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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신파적 눈물을 짜내기 보다는 순수하고 희망적 메시지에 중점을 둔 영화

박철원 |2006.12.27 17:20
조회 467 |추천 4

 

장애인을 소재로 다루었던 영화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였을까?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각과 감정이 있다' 라는 주제들이 많아 보인다. 에서는 장애인과 사회에서 소외당한 한 인간의 사랑이 솔직하고 아름다웠음과 그들도 사랑과 인간내면의 욕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에서는 장애인 역시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무대인사 입장하는 강혜정]

[검은 슈트 정장에 컨버스화로 피터팬 같은 패션으로 입장]

 

영화 는 몸은 스무 살이지만 정신은 7살인 정신지체3급의 장애를 겪는이가 현실과 맞닥뜨린다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과 비교를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는 다소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있긴 있다. 바로 장애를 가진 사람을 돌보는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이를 책임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상황인 죽음, 현실이 안타깝게 만든다. 하지만 는 그런 점을 이야기 한다기 보다는 순수와 사랑, 감동이 잔잔하게 베어나와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홀로 살아갈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이다.

 

[무대인사 중인 감독과 배우들]

 

이처럼 기존 영화의 차별에 대한 질문에 에 이어 두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허인무 감독은 "장애우를 다룬 기존의 훌륭한 작품들이 많아 걱정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그런 영화들이 '내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심정을 담았다면 는 '내가 죽어도 내 자식이 잘 살 수 있겠구나'하는 심정을 담은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몸은 스무 살이지만 머리는 일곱 살인 상은(강혜정)은 꽃가게를 운영하는 엄마 현숙(배종옥)과 함께 산다. 씩씩한 현숙은 정신지체아인 상은을 정성껏 보살피며 숙제를 내주곤 한다. 누가 ‘바보’라고 하면 콱 깨물기, 자전거 타기,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폴라로이드로 사진 찍기 등등. 생글생글 잘 웃지만 '왕고집쟁이' 인 상은은 어느 날 꿈 속에서 그렸던 '왕자님' 을 만난다. 뺀질뺀질한 교통의경 종범(정경호)이 상은의 겉모습만 보고 접근한 것. 그러나 종범은 곧 상은이 장애인임을 알게 돼 그녀를 멀리하려 한다. 단짝인 엄마에게마저 입을 다문 상은은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첫사랑의 감정 앞에서 어찌할 줄 모른다. 하지만 상은의 순수함에 이내 마음을 뺏기고 마는 종범은 그녀의 곁에서 맴돈다. 한편 현숙은 청천벽력 같은 암 선고를 받게 되고, 상은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허인무 감독과 주연배우들 포토타임]

 

이처럼 는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들이 많이 들어 있는 영화이다. 7살의 정신연령을 가졌지만 본능적으로 사랑에 눈을 뜨는 정신지체 장애인의 아픈  첫사랑의 시련과 세상에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엄마의 죽음, 이에 홀로 남겨질 장애우의 슬픈 이야기는 특별히 달라 보이지는 않은 뻔한 스토리이긴 하다. 하지만 일찌감치 여자판'말아톤'으로 불려왔던 에는 강혜정이 있었다. 강혜정의 연기가 동년배의 여배우들에 비해 단연 우위에 있다는 점을 이 영화는 다시 한번 증명한다.

 

강혜정은 감정의 기복이 심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선보인다. 돵화의 주인공들과 상상하는 장면에서는 강혜정이 신데렐라, 인어공주, 백설공주, 장화홍련 등 으로 직접 연기를 하면서 관객에게 웃음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김미숙과 조승우와 같은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력에 놀랐다면 에는 배종옥과 강혜정의 연기에는 말아톤 출연배우들의 포스에 버금가는 내공이 있다.

 

[간담회 중인 배우들]-이 날 배종옥은 하도 울어서 골이 아프다고 밝혔다.

 

강혜정의 천진함을 무기삼아 엄마인 배종옥과의 호흡에는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감동'은 절제된 드라마 속에서 매우 일상적은 관객의 감성은 건드려줄 때 가장 자연스럽게 나오게 마련이다. 분명 에는 일상적인 부분에서 관객의 감성을 건드려 주는 디테일한 묘사가 있다. 하지만 그 감성의 수위가 낮아보이고, 관람을 하는 관객의 감섬을 건드리는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신파적 멜로로 눈물만 흐르게 하기 위한 영화가 아님을 말하려고 하듯 초반부에 코믹한 요소들이 있다. 분명 그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데는 성공할 듯 보인다.

 

[다정한 강혜정, 정경호의 포즈]

 

어렵다. 초반에는 코믹적 요소로 관객의 긴장감을 늦춰 진행되다 후반부에 감성을 건들여 관객의 눈물을 보겠다는 기획 의도에는 부족함이 보여진다. 뒷 부분의 강혜정과 배종옥의 호연에 힘입어 분명 눈물샘의 자극은 확실하다. 하지만 후반부에 반드시 눈물을 짜내야겠다는 기획의도가 너무 과잉된것이 아닐까? 바로 "눈물이 고이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터지기만을 바라는 영화"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실제 모녀 같은 두 사람 - 배종옥, 강혜정]

 

누구의 죽음을 통해 눈물을 자아내는 식의 신파 멜로 보다는 새로운 감성적 자극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사랑, 이별, 죽음, 현실에 혼자서도 적응을 매우 잘하는 정신지체아도 영화의 의도 처럼 보기에 밝아보이고 즐겁지만 신파 멜로에 실증을 느끼는 관객이라면 눈물이 터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영화가 밝은 부분에 실망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 대중적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가 관객으로 하여금 얼마나 눈물샘과 즐거움을 줄 지는 뚜껑을 열어보면 금방 결정될 것이다.

 

[배종옥, 정경호의 멋진 포토타임]

 

이 영화는 성장영화의 장르도 포함된다. 순수함을 기저에 깔고, 현숙의 표현대로 보통 사람들에 비해 '지각생'일 뿐인 정신지체아 상은의 성장통을 펼쳐 보여 준다는 것이다. 연출한 허인무 감독은 주인공 상은을 통해 '사랑과 큰 이별을 통해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싶다'고 연출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정신연령이 7살인 상은을 연기한 강혜정은 "상은이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라 역을 맡게 됐다"며 "감독님이 상은과 닮았다. 관찰하는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상은의 엄마 현숙으로 분한 배종옥은 "결과물을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힌 뒤, "장애우를 둔 엄마들의 죄의식으로 부터 벗어나 친구 같은 엄마, 씩씩한 엄마를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감독의 답변에 웃어 넘어가는 강혜정]

 

이날 기자시사회에서 가장 웃음을 자아낸 한 기자의 "주인공인 상은은 나이는 20살이지만 7세의 정신연령을 가진 반면에 상은의 초등학생 친구 영란의 성숙한 캐릭터와, 삥을 뜯는 여고생들은 입이 매우 거칠고 순수하지 못한 설정은 어떤 의도였는가?" 하는 질문에 허인무 감독은 "주변 배역들의 캐릭터의 조숙하고 거친 설정은 주인공인 상은과 반대되는 설정을 일부러 잡았다." 라고 밝혔고, 정경호가 불량 여고생에게 삥을 뜯기는 장면에서는 "제가 과거에 실제로 겪은 일이여서 넣어봤다"라고 밝혀 장내를 웃게 만들었다.

 

[얼굴이 이제는 많이 자연스러워진 강혜정]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선보여 포토세례를 받았다]

 

영화 의 평점을 건방지게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는 이유는, 신파 멜로 혹은 드라마장르의 영화가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게 전달 되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 옆에서 관람을 하던 한 남자 관객은 코끝이 찡해려고 징조가 보일 때 바로 눈물이 머금어 들어가던 나와는 반대로 완전히 흐느낄 정도로 눈물의 주체를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리며 영화 관람을 했다.

당신이 강혜정과 배종옥의 호연에 대해 신뢰를 하고 따뜻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권해 주며, 어디 나를 눈물흘리게 해봐라는 식의 느낌을 가지고 영화를 보려는 사람이라면 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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