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니..."
[오마이뉴스 김연기 기자]
▲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이 지역구에 뿌린 '이럴 수가, 1가구 1주택인데 종부세라니' 의정보고서.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지역구인 서울 서초구 주민들에게 '이럴 수가! 1가구 1주택인데 종부세라니'라는 제목의 종부세 개정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혜훈 의원실은 이 전단지를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서초구 주민들을 상대로 집집마다 찾아가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은 지난 13일에는 서초구 소재 한 대형할인점 주차장에서 종부세 개정을 촉구하는 10만명 서명운동을 가졌다.
종부세법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
A4용지 크기의 이 전단지에는 종부세를 반대하는 이 의원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의원실은 전단지에서 "수백, 수천만원에 달하는 종부세 고지서에 얼마나 가슴 철렁하셨나, 종부세법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며 "정부 여당은 종부세를 투기 방지용이라고 주장하지만 1가구 1주택은 결코 투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실은 이 전단지를 통해 "정부 여당은 집값이 올랐으면 양도세를 대폭 올려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이것도 말인 안 된다, 보유세를 올렸으면 양도세는 낮춰줘야 마땅하다"며 양도세에 관한 입장도 함께 밝혔다.
또 앞으로 부동산 관련 세부담을 줄이는 '패키지 세제개편안'을 추진하고, 올바른 세제개편을 위해 계속 앞장설 것임을 강조했다.
이 의원실이 배포한 이 전단지는 한 누리꾼에 의해 인터넷에 소개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됐다. 15일 현재 포털사이트 의 토론방인 '아고라'에서는 이와 관련 누리꾼들 간의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초구에 살고 있다는 한 누리꾼이 지난 12일 이 게시판에 올린 '이혜훈 국회의원이 집집마다 보낸 전단지'란 제목의 글은 이날 현재 조회수가 6만에 육박하고 있다.
이 누리꾼은 관련 글에서 "제 짧은 소견으로는 (전단지 내용이) 억지 같습니다, 강북과 강남의 같은 평형대 아파트 값이 몇 억원 차이인데 내는 세금이 별 차이가 없다면 말이 됩니까"라며 "(이혜훈 의원실이 주장하는) 1주택자의 종부세 제외는 말이 안됩니다, 이는 지금 급격히 오른 집값의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과 역행해 가진 자들의 재산을 지켜주자는 운동으로밖에 비치지 않습니다"는 의견을 남겼다.
그는 "다음 선거 때 서초구 부자들의 지지를 얻어 또 당선되고 싶은 마음에 이러는 걸까요? 왜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과 어긋나는 의견을 갖고 있는지 매우 궁금합니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이 의원실 "의정활동보고서 지역구민에 돌렸을 뿐"
▲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또 누리꾼들이 관련 글에 수백 건의 댓글을 올리면서 이혜훈 의원의 주장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 사이에 날선 대립각이 서기도 했다. 이 의원의 주장을 찬성하는 누리꾼도 몇몇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 이 의원을 비판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아이디가 '유인상'인 한 누리꾼은 "집값을 무시하고 1주택자를 전부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면 100억원이 넘는 고급주택을 소유해도 종부세를 안내고 5억짜리 2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종부세를 내는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냐"는 의견을 올렸다.
'소문대로'로 란 아이디를 가진 누리꾼은 "훌륭한 국회의원이네, 이런 전단지를 뿌릴 용기가 이 분위기에서도 발휘 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 측은 그동안 높은 관심을 가졌던 분야에 대해 의정활동보고서를 만들어 이를 지역구민들에게 돌렸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 측의 한 보좌관은 "이 의원이 뜬금없이 종부세 문제를 들고 나온 게 아니라 서초구 지역구 의원으로서 이 지역구 특성상 종부세 등에 늘 높은 관심을 가져왔었다"며 "특히 이 의원이 종부세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만큼 이에 대한 입장을 지역구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의정활동보고서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국회의원이 나서서 이미 법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거부하자고 선동하는 것은 사실상 납세의 의무를 거부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종부세를 원칙적으로 내지 않도록 집값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지 어떻게 세금을 내지 말도록 부추길 수 있느냐"고 말했다.
/김연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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