을... 앨범 전체를 놓고 보아도 사랑만을 노래한다. 1집부터 4집까지 오직 사랑만 노래한다. 심지어는 8집, 9집까지. 이야기가 없다. 가수들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음악으로 이야기하길 꺼리는 것인지 아니면 포기한 것인지. 토크쇼에서는 헤어진 전 여자친구 이야기는 잘도 하면서... 앨범 수가 많아질 수록 기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성장 아닌 성장을 한다. 이도 좋고 저도 좋다. 그런데 이제는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UCC는 또 누가 붙여 놓은 상업주의의 간판인지. 온갖 텍스트와 영상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는 내 것이 아닌 감정을 내 것인냥 슬퍼하고 분노하는 속빈 감수성도 그 만큼 많이 널려 있다.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 혼자 약속하고 자기 혼자 지킨 개그맨의 삼천빡이 감동을 주는 시대다. 조장되고 훈련된 감성의 이 시대에서 마음이 먼저 느끼는 진정한 감동을 옛 것에서 찾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고독 속에서 음악으로 마음으로 삶의 깨달음과 고뇌와 고통을 노래한 가인, 김광석. 그는 이제 없다. 그의 노래만이 치열한 전쟁의 상처처럼 남아 이제는 내 속의 전쟁터에 잔잔하게 흐른다.

 

 

나는 부르리 가난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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