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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노래

백지현 |2006.12.17 23:33
조회 17 |추천 1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신경림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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