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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봐야하는 이유들

최고운 |2006.12.18 18:15
조회 33,707 |추천 232

 처음, 친구에게서

 미녀는 괴로워를 보자-는 영화를 보러가자는 말이 나왔을 때는-

 조금은 흥- 하고 생각했더랬다.

 바비인형처럼 예쁜 김아중에 대한 반감도 살짝 존재했고

 (어느 여자인들 그녀에게 질투심이 생기지 않으랴...아닌가?)

 무엇보다 원작 만화를 매우 즐겁게 봤던 나로서는

 만화를 읽고 난 후에 본 영화는 별로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던 탓이었다.

 (비천무를 보시라... 원작 만화는 너무나 훌륭하여 소장까지 했건만,

 영화는 얼굴예쁜 김희선이 옷갈아입는 재미 말고는 아무것도 볼 것이 없었더랬지)

 


 

 뭐- 오랫만에 친구를 만나는 재미가 아니었다면

 평생 이영화를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뚱뚱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기둥 뒤에서 바라봐야만 했던

 칸나즈키 칸나의 인생이

 과연 어떤 무게로 또 진행될지는 궁금했지만 말이다.

 

 

 (위의 사진은 네이버에서 퍼 왔음)


 

 원작의 칸나라는 이름이 "한나"로 바뀐 한국의 뚱녀는 그래도

 어떤 의미에서는 칸나보다 행복해 보인다.

 식당아줌마였던 칸나에 비해

 비록 "대리"이기는 하지만 원하는 대로 가수를 하고 있으며

 엄청 꾸질꾸질해보이던 칸나의 방과는 달리

 예쁘게 꾸며진 자신의 방도 있고

 자신보다 조금 덜 뚱뚱하고 입도 엄청 뾰족하신 친구도 있다.

 칸나는 혼자였는데.

 (아.. 중간에 엄청(?) 예뻐서 칸나의 것을 다 뺐기만 했던 동생이 딱 한 번 나왔더랬지.)

 무엇보다,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돈을 모아서

 전신 성형 수술을 하고-

 그 때문에 거지처럼 살고 있던 

 수술 후 남은 건 몸 뿐이었던 칸나에 비해

 우리의 한나씨는 공짜로 수술을 받으며

 성형외과 의사에게 심지어 정신적 격려까지 계속 받는다.

 (어떻게 일이 그렇게 되는지는 영화를 볼 것.)

 이 의사야말로 한나에게는 정말 대단한 은인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 영화를 지탱하고 있는 전반적인 무게는

 사실- 원작 만화 "미녀는 괴로워"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다.

 그 동안의 절망적인 삶에 의해 자기 비하가 심하고

 자신감 완전 제로의(미인이 되어서도 변함없이) 여자였던 칸나에 비해

 한나는 좀 더 밝고 긍정적이다.

 뚱녀인 상태에서도 잘생긴 주진모씨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믿으며

 뭔가 특별한 것이 자신들 둘 사이에 있다고 믿으며,

 주변 사람들의 아픔까지도 돌아볼 줄 안다.

 물론 칸나도 주변 사람의 아픔에 민감하기는 했다.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픔을 아는 것 아닌가.

 스토커의 마음조차 이해하는 한나처럼 말이다.

 

 

 


 

 게다가 물론 뚱녀란 이유로 여러가지 차별을 받아왔긴 했겠지만

 그럼에도 화장실 사건(영화를 보시라)의 주진모의 한마디로

 자살을 결심하는 한나는 조금 생뚱맞긴 하다.

 

 뭐- 이러저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것은 영화내내 (정확히는 변신후 내내) 빛을 발하는 김아중의 s라인이 정말로 눈부셔서도 아니고,

 주진모의 느끼한 카리스마가 심장을 흔들어서도 아니다.

 

 우리가 정말로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각각의 배우들의 색이 어쩜 그렇게 정확히 맞아떨어지는지

 그 놀라운 캐스팅에 감탄하는 틈 내내 펼쳐지는

 "오 브라더스"의 감독이 또 한번 만들어낸 이 곳곳이 웃음퍼레이드인 영화가

 사실은 정말로 가슴아픈 이야기라는 것 때문이다.

 

 나는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다.

 남들이 웃고 있을 때도 울었다.

 한나가 울고 있을 때도 같이 울고

 한나가 울면서 웃고 있을 때도 같이 울었다.

 수술 후 거울을 보며 울던 한나가

 "우는 얼굴도 이쁘다-"라고 말할 때도 안타까워서 함께 울고

 중고차 센터 직원이 "아름다우십니다"라고 말할 때

 기뻐서 울던 김아중이- 아니, 한나가 안타까워서 울었다.

 이 여자가 자신을 예쁘다고 느꼈던 적이

 과연 언제였을지를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고,

 이 여자가 예쁘다는 말을

 남에게 들어본 적이 언제였을까를 생각하자

 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아까도 말했지만, 한나는 행복하다.

 결국 남의 손에 의해 자신의 정체가 까발려지는 칸나는

 성형한 여자라고 잠시 생각할 기회를 달라는 남자에게

 한번 거부도 당하지만,

 한나를 한상준은 끝까지 지켜준다.

 (하긴, 정체가 밝혀진 후

 잠깐 싸늘하던 시기가 두 사람 사이에 있긴 있었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 전체에서 주진모가 가장 멋있게 나온 장면은

 바로 컵을 깨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각설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다.

 그 이유 하나로도 볼만하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가 웃는 장면에서도 마음 한 구석이 조금 슬프다는 건,

 정말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마지막 장면에서 친구가 성형외과 의사를 찾아가는 장면이 올라갈 때,

 영화내내 그래도 김아중의 호연으로 즐겁던 마음에

 살짝 점이 찍히는 기분이긴 했지만.

 여자는 정말 칼을 대서라도 김아중처럼 예뻐져야 한다는 거야, 뭐야.

 결국에 못생기긴 했어도 사는데 지장없던 친구까지

 성형외과 의사를 찾아가야 할 이유가 있나.

 아니면 이 영화가 성공하면 2편을 찍고싶은 감독의 마음의 발로인가. 쩝.

 

 아무튼 영화는 경쾌하다.

 마지막 콘서트 장면에서 대부분의 관객들이 아중이와 함께 펑펑 우니까

 재미뿐이기만 한 영화도 아니다.

 이러저러한 논의점이 있다고 해도,

 잘빠진 영화라는 점에는 의의가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영화.

 보고 나면, 김아중도 같이 좋아지는 영화.

 나오면서- 마리~~~아~~ 아베~ 마리~아~~~~ 라고

 매우 중독성 있는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는 그런 영화다.

 

 할 일이 없다면, 오늘이라도 친구와 애인과 가족과 함께 보러가도 좋겠다.

 할 일이 있다고 해도 보러가도 좋겠다.

 미녀는 괴로워, "타짜" 이후 오랫만에 참 즐거웠던 영화.

 별점 네개 반. (너무 후한가?? ^-^;)

추천수232
반대수0
베플이성욱|2006.12.23 09:05
미남도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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