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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별개야.

정희용 |2006.12.18 12:44
조회 146 |추천 2

삶은 막무가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

 

지구상 누구도 똑같은 삶이란 없다.

비슷함이란 있겠지만...

 

울곳,웃고,화내고,슬퍼하고,싸우고,증오하고,한탄하고

인간은 쓸데없는 일로 삶을 낭비하고 더럽혀간다.

 

당신에게...

 

아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짧은데...

 

어떤 사람은 너무 일찍 그 사실을 알아버리고

또 어떤 사람은 평생을 알지 못한다.

 

고3인 태혁이 삶은 절망뿐이다.

 

찌들대로 찌든 가난에 틀에서 절대 벗어날수없다.

 

아무리 해도 안돼.

그게 너야.

 

그런 다람쥐 챗바퀴 틀에 갇힌 생각은 절대 변하지 않아.

 

머리 속은 온통 혼란이야.

 

머 하나 가진게 없어.

 

희망은 개나 줘버려.

 

지금 오르고 있는 계단에 끝은 지옥으로 가는 출발점이겠지.

 

숨이 거칠어진다.

 

문이 보인다.

 

문을 열자!

 

지옥이 보일꺼야.

 

문을 열자 찬바람이 불어온다.

 

아!

지금은 12월이였지.

 

너무 춥다.

 

바보!

 

곧 죽을 사람이 춥다고 몸을 움츠리다니.

 

옥상에 눈이 가득...

 

뽀드득 뽀드득 발에 밟히는 소리.

 

어!?

 

나보다 먼저 온 손님.

 

...

 

여자네.

 

어!?

 

뛰어 내리려다 나를 보고 움찔한다.

 

...

 

어색하다.

 

뛰어 내리려던 그녀가 난간에서 내려오더니 내 뺨을 철썩 소리가

나도록 때린다.

 

「어! 왜 때려요...」

 

「싹수없어서!

  죽으려는 데 왜 안 말려!?

  사람이 죽는걸 보면 말려야지」

 

...

 

「근데, 너 학생같아 보이는데

  공부는 안하고 여긴 어쩐 일이야!?」

 

그녀가 내게 묻는다.

 

방금전 까지 죽으려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당당하다.

 

「하! 사실 나도 죽으려고 올라왔어요」

 

철썩!

 

어!? 왼쪽 뺨이 얼얼하다.

 

「아! 왜 자꾸 때려요!? 진짜!」

 

「역시 넌 싹수없어. 어린게 벌써 죽는걸 생각하고,

  그것보다 기분 나빠. 생각해봐.

  너와 나. 같은 데서 동시에 죽으면 뉴스에

  어떻게 나오겠어!?」

 

그녀에 말...

 

듣고보니 일리가 있는 말.

 

같은 옥상.

 

같은 시각.

 

고3학생과 성인처럼 보이는 여자가 같이 죽는다.

 

불륜...!?

 

아니.아니...

 

원조교제.

 

부적절하게 노닐던 두 남녀가 죽음까지...

 

갑자기 그녀가 손을 내민다.

 

움찔...

 

일단 얼굴부터 가리자.

 

그런데 뜻 밖.

 

「보통 인연이 아니다.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친구하자」

 

그녀가 내민 손에 의미는 친구에 신청이였다.

 

그렇게 우리는 죽는 걸 관두기로 하고

친구가 되었다.

 

그녀 나이 22.

 

내 나이 18.

 

그녀 이름 서유기(이름 진짜 깸. 그녀도 콤플렉스라 생각함. 이름을 왠만함 안밝힘. 정말 밝혀야 하면 유나라 함)

 

내 이름 강태혁.

 

일주일.

 

화,목,토

 

그녀와 세번식 만난다.

 

즐겁고 재미남.

 

나이차이 상관없음.

 

만나면 하는 짓: 싸이코 놀이

 

12월 24일

 

그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하! 혁아. 나... 죽을 것... 같아...

  손... 손목을... 그었...어... 피가.... 처... 철...철... 나...」

 

뚜~뚜

 

돼지저금통을 들고 무작정 달렸다.

 

오늘 따라 택시가 왜 이렇게 안잡혀.

 

가까스로 택시를 타고 그녀가 사는 곳 까지

가는 내내 택시운전사에게 빨리 가달라 재촉하다

이내 다그친다.

 

그녀가 사는 곳 까지 도착하자

난 돼지저금통을 던지듯 기사에게 건네고

차에서 내려 바람보다 빠르게 엘리베이터 까지 내달린다.

 

하필!

 

엘리베이터는 6층에서 멈춰있다.

 

도저히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할수 없다.

 

뛰자!

 

계단을.

 

이번에는 다른 의미에서 계단을 뛰고 있다.

 

6층에 다다르자,

 

왠 꼬마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사는 곳은 7층.

 

상상속으로 꼬마에 머리를 때리는 장면을 생각하며

7층으로 오른다.

 

드디어 그녀의 집 앞.

 

문을 벌컥 열고 집안으로 들어선다.

 

신발도 벗지않은체 그녀를 찾는다.

 

안방문을 벌컥 열자...

 

그녀가...

 

멀쩡히 침대에 누워 내게 인사한다.

 

「... 머야!? 멀쩡하자나. 머야!?」

 

「어! 13분 23초. 빠른데.

        완전 감동. 감동」

 

철썩!

 

그녀에 뺨을 때렸다.

 

머리속보다, 내 뇌보다 손이 먼저 움직였다.

 

묘한 분위기.

 

무거운 공기.

 

「고마워」

 

그녀에 뜻밖에 대답.

 

내가 보고싶었다는 그녀.

 

이 밤이 끔찍할 정도로 갑자기 외로워서

내가 보고싶었다는 그녀.

 

그녀에 말에 눈물 흘리는 나.

 

「 나 너랑 자고 싶어」

 

그녀에 깜짝 놀랄 말.

 

이어지는 폭탄발언.

 

「난 마녀야. 널 잡아 먹을 꺼야」

 

「저기... 나 솔직히 여자랑 자본 경험있어.

   얼떨결에 한거지만...

   분명 당신 너무 매력적이고 너무 좋은데.

   섹스는 별개야.

   지금 즉흥적인 기분으로 당신과 관계 한다면

   난 나를 평생 증오할거야」

 

내 말에 그녀는 배개를 움켜잡고 못참겠다는 듯 침대를 뒹군다.

 

「아! 배야. 발랑 까져가지고는...

   섹스는 별개라니. 크큭! 명대사야」

 

얼굴이 붉어진다.

 

창피하다.

 

부끄럽다.

 

민망하다.

 

어떤 말을 데려 온들 지금 내 기분은

말로 설명할수 있는게 아니다.

 

이 행복까지도 말이다.

 

「지금 생각해봤는데 나 지금 너무 행복해」

 

여자에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너와 나. 앞으로도 행복할까?」

 

물음표...

 

아니!

 

잘알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라는 걸...

 

「있자나. 그래서 말인데...

  지금 이라면 우리 둘, 같이 뉴스에 나와도

  괜찮을거란 생각이 들어」

 

그녀가 내 눈치를 살피며 말한다.

 

나는 무슨 말인지 알기에 고개를 다시 한번 끄덕인다.

 

잠시후.

 

그녀와 난 이 계단을 오른다.

 

하나...

 

둘...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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