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걷는다만..."
내아버지 흥겨운 18번 '나그네 설움'에
설핏 잠든 밤, 그때는 삶이 힘겨움일 줄 몰랐다.
해질녘, 멀리서 두손 벌린 채, 어린 아들 품에 안고
하루를 마감하던 내 아버지의 고단함이
입가에서 번지던 소주기 가득한 내음이
눈은 웃고 있는데, 왜 그렇게도 슬펐던지...
그때는 몰랐다.
나이를 먹어가고
삶을 향해 줄지어서 앞만 바라볼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됐다.
싫어도 산다는 걸
고달퍼도 눈물을 참는다는 걸
밀려서 살아갈 길 막막해도
어린 아들 눈가에 눈물을 어리게 할 수 없다는 걸...
그게 살아야 될 이유라고 생각했다는 걸
소주 한잔에 유행가 부르며 맘을 달랠 나이가 되어서야
지친 발걸음, 터벅터벅 내딛게 되면서
고독이라는 인간의 의지의 한계를 겸연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산다는 게 무릅 질풍속의 돛단배일지언정
살기위해 살아야한다는 걸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