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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44사이즈를 권한다!

매니아 옷장 |2006.12.16 14:45
조회 231 |추천 0
  악마는 44사이즈를 권한다!

 

악마의 숫자라 여겼던 ‘4’. 요즘 여자들에게 ‘4’는 꿈의 숫자다. 예전엔 찾아보기도 힘들었던 44사이즈가 각광받고 있다. 그녀에게서 환한 미소가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렇게 말해보라. “말라비틀어져 바람이 불면 후 날아갈 거 같아” 마르고 말라 그 작다는 44사이즈가 평균이 되어버린 세상. 과연 44는 꿈의 숫자일까? 악마의 숫자일까? 44사이즈에 대한 진실과 거짓.





영화 에서 사이즈 6(한국식 66사이즈)을 입는 앤드리아는 사이즈 2(한국식 44사이즈) 투성이인 패션잡지 회사에서 ‘뚱뚱하다’는 소리부터 들어야 했다. 사실 평범한 여자들에게 앤드리아도 날씬해 보이지만 44사이즈에는 절대 미치지 못 하는 몸매이긴 하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슈퍼모델 ‘지젤 번천’의 군살 없는 몸매를 보자니 앤드리아가 뚱뚱해 보이는 건 사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앤드리아 이상의 살집녀들이 대다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수보다 소수를 선택했다. 깡마른 44사이즈를 평균 치수로 인식하고, 다이어트를 거듭하며 소말리아 난민 수준의 몸매를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영화 속 내용은 앤드리아가 허울을 벗어 던지고 현실적인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다들 머릿속에 남은 것은 앤드리아의 화려한 의상과 여자들의 날씬한 몸매뿐이었다. 결국은 “살을 빼서 44사이즈를 만들어 화려한 옷을 입고 싶구나~”라는 비현실적인 열망에 몸살만 앓을 뿐이다.
돈이 있어도 뚱뚱하면 명품 하나 못 입는 세상, 그렇다. 옆구리 살을 엄지와 검지로 집어도 튕겨나갈 정도는 되어야 명품도 빛을 발하는 듯. 그래서 악마는 오늘 우리들에게 부추기고 있다. “마음만 고와선 안돼, 44사이즈는 입어야 여자지~”



그렇다면 실제 현실에서 사이즈는 어떤 것이 대접받고, 어떤 것이 푸대접을 받을까?
얼마 전 모 TV프로그램에서 별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한 눈에 봐도 차이가 나는 날씬한 여자와 뚱뚱한 여자를 각 옷 가게에 투입, 점원들의 반응을 테스트 한 것. 결과는 참담할 정도였다. 날씬한 여자에게는 점원들이 모두 들러붙어 찬사에 찬사를 늘어놓았지만 뚱뚱한 여자는 무시를 당하거나 모멸감 섞인 응대들이 대다수였다. 특히 “미군부대에 가서 옷을 사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
그러나 살집 있는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이 실험결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실제로 통통에서 뚱뚱하다고 생각되는 여성이 옷 가게를 찾을 때 “사이즈가 없으니 주문하시면 맞춰드릴게요” 정도의 답변은 그나마 양반 수준이다. 점원은 “손님한테 안 맞을 텐데요?” 혹은 하던 일 그대로 하시며 무시하는 센스(?)를 발휘해 주신다.
누구나 애용한다는 인터넷 쇼핑몰에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가 ‘77’, ‘88’이라는 사이즈임을 보면 팻걸들의 애환이 느껴진다. 실제로는 해당 사이즈를 ‘미군부대’나 ‘힙합몰’에 가야만 찾을 수 있으니 인터넷이 그나마 모멸감 없이 쇼핑하기 좋은 것.
그 흔한 66사이즈마저 빅사이즈로 취급 받는 일도 심심찮게 많다. 구비조차 해놓지 않은 옷 가게도 허다한데, 욕심 많은 옷 가게 점원을 만나게 되면 잠기지도 않는 44나 55사이즈를 들이대며 “원래 오픈해서 입는 게 예뻐요”라는 근거 없는 입 발린 말들을 늘어놓기도 한다.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몸짱이 되라고 부추긴 결과 적당한 몸매,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66에서 44로 변신하기 위한 평범녀들의 피땀 나는 노력만 증가한 셈. 66 이상의 통통녀들은 마음에 드는 옷 하나도 못 입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44사이즈는 과연 얼마나 날씬해야 도달할 수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44사이즈는 우리가 생각하는 실제 치수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실제 우리가 44사이즈라고 일컫는 것은 1980년대 사용되던 치수체계로, 키 150cm에 가슴둘레 82cm 정도의 몸매를 뜻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키와는 상관없이 타이트하고 작은 치수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요즘 실제 판매되는 옷을 보면 각각 천차만별이지만 본 치수로 55사이즈인 것도 많다고 한다. 날씬해 보이고 싶은 여자들의 욕망에 부응하려 수치를 낮춰 팔기도 한다는 것. 실제 44사이즈의 옷이라 하면 키 160cm 이상의 여성들이 입기에는 지나치게 짧고 작은 옷이다.
2004년 기준으로 볼 때 25세에서 29세 사이 한국여성의 평균 키는 159.3cm, 가슴둘레는 84.9cm(33.4인치)이며 허리둘레는 70.2cm(27.6인치)였다.(사이즈코리아 기준) 이는 55사이즈 반이나 66사이즈에 가까운 수치다. 결국은 ‘44’라는 꿈의 숫자에 목을 매다 보니 자신의 몸에 ‘44’라는 숫자를 달아도 뿌듯해 하는 대리만족이 마음을 휘젓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몸매는 각 부위의 치수가 아니라 조화가 중요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이상적인 비율은 세월을 지나 ‘황금분할(황금비율)’로 확립되었다. 신체의 각 부위가 1:1.618(5:8)의 비율로 이루어져 사람은 이 비율에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7:10일 때 가장 이상적이며 남자의 팔길이와 여자의 허리둘레가 비슷할 경우, 신체적 궁합이 알맞다고 한다. 성인남자의 팔길이를 70cm로 볼 때 여자의 허리 역시 70cm를 상회할 때 이상적인 것이다.
44사이즈는 이상적인 비율도 아니며, 실제 여성들의 치수와도 거리가 먼 낮은 숫자에 불과하다. 삐쩍 마른 모델이나 연예인을 보며 키워온 여성들의 현실감 없는 꿈의 숫자일 뿐이다. 바비인형처럼 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하고 허리는 잘록한 몸매가 표준은 아니다. 인형은 인형일 뿐, 사람과는 다르다. 억지춘향식의 숫자에 집착하지 말자. 결과적으로 우리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을 뿐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상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인식할 것. 아름다움의 기준은 변하기 마련이다.







글: 임기양 기자 ㅣ 젝시인러브
사진 출처 / 영화 , 바비인형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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