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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고기 이야기.

염문경 |2006.12.20 10:42
조회 29 |추천 1
  

파란 연못에는

초록 물고기가 살았어요.

 

초록 물고기는

자신의 초록색이 외로웠어요.

 

어느날 연못을 지나는 초록 고양이를 보고

초록 물고기는 조심스레 외쳤어요.

 

" 안녕 ? 초록 고양이야.

너와 나의 초록색이 함께 있다면

외롭지 않을 것 같아.

곁에 있어도 될까 ? "

 

초록 고양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웃으며 연못가에 다가섰어요.

 

" 좋아. 나도 너와 함께 있고 싶어.

하지만 그러려면 네가 내곁으로 좀더 헤엄쳐 와야 할 것 같은데?

난 네쪽으로 갈 수가 없어.

헤엄을 못치거든. "

 

초록 물고기는 연못의 가장자리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초록 고양이와 함께 있고 싶어서

연못가, 고양이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어요.

 

" 안녕 ? 고양이야. 다 왔어.

우린 이제 함께할 수 있겠지 ? "

 

그러나 고양이는 아무 대답도 없이

그대로 물에 손을 집어넣어

초록 물고기를 휙 낚아채 바닥에 짓이겼어요.

 

" 초록 ... 고양이야. 왜그래 ... 이러지 ... 마.

숨을 쉴... 수가 .... 없... 어. "

 

"글쎄. 넌 여기까지 네 스스로 헤엄쳐 왔어.

내가 굳이 힘들게 먹이를 구하러 물 안쪽까지 갈 필요도 없었지.

난 고양이고 넌 물고기인걸,

바보같은 건 너야. "

 

"우...린, 아니 너... 도, 나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니 ...?

우린... 같...은 초록 ... 이니까. "

 

"같은 초록? 나한테 그런건 보이지도 않던데.

넌 내게 아무런 특별한 존재도 아니야.

많은 물고기 중 우연찮게 먼저 고양이 입 속으로 걸어들어온

불쌍한 한 마리 물고기일 뿐이지. "

 

" ....... "

 

초록 물고기는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숨이 꺼지기도 전에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가

죽고 말았어요.

 

 

" 미안해.

나를 더 사랑했던

너의 패배야. "

 

그리고는 이내

초록 고양이는

너무도 쉽게, 금방,

 

초록 물고기를

잊어버렸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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