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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사형 집행 - 자격의 문제를 생각하다

허남설 |2006.12.30 23:15
조회 3,194 |추천 32

방금 뉴스에서 후세인의 사형집행 소식을 접했다.

 

아마 너무도 빨리 진행된 집행에 많은 사람들이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뉴스를 접하자마자, 내가 느꼈던 감정은 한 마디로 씁쓸함에 다름 아니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그 씁쓸함의 이유는 '그에 대한 사형집행의 주체가 누구인가'하는 것 때문이다.

 

최종 사형선고 판결이 내려진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시아파 거주지에서는 그의 죽음을 환영하는 시민들이 거리를 누볐다고 한다.

 

이라크의 민중 입장에서는 그의 죽음을 반기는 것이 충분히 정당한 것이다.

 

후세인은 누가 뭐래도, 수십년 동안 잔인한 방법으로 권력을 유지한 독재자였으며

 

시아파와 쿠르드 족에 대한 철저한 탄압과 끔찍한 학살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는 죽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누구에 의해서?

 

후세인을 죽인 것은, 사실상 미국 정부이다.

 

이것은 이라크 내 격화되고 있는 시아-수니파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분열을 통해 지배체제를 확립하는 건, 지배자들의 오래된 수법이다.

 

사형 집행 이후, 오늘 이미 시아파 거주지에 대한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과연 후세인을 처형할 자격이 있는가?

 

한 때 미국 제국주의자들의 굳건한 동맹이던 시절의 후세인은

 

미국의 철저한 비호 아래, 이라크를 내내 철권통치했고

 

당시 미국은 그런 후세인에게 '독재자'라는 말은 입밖에도 내지 않았다.

 

군주정을 타도하고 들어선 카셈 정권을 바트당의 후세인이 쿠데타로 몰아냈을 때

 

그것을 지지하고 승인했던 것은 다름 아닌 CIA와 미국정부였다.

 

심지어, 아버지 부시 정부 때에는 후세인의 쿠르드족 학살이 저질러진 후에도,

 

미국은 이란에 맞서싸우는 후세인을 위해, 모든 지원과 원조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후세인과 미국 지배계급의 사이가 틀어진 1990년 이후로는 미국의 태도가 돌변했다.

 

2번에 걸친 전쟁, 철저한 경제제재 등으로 미국은 응수했고

 

가식적이게도 그때마다 '인권' '민주주의'를 줄곧 언급해왔다.

 

이런 역사를 잘 말해주는, 레이건 정부 당시 고위 관리의 말이 있다.

 

"그[후세인]는 개자식이다. 하지만 그 때[1980년대]는 우리가 키우던 개자식이었다."

 

후세인에 대한 미국의 사보타지로 인한 피해는 늘 이라크의 평범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15년 가까이 계속된 경제제재로 약 100만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고

 

그 중 약 50만명은 어린이들이었다.

 

이라크 민중들은 바로 머리 위의 독재자에, 제국주의라는 두 개의 짐을 짊어져야 했다.

 

다시 한 번 말해, 후세인은 죽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에 의해서가 아닌, 이라크 민중에 의해 죽어야 했다.

 

대체 미국이 무슨 자격으로 그를 처형한단 말인가?

 

자신들의 우방에 대해선, 독재자일지라도 철저히 보호하는

 

이중적인 미국의 지배자들은 그를 처형할 자격이 없다.

 

게다가, 이미 그들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으로 65만여명이 사망했다.

 

왜 부시는 전범으로 재판받지 않는가?

 

네오콘 일당, 블레어, 고이즈미, 노무현 등등 모두 전범으로 재판에 회부되어야 한다.

 

후세인의 사형 집행 소식을 접한 2006년의 마지막 즈음,

 

이런 모순적인 상황과 앞으로 더 혼란스러워질 이라크의 상황을 생각하면

 

2007년에도 이라크에 평화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씁쓸할 수 밖에 없다.

추천수32
반대수0
베플지세인|2006.12.31 18:23
내별명후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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