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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같다 [공공칠갇따] 의 의미를 바꿀 영화. 스포일러 주의.아직 안본 사람은 읽지 마시길.

현세진 |2006.12.25 01:06
조회 21 |추천 0

007같다 [공공칠갇따] :

 1.최첨단무기들-007카와 시계를 포함한 각종 악세사리들-로 무장한 so-called "매력덩어리".

2. 자신의 매력을 과신하며, 이를 미끼로 여자들을 유혹하여 정보를 캐낸후 (불행히도 그 여자들은 대부분 악당 애인에 의해 죽는다) 정보를 때려맞춰 악당의 소굴을 폭파시킨다.

3. 느끼하고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면서 잘난 줄을 안다. 이름을 말할때 성을 먼저 말하는 습관이 있다. 특이한 음주 습관이 있다.

4. 교묘한 꾀로 사람들- 특히 악당이라고 불리는 부류의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며, 이들에 대한 대책으로 살인 면허라는걸 들먹여 몽땅 죽인다.

 

 

007답다 [공공칠답따] 의 뜻을 완전히 바꿀 영화.

 

007 Casino Royal

 

첫부분, 흑백으로 시작하는것...고전의 분위기랄까. 시작은 좋았어. 보통 첫번째 서랍속에 두는 총에 손쓴것도 아주 머리좋은- 007쯤 되면 해놔야 할-일이었고.

뤽베송의 '13구역'을 보는듯한 추격씬도 좋아. 적절히 잘 고른것같아. 지루하지도 아쉽지도 않은 컷이야. 길이에서나 숫자로나, 카메라각도도 다양하게, 이동도 숨막힐듯 했고. 동물적 감각의 흑인을 추격하는것 괜찮았어. 물론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서 그정도의 낙법이라면 기중기에서 기중기로 건너뛰면서 아마도 이미 부러졌을 팔뼈를 포함해서 제대로 달릴 수 없을껄. 하지만 자기 몸이 아픈만큼 더 죽어라 뛰는 모습이 보여. 대사관에서 가스를 폭발시키는 장면도 아주 속시원하군. 적당히 미스테리를 남기면서.

전개가 좋아. 적당히 건너뛰면서, 지루하지 않고도 너무 뛰었다는 느낌도 없어. 스케일 키운답시고 쓸데없이 광활한 풍경보여주는 그런 것도 없고.

M이 나이가 많이 든것 빼곤 아는얼굴이 없으니 오히려 "새로운",어쩌면 "그 이전의" 007의 신선한 느낌도 좋았고.

그 여자의 정체 궁금했다. 포스터에 실루엣으로만 있던. 잘 만든 포스터야. 결국 배신이었지만, 배신이 아니었지. "True Love"부분이 조금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한알썬글라스낀 남자도 그렇고 분위기가 뭔가 있을 분위기로 끊어질듯 말듯 이어지는 그 스릴도 좋았어.결국 자신의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가 죽어서 그 결과 충격을 받았는지 미쳐버린거군.

007이외의 주변 인물과도 짜맞춰들어가 전개되는 그 구조가 탄탄해. 이름은 벌써 잊었지만 그 프랑스 악센트의 할아버지도 그렇고.그러고보니 난 암호가 6글자라길래 eclips인줄 알았어.

뭐랄까 너무 교묘한 꾀와 비싼 최첨단기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몸으로 직접 부딫혀서 좋아. 뭔가 실전으로 뛰는 느낌. 주체할 수 없는 집중력. 날카로운 관찰력. 순간적으로 던지는 승부수. 맞아떨어질 때의 여유랄까,열쇠고리 폭파될 때, 성공이다 라는 미소.

어떻게 보면 좌충우돌, 제어 안되고 하고싶은대로 하고 다니지만 무서운 집중력이랄까 직관이랄까 그런것으로 시종일관 추적해가는것도 아주 아주 마음에 들어. 거리낌 없이 영화를 만들었어. 묶여 길가에 누운 여자를 보고 차가 붕 떠서 구르는 장면도, 흑인 쫒는것도, 몸싸움벌이는 것도, 너무 너무 너무 통쾌해. 소음기 단 권총소리도 제대로 났어. COD에서의 cal.30소리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소리중 하난데.쇽쇽쇽.

에로물같은 오프닝이 아니어서 기분 좋구나. 뭔가..crazy같은 오프닝..피를 많이 볼것같다는 암시. 그렇지만 잔인하거나 피가 낭자하는것도 아니야. 잘만들었어. 만점이야. 그동안 침체된 007이미지를 살리려고 많이 애썼군. 여러변 다듬었달까 완성도가 있어. 전체적인 영화가 볼거리만을 위한 액션에 치우친다거나-그것도 지루한 총질과 폭탄으로 도배된- 순간의 승부수, 이게 이 영화의 키워드겠지.-관객에게 맡겨둬도 좋을 스토리 전개나 007의 Love Life같은것에 치중하지도 않았고. 균형이 잘 잡힌달까. 영화의 처음과 끝이 연결되면서, 또 다른 007영화와도 연결되면서, "Bond, James Bond"로 끝나는 위트. 오프닝에서 다이아 7에 뚫리는 총알구멍 두 방으로 007을 만드는 센스. 기립박수. 기립박수. 올해에 본 영화중에 제일 재미있었다. 아주 통쾌해. 통쾌해. 뭔가..내 안에 있는 야수성이 유감없이 발휘되면서도 그게 아무 문제 되지 않는 상황을 겪는거랄까.

 

 

--아, 그러고보니 독(?)이 든 '베스퍼'를 마시고 난 직후의 그 장면들 너무 잘찍었어. 심장에 작용하는..뭔가 아주 강도가 센 약물인데말이지, 말로 표현하기엔 너무 귀한 장면이야. 아, 그러고보니 깨어나서 Are you all right? 하는것도 웃겨. 고문후에 병원에서 깨어나는 그 장면도 아주 잘처리했어. 끝내 또렷해지지 않는 촛점, 그치만 누구인지 다 알수 있게하는. 계속 밝은. 밝고 희미하게. 아 이건 정말 괜찮은 영화야. 딱, 내스타일이야. 내가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저렇게 살았을꺼같아.

 

다만, 조금 찝찝하다면, 그 고문장면이 좀 변태스러웠다는 거? 나름 재밋게 봤지만,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하나. 그건 비밀.

 

 

 

------근데, 제목인 Casino Royal이 어디였지? 10인의 포커게임이 이루어지는 거기였나? 참, 이영화는 최소한의 포커 지식이 있어야 손에 땀을 쥐며 볼 기회가 좀 더 많아져. 스트레이트 플러시가 뭔지는 몰라도 풀하우스보다 높은지 낮은지 정도는 대충이라도 들어봤어야 할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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